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보건당국이 제네릭 의약품의 약가 산정 기준을 현행 53.55%에서 40%대로 대폭 인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약가제도 개편안을 추진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 거센 파장이 일고 있다.
이번 개편안은 신규 등재 품목뿐 아니라 이미 시장에 출시된 기등재 의약품까지 순차적으로 소급 적용될 예정으로, 업계에서는 연간 수조 원대의 매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안상훈·한지아·백종헌 국회의원(국민의힘)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약가제도 개편 이대로 좋은가'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주관해 건강보험 지속가능성과 산업 육성 사이의 균형점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토론회에 참가한 김현욱 변호사(법무법인 세종)는 정부의 이번 개편안이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특수성을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복제약(제네릭) 의약품을 공급하는 회사가 신약도 개발한다"면서 "복제약 판매로 인한 수익은 신약 개발의 동력이자 자금줄인데 이 부분이 개편안에 반드시 반영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복제약 없이 신약은 없다"면서 "복제약이 안정적인 생태계가 기반이 되고 신약 개발 생태계가 조성되어야 하며 이를 함께 추구하기 위한 개편안으로 튜닝(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개편안의 또 다른 축인 약가 가산 제도 개편에 대해서도 비판이 나왔다. 정부는 기존 혁신형 제약기업에 일괄 부여하던 68%의 가산을 연구개발(R&D) 투자 비율 등에 따라 68%, 60%, 55%로 세분화하여 차등 지급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변호사는 "상위 30%만 68%이고 하위 70%는 기존보다 훨씬 더 적은 가산밖에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면서 "막대한 시설 투자나 임상 단계별 노력에 대해 좀 더 적절한 가치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개선할 부분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복제약 진입 후 10년이 지나도 오리지널 의약품의 시장 점유율이 60% 이상을 유지하는 국내 시장 특성을 고려할 때, 한시적인 가산 제도는 실효성이 낮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김 변호사는 "복제약 의약품 점유율은 10년이 지나도 최대로 갈 수 있는 게 40%가 안 된다"면서 "가산 기간을 아무리 준들 종국적으로 40%대 약가로 떨어져 버린다면 우리나라 제약업계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인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급격한 약가 인하가 국가 필수 의약품의 수급 불안정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김 변호사는 "복제약 의약품은 국가 보건안보의 핵심이고 제약 주권의 핵심"이라면서 "국가 필수 의약품이 채산성이 확보되지 않는 수준으로 약가가 인하된다면 과연 실효성이 있고 지속 가능할 것인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원료 의약품과 관련해 중국과 인도에 대한 의존도가 심화된 상황에서 국산 원료 사용에 대한 실질적인 보전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제약 주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 변호사는 "일본의 경우 5년 동안 충분히 논의해서 약가 제도를 개선했던 사례가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이번 개편안부터 산업계와 정부의 긴밀하고 충분한 기간이 확보된 협력 거버넌스 하에서 제도가 도출되기를 바란다"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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