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진제약(005500) 이수민 연구센터장(전무)이 오픈이노베이션 전략과 협력 기회에 관해 설명하다 한 격언을 전했다. 신약 개발을 위해선 전문성을 가진 기술 기업과 동행이 중요하다는 의미였다.
베링거인겔하임, 일라이 릴리, 노보 노디스크, 바이엘 등 몸집이 큰 글로벌 빅파마도 파트너사와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12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은 이미 대세로 자리매김했다. 거대 제약사(빅파마)들은 기술력을 가진 바이오벤처들을 발굴해 신약개발 성공 확률을 높이고, 스타트업은 레퍼런스를 구축할 수 있어 '상생' 모델로 꼽힌다.
유한양행(000100)은 바이오 벤처와의 협업을 통해 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제인 렉라자를 개발해 31호 신약으로 허가받았다.
삼진제약의 경우 ADC(항체-약물접합체) 신약 개발을 위해 '에이피트바이오'와 ADC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하며 오픈 이노베이션을 강화했다.
정부도 제약·바이오, 의료기기 등 산업 발전을 위해 지원하는 분위기다. 정은영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은 12일 서울 서초구 소재 엘타워에서 열린 '2025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위크-바이오헬스' 행사에서 "선도 기업과 바이오텍이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해외 바이오 클러스터 거점을 구축하는 등 오픈 이노베이션을 지속해서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 행사는 글로벌 신약 개발 경험과 자본이 부족한 국내 기술 기업의 글로벌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 취지에서 마련됐다. 바이오·헬스 업계가 교류할 수 있는 글로벌 장이 열린 것이다. 암젠, 아스트라제네카, 바이엘 등 총 18개의 국내·외 제약·의료기기 기업이 기술 수요기업으로 참여했다.
걸키랑싯 일라이 릴리 아시아 벤처캐피털·기업사업개발담당 부사장은 "당사는 새 분야에 관심이 많다. 재생의학이나 고령질환, 정신과까지 포트폴리오 확장을 원한다"며 협력을 기대했다. 캐서린 리우 베링거인겔하임 벤처펀드 아시아 투자이사와 테이 라이혹 가 비오메리으업개발 담당 상무이사도 동의의 뜻을 전했다.
김은하 존슨앤드존슨메드텍 북아시아 전략·혁신 총괄 책임자는 "글로벌 제약사는 한국이 지닌 인공지능(AI) 기반 기술력과 검증된 제조업에 주목하고 있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현재 국내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스티팜(CDMO), 셀트리온(바이오시밀러), 알테오젠(SC 제형), 리가켐바이오(ADC), 에이비엘바이오(이중항체), 씨어스테크놀로지·쓰리빌리언(AI 진단) 등 기술력 있는 기업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다만 기술력을 갖추고도 빛을 못 본 업체도 많다. 산업을 키우려면 '흙 속의 진주'를 캐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훌륭한 기술을 갖고도 외부 노출이 안 돼 사장되는 경우가 있다. 정부 차원에서 업체 간 교류의 장을 자주 마련해줘야 한다"며 "또 유망 원천기술을 사업화로 연결할 수 있는 인재를 유치하는 업계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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