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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무속신앙과 페미니즘 문화의 결합…'바리데기'

[신간] 바리데기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2019-07-09 15:24 송고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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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데기'는 바리공주, 칠공주, 오구풀이 등으로 불리는 서사무가(굿판에서 불리는 이야기노래)다.
전래동화, 신화, 고전소설로 잘 알려진 이야기로, 한때 중학교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 황석영 작가가 바리데기 신화를 차용해 동명의 소설을 써 더욱 유명해졌다.

이야기는 불라국의 왕인 오구대왕과 왕비인 길대부인이 연속으로 6공주를 낳으면서 시작된다. 이들은 7번째 아이는 꼭 왕자를 낳겠다는 일념 하에 온갖 치성을 드리지만, 이들은 또 공주를 낳는다.

화가 난 오구대왕은 7번째 딸인 바리공주를 옥함에 담아 강물에 버린다. 그러나 석가의 지시로 바리공주는 바리공덕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 구출돼 성장한다.

하지만 바리공주가 15세 되던 해에 오구대왕은 병이 든다. 왕의 꿈속에 나타난 청의동자는 바리공주가 구해다 준 무장신선의 불사약을 먹어야 한다고 가르쳐 준다. 이후 바리공주는 아버지의 불사약을 구하러 저승세계와 신선세계를 가게 된다.
오랜 세월 우리 문화의 원형으로 존재해 온 무속 신앙의 텍스트라는 점에서 가치가 큰 이야기다. 특히 최근 주목 받는 페미니즘적 가치가 담겨 더욱 돋보인다. 

딸이라는 이유만으로 버림받는 가부장적 문명 속 여성의 지위를 상징하는 바리데기. 그러나 주인공으로 활약하며 자신의 존재 가치를 입증한다는 점에서 고전 여성문학으로 자리매김 됐다.

이번에 출간된 '바리데기'는 중요무형문화재 동해안별신굿 무악부문 예능보유자였던 김석출(1922~2005) 선생이 구연하고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HK교수로 재직 중인 이경하 교수가 엮었다.

제주도를 제외한 한반도 전역에서 전승되는 무가로 방언이 많이 쓰인데다 구전돼 온 것을 채록해 이해가 쉽지 않다. 그러나 이 책에는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설과 번역이 실렸다.

◇ 바리데기 / 김석출 지음 / 이경하 옮김 / 전갑배 그림 / 돌베개 / 9000원


lgir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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