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4일 변경상장을 실시해 핵심사업에 집중하는 '순수 위탁개발생산'(CDMO)으로 새출발한다. 그동안 일부 고객사로부터 제기됐던 이해 상충 우려를 완전히 해소해 고객 신뢰와 수주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5월 투자·자회사 관리 부문을 분할해 '삼성에피스홀딩스' 를 신설하는 인적분할을 발표한 이후 △증권신고서 제출(8월) △분할 효력 발생(9월) △임시주주총회 의결(10월) 등 차질 없이 진행했고, 지난 3일 분할보고총회를 끝으로 모든 절차를 완료했다.
증권가에서는 분할 완료 이후 투자심리 회복과 영업레버리지 개선 모멘텀이 부각되며 기업가치가 정상화될 것으로 평가한다. 그동안 사업 구조 특성상 제대로 반영되기 어려웠던 '잠재 가치'(Hidden Value)가 시장에서 재평가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 김승민·조세은 연구원은 지난달 리포트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CDMO 가치를 기존 91조 원에서 105조 원으로 상향 제시했다. 예상보다 빠른 4공장 풀가동, 1~4공장 전체의 고정비 레버리지 효과, 우호적 환율 등 여러 상황이 반영됐다.
대신증권 이희영 연구원도 삼성바이오로직스 분할 이후 주식 가치(멀티플) 정상화가 예상된다며, 단독 기업가치를 약 103조 원으로 산정했다. 투자의견은 '매수' 유지다. 특히 3분기 호실적과 맞물려 상승 여력이 더 커질 것이라는 게 시장의 전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3분기 별도 기준 매출 1조 2575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했다. 3분기 누적 매출은 3조 2713억 원으로, 작년 연간 실적(3조 4971억 원)에 근접했다.
글로벌 빅파마 중심의 대규모 수주에 기반한 1~4공장 풀가동 효과와 신규 수주를 통한 5공장 램프업(Ramp-up) 진행의 성과가 반영된 결과다.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 약가 정책 영향 등 불확실성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굵직한 위탁생산(CMO) 계약을 연이어 체결하며 견조한 성장 모멘텀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공시기준 누적 수주 금액은 5조 5959억 원으로, 이미 전년도 연간 수주 금액(5조 4035억 원)을 넘어섰다. 창사 이래 누적 수주 총액도 200억 달러를 돌파했다.
특히 지난 1월 역대 최대 규모인 2조 원대 계약을 시작으로, 9월에는 미국 소재 제약사와 1조 8000억 원 규모의 계약을 추가로 체결하는 등 글로벌 주요 고객사로부터 대규모 수주를 연이어 확보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연간 매출 성장 가이던스(25~30%) 달성을 자신한다. 생산능력 확장, 포트폴리오 강화, 글로벌 거점 확장 등 '3대 축 확장 전략'을 기반으로 글로벌 CDMO 리더십을 공고히 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10월 공개한 CMO 브랜드 '엑설런스'(ExellenS™)를 중심으로 시장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려 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엑설런스를 통해 4대 핵심 가치인 △고객 만족 △우수한 운영 효율 △최고 품질 △뛰어난 임직원 역량뿐만 아니라 △단순화 △표준화 △확장성을 통합 적용해 글로벌 CDMO 톱티어로서의 생산 경쟁력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적분할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CDMO 사업 독립성을 명확히 확보해 신규 수주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또 미국 내 생물보안법 통과에 따른 중국 견제 강화로 국내 CDMO 기업이 반사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단기간 내 수주 확대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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