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여름아 부탁해'에 출연중인 배우 김가란 / 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
배우 김가란(26)과 함께 하는 인터뷰 현장은 밝고 경쾌한 웃음 소리로 넘쳤다. KBS 1TV 일일드라마 '여름아 부탁해'에서 미워할 수 없는 짝사랑녀 정소라 역을 맡아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김가란은 이제 막 필모그래피를 채워가기 시작한 신인 배우다. 데뷔 3년차인 그는 KBS 2TV '내 남자의 비밀'로 데뷔해 차태현, 배두나 주연 KBS 2TV '최고의 이혼'에서 이장현(손석구 분)의 불륜 상대 성나경 역으로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최고의 이혼' 오디션을 준비한 게 기억에 남아요. 그때는 제 마음도 환경도 정말 마지막 오디션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거든요. 이거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해서 일본 드라마 원작을 수도 없이 봤어요. 어떤 배역, 어떤 대사가 주어질지 모르니 자막을 타이핑해 제가 대본을 만들어 연습을 했고, 그걸 카메라로 찍어보기도 했고요. 오디션 전에 단발로 머리도 잘라 스타일 변신도 하고…"
드라마 '여름아 부탁해'에 출연중인 배우 김가란 / 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
'여름아 부탁해'도 오디션을 통해 들어갔다. '최고의 이혼' 때 못지 않게 열심히 준비해 3차 오디션까지 무사히 붙었다. 맡게 된 배역은 황금주(나혜미 분)의 친구 정소라 역할이다.
"같이 참여할 수 있단 것만으로 사실 기쁨이 컸었어요. 거기다 이렇게 코믹하고, 제가 못해 본 역할인 느낌이어서 더 좋았어요. 욕심이 더 났었었어요."
드라마 '여름아 부탁해'에 출연중인 배우 김가란 / 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
"원래는 이채영 언니(주상미 역) 옆에서 이간질 하는 하수의 느낌이었는데(웃음) 조금 더 발전해서 석호(김산호 분)와 금주(나혜미 분) 사이에 있는 삼각관계로 만들어주셨어요. 나혜미 언니는 너무 착하고 배려도 많이 해주세요. 고마워요. 제가 힘들어 하는 부분이 있으면 먼저 와서 얘기도 해주고요."
소라는 극중 좋아하는 석호에게 돌진하고, 석호는 그런 소라의 접근을 무심한 듯 시크하게 무시해(?) 버리며 코믹한 장면을 만들었다. 현재 극중 석호와 금주는 연인으로 발전하고 있는 단계.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 소라의 반격이 필요한 때다. 김가란에게 실제라면 석호 같은 캐릭터가 어떤지 물으니 "좋은 것 같다"는 답이 돌아왔다.
"꾸밈없이 있는 그대로, 정직한 그런 모습이 저는 좋은 것 같아요. 저희 배우들 사이에서도 이런 남자가 진국이라고 얘기를 하는 것을 보면 저 뿐 아니라 다른 분들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싶어요."
드라마 '여름아 부탁해'에 출연중인 배우 김가란 / 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
"극 중 강석우(주용진 역) 선생님의 성형외과에서 일하는 실장 역할이에요. 그래서 선생님과 가장 많이 호흡을 맞추게 되는데, 조언도 많이 해주시고 잘 챙겨주세요. 늘 먼저 말씀을 걸어주시고요. 강석우 선생님 뿐 아니라 다른 선생님들도 이렇게 분위기가 좋은 촬영장은 처음 봤다고 하세요."
촬영장에서 들은 가장 좋았던 칭찬은 야외촬영 감독에게 들었던 칭찬이다. "신인답지 않게 잘한다"는 말에 날아갈 듯 기뻤다. "칭찬에 목이 마르다"는 김가란은 현장에서도 미리 연구해 간 애드리브를 선보이는 등 신인으로서 최선을 다하려 노력 중이다.
"(애드리브를) 자꾸 하고 싶어요. 제가 보여줄 수 있는 게 아무래도 작아서 욕심이 생기는 것 같아요. 그래도 정말 자신 있는 것만 하는데, 감독님이 안 자르고 그대로 방송에 편집없이 내보내 주실 때 감사함을 느껴요."
연예인이 되겠다고 결심한 것은 초등학교 때다. 초등학교 때 예중을 준비하다가 가수 보아의 연습생 시절 영상을 보게 됐고, 보아처럼 춤을 추고 노래도 하고, 연기도 하는 사람이 되고픈 꿈을 꿨다. 이후 경기대학교 연기학과에 진학한 김가란은 몇 년 전 개명을 하고 본격적으로 배우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드라마 '여름아 부탁해'에 출연중인 배우 김가란 / 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
드라마 '여름아 부탁해'에 출연중인 배우 김가란 / 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
해보고 싶은 역할은 악역이다. '왔다! 장보리'에서 날것의 연기를 보여줬던 이유리처럼 그런 연기를 해보고 싶단다. 꼭 다음 역할로 또 한 번 인터뷰를 하자며 인사하는, 열정과 야심으로 가득찬 이 젊은 배우의 앞날은 불안정할 지언정, 밝아보였다.
"악역을 정말 해보고 싶어요. 주변에서 그런 말씀을 많이하셨어요. 웃지 않을 때가 너무 다르다고요. 연기로 승화시키라고…그런 배역을 맡으면 잘할거라는 얘기도 들었고, 욕심도 많아요.(웃음) 일단은 아직도 저를 모르는 분들이 많이 계셔서 앞으로 더 활동 하면서 김가란이라는 이름을 각인시켜드리고 싶은 게 목표에요."
eujene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