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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 배정 한발 물러선 정부…'증원 철회' 없인 대화 없다는 의료계

복지부, 오늘 대책회의…의사 집단행동 현황 등 점검 예정
의협 "자율 증원, 근본 해결책 아냐…의료개혁특위 정체성 의문"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2024-04-21 11:21 송고
의대 증원을 놓고 의정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21일 오전 서울의 한 의과대학 앞으로 시민이 이동하고 있다. 정부가 의과대학 신입생 인원을 대학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국립대 총장들의 건의를 수용한 가운데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원점 재검토'를 주장하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2024.4.21/뉴스1 장수영 기자
의대 증원을 놓고 의정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21일 오전 서울의 한 의과대학 앞으로 시민이 이동하고 있다. 정부가 의과대학 신입생 인원을 대학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국립대 총장들의 건의를 수용한 가운데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원점 재검토'를 주장하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2024.4.21/뉴스1 장수영 기자

정부가 의과대학 정원 증원과 관련해 일부 국립대학 총장들이 요구한 자율 배정 건의를 수용하는 등 한발 물러선 모습을 취했지만, 의료계와의 대화는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정부의 자율 배정 방침에 대해 '정부 나름 고심한 결과'라고 평가하면서도 '근본적인 해결 방법이 아니기에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명백하게 반대 의사를 표했다.
보건복지부는 21일 오후 조규홍 복지부 장관 주재로 제36차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를 연다. 이날 회의에서는 비상진료체계 운영현황과 집단행동 현황 등을 점검할 예정으로, 의료계 입장에 대한 정부 반응도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특별 브리핑을 열고 "올해 의대 정원이 확대된 32개 대학 중 희망하는 경우 증원 인원의 50% 이상, 100% 범위 안에서 2025학년도에 한해 신입생을 자율적으로 모집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면서 대학들에게 이달 말까지 결정해달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강원대·경북대·경상국립대·충남대·충북대·제주대 6개 국립대 총장이 전날 "대학별로 의대 증원분의 50~100% 범위에서 자율적으로 2025학년도 신입생을 모집할 수 있게 해달라"고 한 건의를 그대로 수용한 입장이다.
정부는 지난 2월 6일 2035년까지 1만5000명의 의사가 부족하다는 전망을 근거로 의대 정원을 5년간 해마다 2000명씩 늘린다는 방침을 발표한 후 자율 배정 요청이 있을 때까지 2000명 증원 원칙을 지켜왔다.

이 발표 직후 14일 만인 2월20일 전공의들은 집단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병원에서 이탈하면서 의대 증원에 극렬히 반발했다. 전공의 이탈이 두 달째 되는 날 정부의 '자율 배정 건'의 수용으로 의대 증원과 관련, 정부와 의료계 간 협상의 물꼬가 터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여전히 의료계는 '의료개혁 원점 재논의'라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의사협회는 정부가 구성할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도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김성근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전날(20일) 정부의 의대 정원 자율 배정 방침에 대해 "고심의 결과라고 평가하지만 근본적인 해결 방법이 아니기에 받아들일 수 없음을 명확히 한다"면서 "대통령께서는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원점 재논의라는 결단을 내려달라"고 전했다.

이어 "단체 행동이 아니어도 지금 대학병원에서는 교수들이 탈진 상태"라며 "이들이 '더 이상 5월까지는 버티지 못하겠다, 5월이면 병원을 사직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열릴 회의는 의협 비대위가 이끄는 마지막 회의다. 회의에는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 김창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회장 등이 참석한다. 임현택 의협 회장 당선인은 다른 일정이 있어 불참할 것으로 전해졌다.

의협 비대위는 다음 주로 예정된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 참여하지지 않기로 했다. 김성근 위원장은 "의료개혁 과제를 논의할 위원회 및 기구를 만드는 건 정부 고유의 역할이지만 구성과 역할에 대한 정의가 제대로 돼 있지 못한 특위"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제대로 의견이 반영되지 못하는 위원회가 된다면 참여하는 게 의미 없다고 보고 있다"면서 "3월 말에 위원 추천 공문을 정부에서 보냈고 당시 의협은 차기 집행부가 답을 하기로 했다. 단지 이미 불참 의사를 임현택 차기 회장이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비대위는 이달 말 해산할 전망이다. 내달부터 임현택 의협 회장 당선인이 이끄는 새 지도부가 의협을 이끈다.

한편, 정부는 의료개혁을 구체화하는 역할을 하는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 자리에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을 내정했다.

의료개혁특위는 지역의료 강화,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 수가 등 보상 체계 공정성 제고를 골자로 하는 '4대 정책 패키지'를 구체화하는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의과대학 정원 증원 방식이나 규모에 관한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나온다.


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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