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기기 못 쓰게 하는 선진국…디지털교과서 문제 없나

문해력, 글쓰기 능력 떨어지자 해외 선진국들 디지털기기 금지
스웨덴 6세 미만 디지털학습 중단…프랑스 스마트폰 등교 금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지난 9월21일 열린 2023 에듀테크 코리아 페어를 찾은 관람객들이 AI 디지털교과서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지난 9월21일 열린 2023 에듀테크 코리아 페어를 찾은 관람객들이 AI 디지털교과서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이호승 기자 = 서울대학교는 올해 초 전체 신입생을 대상으로 글쓰기 시험을 치렀다. 총 응시생 831명 중 32.0%에 달하는 255명이 '미달'에 해당하는 점수를 받았다. 지난해에는 '미달' 점수를 받은 학생이 전체 응시생의 26.0%였지만 1년 만에 6%p가 증가했다.

글쓰기 능력이 떨어지는 현상은 한국에서만 벌어지는 특이한 현상은 아니다.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수업이 늘어나고, 긴 글을 읽는 것보다 잛은 영상을 시청하는 경향이 심화하면서 학생들의 글쓰기 능력, 문해력이 떨어지는 것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 됐다.

학생들의 글쓰기 능력, 문해력이 떨어지자 주요 선진국들은 '특단'의 대책을 세우고 있다.

1일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스웨덴 정부는 최근 각 학교에 배치할 도서를 구입하는 비용으로 6억8500만크로나(약 823억원)을 지원하고 내년과 그 다음해에도 연간 5억크로나(약 600억원)를 추가로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스웨덴은 애초 유치원에서 디지털기기 사용을 의무화했지만 이를 뒤집고 6세 미만 아동에 대한 디지털 학습을 완전히 중단할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스웨덴 초등학교 4학년생의 '국제 읽기 문해력 연구(PIRLS)'의 읽기 능력 점수는 2021년 544점으로 5년 전에 비해 11점 하락했는데 스웨덴 정부를 디지털 학습의 보편화 등이 가져온 결과로 보고 있다.

캐나다의 경우 온타리오주에서는 이달부터 필기체 쓰기 수업을 17년 만에 재개하기로 했다. 초등학교 3학년 이상부터 필기체 쓰기 수업은 필수 교육과정이 된다.

프랑스는 지난 2018년부터 15세 이하 학생을 학교에 스마트폰을 가져오지 못하게 하고 네덜란드는 내년부터 교실에서 휴대전화, 태블릿PC, 스마트워치를 금지하기로 했다.

해외 선진국들이 학생들의 읽기, 쓰기, 독해능력이 떨어진다며 디지털기기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강제하고 있지만 한국은 2025년부터 디지털교과서를 본격 도입하기로 했다.

지난 2021년 나온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학업 성취도평가(PISA) 결과를 보면 한국 학생들은 주어진 문장에서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는 능력이 25.6%로 OECD 회원국 학생들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OECD 회원국 학생들의 평균 식별률을 47%였는데, 평균의 절반 수준인 셈이다.

여영준 국회미래연구원 혁신성장그룹 부연구위원은 PISA 결과에 대해 "우리 학생들이 문제 풀기와 교과서 위주 학습에 익순한 나머지 정보와 데이터를 실제로 판단·활용하고 정보를 재생산·창조하는 역량 형성에 다소 제약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여 부연구위원은 "이런 낮은 수준의 디지털 리터러시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AI 디지털교과서 등이 확대된다고 하더라도 학생들은 디지털 기술에 종속돼 자기주도적 학습 역량을 형성해 나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yos54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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