10개월 만에 '트리플 감소'…"오랜 고금리 탓, 일시적 현상 아냐"

생산 0.7%↓·소비 0.2%↓·투자 4.1%↓ 동반 감소
정부, 6월부터 좋아진다는데…전문가 "금리인하 없이 역부족"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컨테이너들이 쌓여있다.ⓒ News1 김영운 기자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컨테이너들이 쌓여있다.ⓒ News1 김영운 기자

(세종=뉴스1) 김유승 기자 = 지난달 생산과 소비, 투자가 모두 전월 대비 줄어드는 '트리플 감소'가 10개월 만에 나타나면서 올해 2분기 경기 회복 흐름에 제동이 걸린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그간 고금리·물가로 심화된 내수 침체가 5월 트리플 감소로 본격화하기 시작했다는 게 경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 5월 생산과 소비, 투자가 동시에 줄어드는 '트리플 감소'가 지난해 7월 이후 10개월 만에 나타났다.

전(全)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은 전월 대비 0.7%,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는 0.2%, 설비투자(계절조정)는 4.1% 각각 감소했다.

지난 1분기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이 예상을 웃도는 1.3% 성장률을 기록한 바 있지만, 5월 트리플 감소가 관찰되며 경기 회복 흐름에 제동이 걸린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정부는 5월 트리플 감소가 전월(4월) 개선에 따른 조정이 작용한 일시적 결과며, 수출을 기반으로 한 경기 회복 기조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생산은 5월 들어 반도체(+1.8%)는 여전히 증가했으나, 기계장비(-4.4%), 자동차(-3.1%) 등 전월 큰 폭 늘었던 나머지 업종이 조정되며 마이너스로 전환했다는 것이다.

소비 동향을 나타내는 소매판매의 경우 의복, 신발·가방, 오락·취미·경기용품 등 준내구재(-2.9%)가 비교적 큰 폭 감소하며 전체 0.2% 감소가 나타났다.

김귀범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4월 기온이 높아 여름옷을 조기에 많이 사고, 5월 소비가 떨어졌다"며 "6월엔 백화점 세일도 있어 구멍이 난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설비투자는 기타운송장비 등 운송장비(-12.3%) 및 정밀기기 등 기계류(-1.0%)에서 투자가 모두 줄어 전월 대비 4.1% 줄었다.

김 과장은 "설비투자에 큰 영향을 미치는 항공기 도입이 없었으며, 삼성 반도체 공장의 설비 도입이 5월에서 6월로 연기된 영향이 있었다"며 "일시적 요인이 해소되면 6월에는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5월 트리플 감소를 일시적 현상으로 치부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내수 침체 현상이 본격화하기 시작해 생산·소비·투자를 동시에 끌어내렸다는 분석이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3.5%의 높은 기준금리를 오래 유지하다 보니 고금리 효과로 내수가 침체되는 조짐이 나타난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역시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이자 부담 때문에 소비 여력이 없어지고 내수 침체가 심화되면서 생산, 소비, 투자가 모두 감소했다"고 했다.

정부는 6월 수출이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으며, 소비자심리가 개선되는 만큼 앞으로도 수출 중심의 경기 회복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경제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생산·소비·투자 지표에서 나쁜 성적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소매판매는 2개월, 설비투자는 3개월 연속 전월 대비 감소한 만큼 지표 악화가 이미 추세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석 교수는 "산업활동 지표를 보면 경기 회복을 위해 기준금리 인하를 검토할 시점이 됐다"며 "금리가 내린다고 해도 경기가 바로 반등하는 게 아니므로 3분기부터는 0.25%포인트 인하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ky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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