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는 갑질, 대학원생은 착취"…10시간 근무에 '워라밸'은 그림의 떡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이공계 대학원생 1330명 설문조사
향후 자문안인 '이공계 대학원생 처우개선안'으로 마련할 예정

염한웅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전체위원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2019.9.27/뉴스1
염한웅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전체위원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2019.9.27/뉴스1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교수 갑질' 문제가 끊이질 않고 있는 가운데 이공계 석·박사 대학원생들의 처우가 열악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5명 중 3명은 하루 10시간 이상 연구실에 머물며 주말·휴무 등 공식적인 휴가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도 29%에 달했다.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는 지난 8월20일부터 9월8일까지 국내 이공계 석‧박사 과정 전일제 대학원생 133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해 이러한 결과를 확인했다고 30일 밝혔다.

대학원생들은 일과 개인의 삶 사이의 균형을 말하는 일명 '워라밸'(work-life valance)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응답자 62%는 주중 하루 평균 10시간 이상 연구실에 머물렀다. 또 휴일 출근이 강제되는 경우도 16%였다. 공식적인 휴가가 없는 경우는 29%로 나타났다.

이들이 조교활동이나 연구과제 수행으로 받는 월 급여는 평균 '100만원 이상 125만원 미만'을 받는 경우가 18%로 가장 많았다. 심지어 월평균 '25만원 미만'을 받는 경우도 3%나 존재했다. 최고 '300만원 이상'을 받는다는 1%도 있어 학생별 편차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원생들은 평균 연구과제 1.5개에 참여하고 있었다. 이들이 연구 외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부분은 '연구실 행정'(49%)이었다. 이어 '연구실 실험장비 관리'(32%), '학과‧학회 등의 행정 및 행사 준비'(24%) 등이 꼽혔다. 연구 외 업무량에 대해서는 '많은 편'이라는 응답이 40%나 나왔다.

이공계 대학원생의 국내 학위과정에 대한 만족도는 높지 않아 입학을 후회하는 성향까지 보였다. 대학원 입학 시점으로 돌아가 현재의 학과·대학·연구실을 선택하겠다는 응답은 37%뿐이었다. 유학(20%)이나 취업(20%)을 모색하겠다는 응답도 다수 나왔다.

논문·연구와 관련해 지도교수로부터 '주 1회 이상' 정기적인 지도를 받고 있는 학생은 64%였다. '월 1~2회 정도' 지도를 받는 학생은 26%였으며, '거의 없다'고 응답한 학생도 10%에 달했다. 연구 논문작성이나 발표방법 방식은 지도교수의 도움을 받는다고 응답한 경우(31%) 보다 연구실 선배(38%)나 인터넷 정보(16%) 등 다른 경로를 통해 접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공계 대학원생들이 학위과정에서 연구활동외 어려움을 겪은 부분으로는 '연구실 구성원간의 성격차이'(39%), '연구 외적인 업무 분담의 문제'(26%) 등을 꼽았다. 학업 중에 겪는 문제를 상담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48%가 '모른다'고 답했다.

이들 중 32%는 학교 내에 상담센터가 있을 경우 '이용하겠다'고 답했다. 또 진로를 상담할 수 있는 곳이 있냐고 묻는 질문에는 40%가 '모른다'고 답했으며 연구직이 아닌 다른 진로에 대한 정보나 교육‧지도를 받은 경험이 '없다'고 응답한 비율은 81%에 달했다.

과기자문회의는 이러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오는 11월14일 서울 연세대, 11월23일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현장 의견을 듣기 위한 타운 홀 미팅을 개최한다.

미팅에서는 △경제적 처우 개선방안 △보편적 권익보호 방안 △연구실 안전제고 방안 △체계적 고충관리방안 △연구윤리 증진방안 등 5가지 논의가 이어진다. 여기서 논의된 내용은 '이공계 대학원생 처우개선안'으로 마련돼 과기자문회의에서 토의 후 자문안으로 확정된다.

염한웅 과기자문회의 부의장은 "이공계 대학원생은 우리의 미래 과학기술 역량을 좌우할 핵심 축이므로 뛰어난 연구자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잘 갖추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설문조사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와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somangcho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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