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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문의는 XXX" 달콤한 유혹 덥석…악몽은 그렇게 시작됐다[사건의재구성]

보이스피싱으로 징역형 집유…돈 준다는 말에 필로폰 밀수
"어린 자녀 있지만 죄책 무겁다…징역7년6개월" 양측 불복

(서울=뉴스1) 임윤지 기자 | 2024-02-03 08:00 송고 | 2024-02-03 11:58 최종수정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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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문의는 XXX"

2021년 8월 페이스북에서 우연히 대출 문의 글을 본 이모씨(47·여)는 곧장 핸드폰을 눌렀다. 이때 알게 된 김 대표는 어느 날 수상한 제안을 해왔다.

"내 명의로 대출받아 네 계좌로 700만원 입금할 테니 그중 300만원은 다시 내게 보내."

알고 보니 김 대표는 보이스피싱 조직원이었다. 이씨 또한 두 달 전 보이스피싱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적이 있어 김 대표의 제안에 응하면 또다시 범죄에 연루될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정상적인 방법으로 대출이 불가능했던 이씨는 결국 김 대표의 요구를 받아들였고 이듬해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 형을 받았다.

그렇게 1년이 또 흐른 지난해 7월 이번엔 '주 실장'이 다가왔다. "여행객인 척하고 필리핀 가서 마약 좀 갖고 와. 돈은 필요한 만큼 줄게."

아직 집행유예 기간이었지만 이씨는 돈의 유혹에 또 넘어갔다. 필리핀 마닐라로 가서 필로폰 850g을 들고 인천공항으로 들어오나 했지만 머지않아 들통이 났다.

이씨는 처벌을 피하지 못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반정모)는 마약류관리법위반(향정)·사기방조 혐의를 받는 이씨에게 징역 7년6개월을 선고하고 40시간 약물중독 재활교육 프로그램 이수와 354만원 추징을 명했다. 

"집행유예기간인데도 범죄를 저질렀고 수입한 필로폰양이 적지 않아 비난 가능성이 크며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재판부는 이씨의 사정을 헤아렸다. "범행을 모두 인정하는 데다 범행으로 취득한 경제적 이익이 크지 않고 부양해야 할 어린 자녀가 있다."

이씨는 판결에 불복했고 검찰도 형량이 낮다고 항소했다.


immun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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