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 또 미뤄지나요?"…서울대병원 '전면 휴직' 결의에 환자들 발만 '동동'

17일부터 응급·중환자실 제외한 외래 진료와 정규 수술 중단
환자 "제대로 된 공지조차 없어…볼모로 잡힌 기분" 개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들이 오는 17일부터 '전체 휴진'을 결의한 가운데 7일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환자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4.6.7/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들이 오는 17일부터 '전체 휴진'을 결의한 가운데 7일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환자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4.6.7/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김민수 김예원 기자 = "진료가 석 달이나 미뤄졌어요. 그래서 오늘 다시 온 건데 또 미뤄지면 다음 진료는 언제가 될지."

7일 오전 서울대병원을 찾은 50대 남성 권 모 씨의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들이 '전체 휴진'을 결의했다는 소식이 들려왔기 때문이다.

권 씨는 "현재 진료 시간을 조율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집단 휴직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상황이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환자와 보호자들은 의·정 갈등이 100일 이상 지속되는 가운데 서울대병원의 휴진 결의로 상황이 더 악화하진 않을까 걱정하는 분위기였다.

정신과 진료를 보기 위해 병원을 찾은 30대 A 씨는 "정신과 약은 기간에 맞춰 처방받아야 하고, 치료 시간이 길다 보니 진료가 지연되거나 미뤄지면 곤란하다"며 "담당 의사는 진료가 지연될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뉴스에선 피해 보는 환자분들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 불안하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전날 집단휴진 여부를 놓고 전체 교수(1475명)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오는 17일부터 집단휴진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서울의대 교수들은 중환자실이나 응급실 운영을 제외한 외래 진료와 정규 수술은 모두 하지 않을 방침이다. 다만 환자의 위급성에 따른 수술 등은 진행할 계획이다.

여기에 전국 13만 의사를 대표하는 대한의사협회(의협)의 총파업 투표도 진행 중이어서 환자들 사이에서는 집단 휴진이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50대 여성 박 모 씨는 "(병원 측에서) 더 적극적으로 상황에 대해 안내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며 "(의협 총파업 시) 환자들의 불편함을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씨는 현재 상황에 대해 "환자가 볼모로 잡힌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상반기에 병원에 일이 생겨서 정기 검진 일부를 하지 못해서 오늘에서야 받으러 왔다"며 "병원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한 번에 진행할 검사를 여러 번 나눠서 하더라"고 토로했다.

창원에서 올라온 70대 남성 김 모 씨는 "올해 초 딸이 세브란스병원에서 출산하고 여러 수술을 받았는데, 일정이 미뤄질 수 있다고 해서 얼마나 불안했는지 모르겠다"며 "다른 병원들도 다 휴진한다면 환자들은 이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의대와 달리 다른 의대들은 당장 대학별 집단행동을 계획하진 않고 있다. 다만 교수들도 의협에 속해 있기 때문에 의협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총파업 투표 결과에 따를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들이 무기한 전체 휴진을 예고하자 "깊은 유감과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환자의 곁을 지켜주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정부는 이미 발표한 전공의 복귀 방안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진행 상황을 면밀히 살피면서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모든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kxmxs41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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