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백금 기반 항암화학방사선요법(CRT)을 마친 제한병기 소세포폐암 환자에게 '완치'라는 표현은 지난 30년간 쉽게 꺼내기 어려운 말이었다. 환자 절반 이상이 치료 2년 내 재발했고, 생존 곡선은 가파르게 꺾였기 때문이다. CRT 이후 사용할 수 있는 치료 옵션이 사실상 전무했던 탓에 환자들은 기약없이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면역항암제 '임핀지'(더발루맙)의 등장으로 제한병기 소세포폐암 치료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 기존 치료의 공백을 채우는 수준을 넘어 생존 기간 연장과 유지요법의 가능성을 입증하며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잡으면서다.
소세포폐암은 전체 폐암의 15~25%를 차지하며, 진단 후 5년 생존율이 15~30%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은 공격적인 암으로 알려졌다. 제한병기는 종양의 범위가 종격동을 포함한 한쪽 폐에만 국한된 상태를 의미하며, 전체 소세포폐암 진단 환자의 약 30%가 이 단계에서 진단된다.
질환 특성상 초기 증상이 거의 없고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르며, 전신 전이 가능성이 높아 수술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치료의 기본 원칙은 항암화학요법과 흉부 방사선 치료의 병용이지만 치료 후 2년 이내에 대부분의 환자가 재발을 경험할 정도로 치료에 한계가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등장한 임핀지는 지난 4월 제한병기 소세포폐암 적응증으로 국내에서 최초로 허가받은 유일한 면역항암제다. 이번 승인으로 기존 백금 기반 화학방사선 요법 이후 질병이 진행되지 않은 제한병기 소세포폐암 환자에게 임핀지 단독요법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적응증 확대 근거가 된 ADRIATIC 임상은 생존 기간 연장을 입증하며, 지난해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ASCO 2024)에서 기립박수를 받기도 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임핀지 단독요법은 항암화학방사선 요법 이후 안정화된 환자군에서 위약군과 비교해 전체 생존 기간을 약 1.7배 연장시켜 55.9개월에 도달했으며, 사망 위험은 27%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ADRIATIC 연구는 임핀지의 내약성과 안전성도 확인했다. 중대한 새로운 이상반응 없이 내약성을 보였으며, 면역 관련 이상 반응도 대부분 경미하거나 적절한 치료로 조절 가능했다.
임핀지는 글로벌 임상을 통해 항암화학방사선 요법 이후 제한병기 소세포폐암 표준치료로 자리잡고 있다. 미국 종합암네트워크 역시 항암화학방사선 요법 이후 질병이 진행되지 않은 제한병기 소세포폐암 환자의 공고요법으로 임핀지를 권고하고 있다.
임핀지의 등장으로 제한병기 소세포폐암 치료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생존 기간 연장뿐 아니라 치료 후 유지요법의 가능성을 제시하며, 향후 장기 생존과 삶의 질 개선을 위한 추가 연구에도 기대가 모이고 있다.
홍숙희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임핀지의 ADRIATIC 연구는 소세포폐암 영역에서 생존기간을 유의미하게 연장함으로써 단순 통계를 넘어선 중대한 임상적 진보로 평가받고 있다"며 "향후 임핀지가 임상 현장에서 표준치료로 자리잡아 소세포폐암 환자들의 치료 성과 개선과 삶의 질 개선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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