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화 속 증세는 시기 문제…논의 서둘러야"

조세재정연구원 보고서…"지출보다 수입 턱없이 부족"
"경기회복 더딘 상황에서 증세 어렵다" 전문가 지적도

ⓒ 뉴스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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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1) 손승환 기자 = 저출산·고령화 사회에서 지속 가능한 재정을 위해선 증세가 불가피하다는 국책연구기관 관계자의 보고서가 나왔다.

논의를 거쳐 증세를 한시라도 앞당겨야 한단 주장이지만, 경기회복 속도가 더딘 현시점에선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단 지적도 나온다.

오종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조세정책연구실장은 14일 국회예산정책처에 기고한 '미래를 대비하는 조세정책의 역할과 과제' 보고서를 통해 "증세는 시기의 문제"라며 이같이 밝혔다.

오 실장은 "아직 고령화로 인한 영향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재정지출과 비교해 재정수입이 턱없이 부족한 현상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며 "2019년 이후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급격하게 증가했고, 2027년까지 9년간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연평균 84조 5000억 원(GDP의 3.8%)에 달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현재의 재정적자로 인한 혜택은 상당 부분 현세대가 누리는데 증세가 늦어지면 그 비용을 미래 세대가 부담하게 된다"며 "증세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더라도 논의 과정을 거쳐 실제 증세가 이루어지기까진 시일이 걸릴 것이므로, 증세에 대한 논의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른 시기에 증세를 시작하면 그 속도를 조절하며 증세의 부작용을 완화할 수 있다"며 "너무 늦은 시기에 시작하면 증세가 급격해질 수밖에 없어 조세저항과 경제적 왜곡도 클 것이므로 증세가 빠르게 이뤄질수록 세대 간 형평성 문제를 개선하는 데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세율 인상이 가장 시급한 세목으로는 부가가치세를 꼽았다.

오 실장은 "현재의 조세체계에서 재원조달을 위해 가장 먼저 고려할 수 있는 세목은 부가가치세"라며 "우리나라의 현재 부가가치세 표준세율은 10%로 2022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 부가가치세 표준세율(19.2%)과 비교해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선진국의 부가가치세율이 우리나라가 지향해야 할 목표는 아니지만 세수 확보 측면에서 부가가치세율 인상은 장점이 뚜렷하다"며 "부가가치세는 세원이 상당히 넓어 세수 확보에 유리하고, 대부분의 상품에 동일한 세율로 부과하기 때문에 경제적 왜곡도 적은 편"이라고 피력했다.

늘어난 부가가치세 세수를 국민연금에 활용해 기금 고갈 시기를 늦추자는 제안도 내놨다.

그는 "현재 국민연금 개혁에 대한 논의가 뜨거운데 개혁의 내용이 재정의 지속가능성 확보에 충분하지 않다면 부가가치세를 인상해 그중 일부를 국민연금기금에 적립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저출산·고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증세가 불가피한 것은 맞다면서도, 정부가 단기간 내 증세를 추진하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란 전문가 지적이 있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장기적으로 보면 고령화 현상 때문에 재정이 부족할 것이고 결국 증세가 동반해야 한다"며 "(다만) 이는 원칙론적인 얘기고, 단기적으론 경기회복도 안 된 상황이라 증세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증세도 순서가 있는데 부가세가 조세 저항이 낮다는 것은 천만의 말씀"이라며 "OECD 회원국 대비 세 부담이 부가세보다도 낮은 소득세의 세입을 먼저 정상화한 다음 부가세 논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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