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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했던 클럽하우스, 안드로이드 버전 출시에도 '싸늘'…왜?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2021-05-21 09:50 송고
안드로이드 버전으로 출시된 클럽하우스 (구글플레이 갈무리) © 뉴스1
안드로이드 버전으로 출시된 클럽하우스 (구글플레이 갈무리) © 뉴스1

'클럽하우스' 안드로이드 버전이 출시됐지만 이용자 반응은 잠잠하다. 올 초 음성 기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큰 인기를 끌었던 기세를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클럽하우스는 지난 19일 오전 1시부터 안드로이드 버전 앱 베타 서비스를 국내 출시했다. 기존에 클럽하우스는 애플 iOS용 앱으로만 출시됐다. 서비스 초기 아이폰, 아이패드 이용자들만 사용할 수 있다는 점, 초대를 받아야지만 가입할 수 있다는 점 등 서비스 폐쇄성을 바탕으로 나만 소외된다는 두려움,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를 자극해 인기를 끌었다는 분석이 나왔지만, 안드로이드 버전 미출시는 서비스 확장의 한계점으로 꼽혀왔다.

◇안드로이드 버전 출시…대대적 홍보에도 검색 지수 '0'

이전에 없던 대대적인 홍보 활동도 벌였다. 클럽하우스는 안드로이드용 앱 출시를 앞두고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홍보 대행사와 계약해 언론사를 대상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별도 국내 인력이 없는 상황에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본사가 직접 국내 홍보 대행사와 소통하며 홍보 활동에 나선 셈이다.

그러나 반응은 미미했다.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최근 1년간 클럽하우스 검색량 지수는 지난 2월8일 최대치인 100을 기록한 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안드로이드 서비스 출시일인 지난 19일 검색량 지수는 0이다. 출시 후 하루가 지난 20일에도 마찬가지다.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최근 1년간 클럽하우스 검색량 지수는 지난 2월8일 최대치인 100을 기록한 후 급감했다. 안드로이드 버전 출시일인 19일 검색량 지수는 0이다. © 뉴스1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최근 1년간 클럽하우스 검색량 지수는 지난 2월8일 최대치인 100을 기록한 후 급감했다. 안드로이드 버전 출시일인 19일 검색량 지수는 0이다. © 뉴스1

구글, 카카오(다음)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다. 구글 트렌드에서 최근 1년간 국내 클럽하우스 검색량 지수는 2월7일~13일 정점인 100을 찍은 후 최근 3을 기록했다. 카카오데이터트렌드에 따르면 클럽하우스 검색 지수는 2월13일 100을 기록한 후 지난 19일 2, 20일 0으로 나타났다. 최근 가장 관심이 쏠려야 할 시기에 반응이 미미했다.

네이버를 비롯해 주요 포털들은 검색어 트렌드를 통해 해당 검색어가 검색된 횟수를 일별/주별/월별 각각 합산해 조회 기간 내 최다 검색량을 100으로 설정해 상대적인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구글플레이에서도 클럽하우스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인기 앱 순위에서 클럽하우스는 빠져 있다. 실시간 순위 반영이 안 되는 구글플레이 인기 앱 차트 특성상 아직 출시 2일이 지난 클럽하우스가 빠진 것일 수도 있지만, 구글플레이 어디에서도 클럽하우스는 잘 노출되지 않아 출시 초기임에도 반응을 체감하기 힘들다. 구글은 앱 순위 반영 주기를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업계에서는 서비스 출시 후 1~2일 정도 후 인기 차트에 반영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다양한 인기 하락 요인 꼽히지만, 오디오 SNS에 대한 기대도 여전

클럽하우스는 올 초 인플루언서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등 평소 접하기 힘든 유명인들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이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이용자들이 몰려들었다.

하지만 인기는 지속되지 않았다. 안드로이드용 앱이 출시되지 않은 점 등이 서비스 확산의 한계로 꼽혔으며, 특유의 서비스 폐쇄성과 기록이 남지 않는 휘발성 등이 성장의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들이 나왔다. 인플루언서 중심으로 짜인 서비스 구조 탓에 수직적인 커뮤니케이션 문화가 자리 잡은 점도 이용자 확장의 한계로 거론된다.

클럽하우스 안드로이드 버전은 서비스 시작 1년이 지나서야 출시됐다. (클럽하우스 제공) © 뉴스1
클럽하우스 안드로이드 버전은 서비스 시작 1년이 지나서야 출시됐다. (클럽하우스 제공) © 뉴스1

클럽하우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왔던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업계 관계자, VC 관계자, 스타트업·유니콘에 관심 있는 분들이 몰렸었고, 채용이나 홍보 채널로 클럽하우스를 이용하려고 했던 스타트업도 있었지만, 음성 기반 SNS이다 보니 계속 시간을 투입해서 써야 하고 그 시간에 계속 묶여 있어야 해 지속해서 인기를 끌기는 쉽지 않은 구조였다고 본다"고 밝혔다.

반면, 음성 SNS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내다보는 전망도 적지 않다.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이 만드는 테크 매체 'MIT테크놀로지리뷰'는 클럽하우스 등 음성 SNS가 차세대 SNS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디오가 텍스트 중심의 SNS보다 친밀하게 서로가 서로에게 연결됐다는 느낌을 준다는 얘기다.

실제 여러 업체들이 클럽하우스를 기점으로 여러 음성 기반 SNS를 내놓고 있다. 트위터는 지난 4일 실시간 음성 커뮤니티 기능 '스페이스'를 출시했다. 페이스북은 클럽하우스와 유사한 '라이브 오디오 룸'을 올여름 공개할 예정이다.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도 비슷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미국 대표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도 음성 기반 서비스 '레딧 토크'를 발표했다.

여러 매체에서 테크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인 박상현 코드미디어 디렉터는 "초기의 거품이 빠졌으니 한국의 클럽하우스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한 셈"이라며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티파이, 레딧, 심지어 디스코드까지 서비스를 베끼고 있으니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알지 못하지만, 그렇게 많은 기업들이 뛰어들 때에는 오디오 플랫폼의 미래는 다들 확인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새로 등장하는 짝퉁 서비스들이 모조리 클럽하우스의 UI까지 베끼고 있는 걸 보면 클럽하우스가 서비스의 설계를 상당히 잘했다는 건 분명하다"며 "이런 형태의 오디오 플랫폼은 어쨌거나 당분간은 클하가 주도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측해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K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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