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조연에서 주연된 '치즈볼'…고공행진 인기에 전문점까지 등장

2014년 bhc치킨 연구팀 개발 '제품화'…年800만개 판매고
에어프라이어용 HMR도 출시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2020-11-22 07:30 송고 | 2020-11-22 13:22 최종수정
뿌링 치즈볼(bhc치킨 제공)© 뉴스1
뿌링 치즈볼(bhc치킨 제공)© 뉴스1

"찹쌀 도넛 속에 치킨을 채우면 어떨까?"

지난 2014년 bhc치킨 R&D연구소 직원 A씨는 시장에서 파는 동그란 찹쌀 도넛을 보고 기발한 생각 하나를 떠올렸다. 찹쌀 도넛 반죽 속에 팥소 대신 치킨을 넣고 튀기면 색다른 메뉴를 개발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러나 제품은 개발 단계부터 좌절을 맛봐야 했다. 바삭한 식감은 온데간데없고 오히려 기존의 치킨너겟보다 못한 제품이 탄생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심기일전하는 마음으로 치즈를 사용해 재도전에 나섰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찹쌀 도넛 안에 치즈를 넣은 '치즈볼'은 연간 800만개 이상 팔리는 bhc치킨 대표 메뉴에 등극했다. 이후 경쟁 치킨업체들도 비슷한 제품을 내놓으며 새로운 간식 카테고리를 열었다. 

치즈볼이 간식계 새로운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치킨업계 사이드메뉴를 통해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제품은 가정간편식(HMR)으로 영역을 확장하더니 아예 치즈볼만 전문으로 판매하는 프랜차이즈 업체까지 만들어냈다. 고소하고 달콤한 맛으로 젊은 층 소비자를 사로잡은 치즈볼은 전에 없던 간식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며 성장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2014년 bhc치킨이 출시한 달콤바삭치즈볼.(bhc치킨 제공)© 뉴스1

2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bhc치킨 치즈볼은 약 700만개가 판매됐다. 지난해 전체 판매량이 약 800만개 수준임을 고려하면 올해 총판매량은 지난해를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치즈볼은 동그란 찹쌀 도넛 안에 모짜렐라 또는 크림치즈를 넣고 튀겨낸 간식이다. 찹쌀 도넛 안에는 보통 팥 앙금을 넣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최근 고르곤졸라 치즈·고구마 무스·슈크림과 같은 다양한 속 재료를 넣은 제품으로 진화하는 추세다.
지난 2018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 콘텐츠를 통해 주목받으며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고소하고 달콤한 맛이 매운 음식이나 술안주로 잘 어울린다는 평가가 줄을 이었다. 인기에 힘입어 배달 또는 외식 매장에서도 비슷한 제품을 우후죽순 내놓기 시작했다.

2014년 출시한 bhc '달콤바삭치즈볼'도 이 시기 10대부터 3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 소비자들에게 사랑받으며 대중적 인지도를 얻었다. 실제로 2018년 8월 치즈볼 매출액은 직전 달 대비 200% 치솟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bhc치킨 관계자는 "치즈볼은 사이드 메뉴임에도 불구하고 치킨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대표 메뉴가 됐다"며 "치킨 양이 적을 때나 치맥(치킨·맥주)을 먹을 때 곁들여 먹을 수 있어 특히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가정간편식 치즈볼 (CJ제일제당·풀무원식품 제공)© 뉴스1
가정간편식 치즈볼 (CJ제일제당·풀무원식품 제공)© 뉴스1

지난해 치킨업계에 사이드메뉴 열풍이 불기 시작하면서 경쟁사들도 유사한 치즈볼 메뉴를 쏟아냈다. 교촌치킨은 지난해 12월 에멘탈 치즈와 그뤼에르 치즈와 같은 고급 치즈를 사용해 맛을 차별화한 치즈볼을 내놨다. 지난 10월 치즈볼 매출액은 1월과 비교해 60%가량 상승했다. 

BBQ도 지난 5월 '매운맛 황금알치즈볼'과 같은 이색 치즈볼을 새로 선보이며 종류 확대에 박차를 가했다. 특히 지난 2019년 출시한 '크림치즈볼'과 '황금알 치즈볼'은 BBQ 전체 사이드메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후문이다.

치즈볼은 최근 가정간편식 시장으로도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9월 CJ제일제당이 내놓은 '고메 사이드바이츠 치즈볼'을 시작으로 풀무원식품·청정원 집으로ON·오뚜기가 올해 치즈볼 간편식 신제품을 새롭게 선보였다. 특히 풀무원식품의 경우 제품 인기에 힘입어 미국과 일본으로 치즈볼 수출국을 확대한 상태다. 올해 연 매출 100억원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닐슨코리아는 올해 치즈볼 간편식을 포함한 냉동베이커리 시장 규모가 지난해(320억원)보다 약 44% 늘어난 460억원대로 전망했다. 각 가정에 에어프라이어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냉동 간편식 수요가 증가했고, 코로나19로 집밥 수요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치즈볼 인기 상승세는 현재 진행형이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매장을 확장 중인 치즈볼 전문 프랜차이즈 매장 '킴즈치즈볼'이 대표적이다. 이달 서울에 문을 연 1호점은 하루 평균 100만원대 매출을 올리며 현재 전국으로 가맹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메인 요리를 먹을 때만 주문할 수 있었던 보조 메뉴가 단독 상품으로 성장한 독보적인 사례"라며 "외식업체에서 먹던 제품을 집에서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 많아져 꾸준한 인기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치즈볼 인기에 전문 프랜차이즈 매장이 등장했다. 이달 서울에 1호점 문을 연 매장은 현재 전국으로 가맹 사업을 확장 중이다. 2020.11.20/뉴스1 © 뉴스1 이비슬 기자
치즈볼 인기에 전문 프랜차이즈 매장이 등장했다. 이달 서울에 1호점 문을 연 매장은 현재 전국으로 가맹 사업을 확장 중이다. 2020.11.20/뉴스1 © 뉴스1 이비슬 기자



b3@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