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mRNA 기반의 개인 맞춤형 항암 치료제가 장기 생존 지표에서 의미 있는 개선 효과를 보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 백신 기술로 주목받았던 mRNA 플랫폼이 암 치료에서도 실질적 가능성을 보여준 첫 장기 추적 데이터라는 점에서 이목이 쏠린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사 모더나와 MSD는 최근 고위험군 3·4기 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2b상(KEYNOTE-942) 연구의 장기 추적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는 수술을 마친 환자에게 개인 맞춤형 암 백신인 '인티스메란 오토진'(mRNA-4157)과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를 병용 투여하고, 키트루다 단독 투여군과의 예후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연구 결과 병용 투여군은 단독 치료군에 비해 재발 또는 사망 위험이 약 49% 낮았다. 재발 없는 생존(RFS) 지표에서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다. 치료 안전성 역시 기존 면역항암제 수준과 유사해 별다른 이상반응 증가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총 157명의 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수술로 종양을 완전히 제거한 이후 두 그룹으로 나눠 비교 관찰했다. 장기 추적 기간은 5년으로, 재발, 새로운 원발성 암 발생, 사망 여부 등이 주요 평가 지표였다.
인티스메란 오토진은 환자 개별 종양의 유전체 분석을 통해 신항원를 식별하고, 최대 34개의 신항원을 코드화한 mRNA를 설계해 체내에 주입하는 방식이다. 이 mRNA는 체내에서 항원 단백질로 번역돼 면역 시스템이 암세포를 보다 정확하게 인식하고 공격할 수 있도록 돕는다.
모더나와 MSD는 이번 결과를 토대로 다양한 암종을 대상으로 한 후속 임상을 본격화하고 있다. 수술 후 흑색종 보조요법을 평가하는 3상 임상(INTerpath‑001)은 등록을 마쳤고, 비소세포폐암(NSCLC)의 절제 후 요법 및 수술 전 병용 요법을 평가하는 두 건의 3상도 환자 등록과 치료가 진행 중이다.
mRNA 기술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대중화됐지만, 암 치료 영역에서는 아직 초기 단계다. 이번 연구는 바이러스 백신을 넘어 mRNA가 개인 맞춤형 암 치료제로서도 실질적인 생존 개선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을 장기 데이터로 보여준 첫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기존 면역항암제와의 병용을 통해 단독 면역치료제의 반응률 한계를 극복하고, 정밀 타깃 치료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신약 개발 전략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흑색종은 피부암 중 악성도가 높은 질환으로, 수술 후에도 재발률이 높아 보조 치료 전략이 중요하다. 업계는 이번 결과가 향후 고위험 흑색종 치료의 새로운 표준을 정립하고, 더 넓은 암종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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