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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은' 1세대 화장품 로드숍…지난해 성적표도 '낙제점'

매출 일제히 하락, 한한령 이후 실적 부진 못 벗어나
새 브랜드 론칭 등 회생 안간힘…"수익원 다변화 절실"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2020-02-13 17:38 송고 | 2020-02-14 07:42 최종수정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로 직격탄을 맞은 1세대 화장품 로드숍이 좀처럼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일제히 부진한 성적표를 기록하며 실적 부진 터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올리브영과 같은 H&B 스토어와의 경쟁에서 밀린데다 화장품 구매 역시 온라인이 대세가 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코로나19'(신종 코로나) 악재까지 겹치며 올 1분기 전망도 연초 실적 감소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만 로드샵 브랜드는 신규 브랜드 전개 등으로 장기 부진을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로드숍 실적 부진…줄줄이 내리막길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로드숍 잇츠스킨을 운영 중인 잇츠한불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5.1% 급감한 109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도 4.5% 감소했다. 같은 날 실적을 발표한 토니모리도 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를 이어갔다. 다만 지난 2018년 영업손실이 50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적자 폭은 다소 줄었다.

이처럼 1세대 로드숍 화장품 업체들의 실적은 중국의 한한령 이후 매년 쪼그라드는 추세다. 실제로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가 내려진 지난 2016년 로드숍 화장품 시장의 규모는 2조8000억원 수준이었지만 2018년 1조7000억원까지 줄었다.

국내 대표 화장품 회사인 아모레퍼시픽그룹의 로드숍 이니스프리·에뛰드도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4분기 이니스프리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2%(626억원) 가량 줄었다. 에뛰드도 적자를 이어갔다.

다른 로드숍도 상황은 비슷하다. 더페이스샵은 지난 2016년만 해도 5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한한령 이후 하락세를 보였다. 미샤를 운영하고 있는 에이블씨엔씨도 지난 3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스킨푸드는 기업회생(법정관리) 절차를 밟고 있다.

지속되는 '원브랜드 로드숍' 부진에 LG생활건강과 에이블씨엔씨는 각각 더페이스샵·미샤 매장을 뷰티 편집숍 네이처컬렉션·눙크로 전환하고 있다. 잇츠스킨도 로드숍 대신 백화점·마트 등 유통채널에 입점하는 추세다.

서울 중구 명동 거리의 한 화장품 매장.2019.3.17/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한한령·H&B 등장…잇단 악재로 실적 악화

이처럼 1세대 화장품 로드숍이 부진한 것은 중국 정부의 한한령이 직격탄이 됐다. 당시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방문이 급격히 줄면서 중국 의존도가 높은 명동·홍대 상권 로드숍 뿐 아니라 면세점 매출까지 급락했다. 

헬스앤뷰티(H&B) 스토어·온라인 채널 중심의 화장품 업계 재편도 로드숍 매출 부진에 한몫했다. 단일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는 로드숍 대신 다양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채널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자 1세대 로드숍은 벼랑 끝에 몰렸다.

게다가 시진핑 국가주석 방한을 앞두면서 한한령 해제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코로나19'(신종코로나) 감염병 확산으로 '중국인 여행 제한 조치'가 떨어지자 중국인 입국자가 62% 급감했다. 향후 명동·홍대 등 관광 상권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업계 관계자는 "한한령 해제 기대감이 높아져 올해 화장품업계 실적 반등이 높아졌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인 입국자가 줄어들면서 또다시 악재를 맞았다"며 "화장품 판매가 위축되고 있어 연초 실적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2018.10.16/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新 브랜드로 수익원 다변화…리스크 줄여야"

로드숍 화장품이 침체 국면을 맞자 신규 브랜드 설립 등 수익원 다변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 기존 브랜드 이미지를 탈피한 신규 브랜드 론칭으로 가격·제품 측면에서 소비자들의 선택지를 넓히고 고객 유입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잇츠한불의 자회사인 더마코스메틱 화장품 브랜드 '네오팜'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4분기 전년 동기 대비 3% 하락한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더마코스메틱의 경쟁력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잇츠한불의 부진을 상쇄하고 있다.

토니모리도 화장품 시장 저성장을 돌파할 카드로 신규 화장품 브랜드 '컨시크'를 꺼내들었다. 지난 9월 론칭한 컨시크는 CJ홈쇼핑 1등 신상 쿠션에 선정되는 성과를 냈다. 최근에는 배우 김사랑을 모델로 발탁해 공격적인 사업을 전개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 브랜드들이 신규 브랜드 론칭을 지속하는 이유는 화장품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과거 로드샵처럼 단일 브랜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 리스크(위험) 관리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jiyounb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