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뉴스1) 김태진 기자 = 국내 연구진이 물과 가스를 얼려 방사성 오염수를 담수화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연구재단은 한국해양대 윤지호 교수와 강원대 차민준 교수 연구팀이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함께 방사성 폐수로부터 방사성 화학물질을 제거하는 동시에 깨끗한 물을 회수할 수 있는 가스하이드레이트 기반 담수화 기술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가스하이드레이트는 물과 가스가 결합된 화합물로, 수소 결합으로 연결돼 있는 물 분자 동공(비어있는 공간)에 작은 객체 분자가 포접해 있는 고체 물질이다.
수십 년 동안 원자력에너지는 인류에게 안정적으로 전기에너지를 공급해왔지만 방사성 폐수 처리는 여전히 큰 숙제로 남아있다.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를 정화하는 다핵종제거설비(ALPS)의 경우 62종의 방사성핵종을 제거하는 공정을 위해 총 16기의 거대한 시설을 가동, 많은 양의 2차 폐기물을 방출한다.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하면서도 경제적인 방법으로 방사성 폐수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처리공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연구팀은 방사성 폐수 속에 가스하이드레이트를 형성해 방사성 폐수를 제거하는 동시에 담수를 회수하는 ‘하이드레이트 기반 담수화 공정’ 개발에 성공했다.
연구팀은 천연가스가 얼음 형태로 된 물질인 가스하이드레이트 결정체가 어는 과정에서 오염물이 배제되는 원리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먼저 방사성 폐수 속에 가스하이드레이트가 존재할 수 있는 온도와 압력의 영역을 조사한 결과, 방사성 이온은 가스하이드레이트의 결정 구조에 영향을 주지 않음을 확인했다.
또 이같이 방사성 이온이 가스하이드레이트 동공에 포접되지 않는 이온배척 현상을 고체 자기공명 분광법(시료의 분자 구조, 화학 성분을 측정하기 위해 이용하는 분석기법)을 이용해 규명했다.
이렇게 개발한 가스하이드레이트 기반 담수화 기술공정에 의해 95~99%의 제거율로 세슘과 스트론튬 등 방사성 이온의 분리가 가능하다는 것을 이번 연구를 통해 처음으로 제시했다.

윤지호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물과 저분자 가스와 같은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재료와 함께 간단한 공정 단계에 의해 작동이 가능하다”며 “향후 원전해체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에서 발생하는 방사성 폐수처리 등에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이공분야 중견연구자 지원사업으로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화공·환경 분야 국제학술지 ‘케미칼 엔지니어링 저널’ ‘저널 오브 헤저더스 머티리얼즈’ ‘인바이런멘탈 사이언스·테크놀로지’에 게재됐다. 또 지난 9일 인바이런멘탈 사이언스·테크놀로지의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memory444444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