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노바티스가 차세대 'CAR-T' 치료제 개발의 중심에 'T-Charge'라는 새 플랫폼을 세우고 있다. CAR-T는 환자의 면역세포(T세포)를 꺼내 암을 공격하도록 바꾼 뒤 다시 주입하는 치료지만, 제조 기간이 길고 환자의 상태가 나쁠 경우 치료를 기다리기도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노바티스는 T-Charge를 통해 이 문제를 크게 줄이겠다는 전략을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노바티스는 최근 학회와 연구 발표를 통해 T-Charge 기반 CAR-T 데이터와 제조 플랫폼 업데이트를 잇달아 공개하며 차세대 치료제 경쟁 속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T세포의 줄기세포성(stemness) 보존, 체내 지속성 개선 등 T-Charge 기술의 핵심 강점이 최근 논문·리뷰에서 재조명되고 있다.
T-Charge의 핵심은 제조 시간을 기존 CAR-T 대비 획기적으로 줄이는 것이다. 일반 CAR-T는 환자의 세포를 시험관에서 1~2주 이상 배양해야 하지만, T-Charge는 이를 2일 미만으로 단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배양 시간이 짧아지면 치료 대기 시간이 줄어들 뿐 아니라, 장기간 배양 과정에서 피로해지는 T세포를 덜 손상된 상태로 보존할 수 있다. 노바티스는 이를 "T세포의 체력을 지킨다"고 설명한다.
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 중인 대표 파이프라인은 CD19를 표적 하는 'YTB323'와 BCMA를 겨냥한 'PHE885'다. YTB323은 최근 연구에서 제조 2일 미만의 공정을 적용하고도 기존 CAR-T 수준의 반응률을 보였으며, 시험관 배양 과정에서 T세포의 줄기세포성이 유지됐다는 분석이 보고됐다. PHE885 역시 재발·불응성 다발골수종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높은 반응률과 체내 지속성 개선 신호 등이 확인됐다는 업데이트가 학회와 논문을 통해 공개됐다.
노바티스가 제조 공정을 강조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현재 시판 중인 CAR-T는 환자 개개인의 세포를 각각 제조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지연·취소·공급 차질 등이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는 치료를 기다리는 동안 병이 빠르게 진행되는 환자에게 치명적이다. 노바티스는 T-Charge 기반 자가 CAR-T 제조 기간을 2~7일 수준까지 줄일 경우 동종 CAR-T와도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장기적으로는 동종 CAR-T 대응을 위한 특허 라이선스 확보 등 전략적 옵션을 마련해 두고 있지만, 당장은 T-Charge 기반 자가 CAR-T 고도화가 전략의 핵심이다. 환자 자신의 세포를 활용하는 만큼 거부반응 위험이 낮고, 제조 속도까지 개선되면 안전성과 접근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CAR-T 산업은 이제 특정 제품의 반응률 경쟁을 넘어 누가 더 빠르고 안정적으로 제조할 수 있느냐는 플랫폼 경쟁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 제조와 공급 안정성은 환자의 치료 접근성과 직결되는 데다, 장기적으로 사업성에도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기술 완성도가 기업 경쟁력의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
노바티스는 공식 발표에서 "우리는 CAR-T를 포함한 세포·유전자치료 분야에서 제조 효율·공급 안정성·적용 범위 확대를 동시에 개선하는 차세대 플랫폼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며 "T-Charge 기반 파이프라인을 고도화해 더 많은 환자가 CAR-T 치료 옵션에 접근할 수 있게 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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