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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총리. 장수영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는 최근 일본을 향한 강경 발언에 대해 "일본 자체를 향한 것이 아니라 지도자들이 없었던 일을 있었던 것처럼 얘기하는 등 자제를 촉구할 때만 세게 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리는 지난 28일 중국 충칭 순방 당시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누카가 후쿠시로 일한의원연맹 회장은 지난달 현지 언론에 '일왕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 사죄해야 한다'는 문희상 국회의장의 발언과 관련, "귀를 의심하는 듯한 발언"이라며 "제대로 반성해 한일관계를 위해 일해주기를 바란다"고 이 총리를 만나 항의했다고 밝한 바 있다.
이에 이 총리는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요즘 한일관계에 어려움이 생기자 일본의 일부 정치인과 전직 외교관 등이 자국 내 혐한기류에 영합하려는지 신뢰에 어긋나는 언동을 한다"며 "본인이 하지 않은 말을 했다고 전하거나, 본인 처지에 함부로 해서는 안 되는 말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순방에서는 일본에 대해 다소 완화된 표현을 내놓았다. 이 총리는 광복군 총사령부 복원 기념사에서 "50년이 안 되는 일본과의 불행한 역사를 지혜롭게 극복하며 1500년에 걸친 한일 간 교류와 협력의 역사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가려 한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간담회에서 방일 계획에 대해 "오는 6월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10월 일왕 즉위 행사가 있는데 자연스러운 계기가 있어야 할 것 같다"며 "G20회의는 제 일이 아닌 것 같고 그 다음은 모르겠다. 할 수 있다면 도쿄 뒷골목 같은데서 술 한잔 마시고 도쿄 시민들한테 '안녕하세요'하고 인사하는 분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지난주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 청문회에서 나타난 결격 사유에 대해 제청한 책임 총리로서 의견을 묻자 "나도 이틀이나 청문회를 했던 사람으로 그 과정에서 해명 되는 것도 있지만 언론은 보도를 안한다"며 "의혹은 청문회 끝나도 그대로 가기 때문에 그것만 놓고 판단하기에는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관계를 더 따져봐야한다"고 대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31일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장관 지명철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히는 형식으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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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현 실장이 28일 천인갱에 방문해 이낙연 총리 명의의 조화를 헌화하고 있다.(보아오 공동 기자단) |
천인갱 등 보훈외교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중국 하이난 싼야시에 위치한 천인갱은 일제 강점기에 조선·중국·필리핀인 등이 강제동원돼 한인 1000여명이 사망한 곳으로 알려진 곳이다. 현지 한인 민간단체가 관리해왔으나 이 부지 개발을 희망하는 지역주민과의 갈등으로 보존 및 유해발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총리는 "천인갱을 현지 공무원들이 '일본 눈치 보면 봤지 한국 눈치 보겠냐'며 혐오시설로 취급한다"며 "중국에서도 일본 그림자를 느꼈다. 보훈외교 복안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천인갱은 정운현 총리비서실장에게 인생 사업으로 맡겼으니 기다려달라. 보훈은 일거에 모든게 달라지기보단 큰 방향을 갖고 해가는 것"이라며 "우리 역사 중 가장 취약한게 독립운동사로 역사 연구를 더 활성화 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구가들이 사명감은 갖고 있지만 정권에 따라 먹고 살기 힘들어진다는 인식이 있어 실제 도전은 안해 비극"이라며 "그래서 할 수 있을 때 최대한 순수하게 해놓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해서는 "90년대 초도 아니고 경제 모든 것을 부총리가 할 거라는 생각이 수정될 필요가 있다"며 "정책들이 현장에서 얼마나 효과를 내느냐는 건 정책의 유효성 문제만은 아닐 수 있다. 그런 부분이 정부 고민"이라고 평가했다.
이 총리는 "노래방이 생기면서 노래 가사 잊는 것처럼 홍 부총리를 만난 뒤로 국정 통계가 많이 사라졌다. 살아있는 통계가 있으니까"라면서도 "(너무) 공무원 같다는 건 단점"이라고 말했다.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정말로 별로 생각 않고 있다. 머릿속에 앞날에 대해 갖고 있는 게 없다"며 "그저 총리직을 수행하면서 더 많이 주의해야 할 것들이 있겠구나 연일 깨닫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역할을 주면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에는 "역할 주실 분들은 생각지도 않는데 '주신다면 기꺼이…' 이런 소리 하면 얼마나 실없는 사람 되겠냐. (총선때까지) 가봐야 알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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