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2026년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가 본격적인 '수확기'에 접어들 것이란 기대가 커졌다. 팬데믹 이후 수년간 이어진 연구개발(R&D) 투자가 실제 임상 결과와 상업화로 연결되면서, 주요 파이프라인이 결실을 볼 시점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비만 치료제와 항암제, RNA 기반 치료제가 내년 산업 전반의 핵심축으로 꼽힌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 비만 치료제 시장은 '차세대 후보' 경쟁이 한층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기존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의 성과를 바탕으로 경구제, 복합 작용제 등 후속 후보물질이 상업화 단계에 근접했다.
노보 노디스크는 세마글루티드 기반의 경구형 '위고비'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일라이 릴리는 경구용 비만 치료제 '오포글리프론'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노보의 또 다른 차세대 비만약 '카그리세마'도 연내 승인 발표가 유력하다.
릴리가 개발 중인 삼중 작용제 '레타트루타이드'의 추가 3상 결과 7건도 연내 순차적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레타트루타이드는 GLP-1, GIP, 글루카곤 수용체를 동시에 겨냥하는 복합 기전으로, 기존 약물 대비 강력한 체중 감량 효과를 입증했다. 지난해 공개된 임상에서는 최대 28.7%(약 32㎏)의 체중 감소 효과가 확인한 바 있다.
항암제 분야는 기존 PD-1/PD-L1 억제제 등 면역항암제의 한계를 넘기 위한 플랫폼 기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항체약물접합체(ADC)는 HER2 저발현, TROP2 등 새로운 바이오마커를 표적으로 한 고형암 치료에서 1차 치료제로까지 적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ADC를 기존 면역항암제와 병용하거나 이중특이항체와 T세포 조절제를 결합하는 전략으로 다수의 후기 임상을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면역 활성화(PD-1)와 혈관 신생 억제(VEGF)를 동시에 타깃하는 'PD-1×VEGF' 계열 이중 표적 항체는 차세대 면역항암제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 화이자는 중국 쓰리에스바이오와 기술계약을 체결하고 PD-1×VEGF 이중항체 '이보네시맙' 글로벌 권리를 확보했으며, 아스트라제네카도 하버바이오메드와 다중 특이항체 공동개발 계약을 맺었다. 이보네시맙은 올해 FDA 승인 결과와 3상 중간 데이터 발표가 예정돼 있어, '넥스트 키트루다' 유력 후보로 시장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리보핵산(RNA) 기반 치료제는 2026년을 기점으로 타깃이 희귀질환에서 대중 질환으로 확장되며 산업적 전환점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siRNA, 안티센스, mRNA 등 다양한 RNA 플랫폼 기반 파이프라인이 간질환, 심혈관, 신장질환 등에서 후기 임상 단계에 진입했으며 글로벌 기술이전도 활발하다.
대표적으로 암젠이 개발 중인 siRNA 치료제 '올파시란'은 고지단백질 Lp(a)를 낮춰 심혈관 질환 위험을 줄이는 3상 임상이 진행 중이며, 연내 주요 결과 발표가 예정돼 있다.
중추신경계(CNS) 분야에선 BBB 셔틀 기술을 활용한 알츠하이머 신약 파이프라인이 주목받고 있다. 혈뇌장벽(BBB)을 통과할 수 있는 RNA 전달 기술에 기반한 신약이 다수 개발 중이며, 최근 관련 기술의 라이선스 계약도 급증하고 있다.
1derlan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