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스1) 김태진 기자 = 국내 연구진이 만병의 근원인 만성염증을 관찰할 '생체모사 장기칩'을 개발했다.
한국화학연구원은 이성균·김홍기 박사 연구팀이 새로운 생체모사 장기칩(Organ-on-a-chip) 개발에 성공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장기칩은 인체의 선천성 면역세포 중 하나인 호중구가 혈관벽을 뚫고 염증 부위로 이동하는 화학주성(세포가 화학 유인 물질을 감지·이동하는 성질) 현상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다.
장기칩 기술은 동전 크기의 칩 안에서 3차원 구조로 다양한 인체 유래 세포를 함께 배양해 복잡한 인체 장기와 조직을 모사할 수 있어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유망기술이다.
이 장기칩을 활용하면 면역세포인 호중구의 이동 정도 확인을 통해 환자의 염증 수준 분석이 가능하고 동물실험을 대체해 만성염증 치료제 효능 평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연구진은 지난해 개정된 미국 FDA 근대화법 2.0에 따라 동물실험 자료 없이 의약품 허가 신청이 가능해져 인체와 유사한 장기칩이 신약 효능·독성 평가에 널리 활용될 것으로 기대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전세계 장기칩 시장은 2022년 기준 1억750만 달러로 2030년에는 약 7억967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생명공학기업인 에뮬레이트가 상용화를 선도하고 있다.
이영국 화학연 원장은 “실험동물로 대체하기 어려운 인체 질환의 모사를 통해 개발한 기술을 기초 의생명과학에 활용할 뿐만 아니라 후속 연구로 더욱 발전시켜 신약 개발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기술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헬스케어 머티리얼스' 2023년 12월호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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