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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ATM에 표시된 카드대출 문구. 2023.8.22/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
대표적인 서민 급전창구인 카드사 대출 잔액과 연체율이 늘고 있다. 저축은행 등 다른 업권에서 대출이 막힌 차주들이 일부 유입된 결과로 보여 2금융권 전반의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8개 전업카드사의 연체율은 1.58%로 지난해 말(1.20%)보다 0.38%p 상승했다. 그중 현금서비스와 카드론을 비롯한 카드대출 연체율은 3.67%로 같은 기간 0.69%p 늘었다.
카드사 대출 잔액도 전반적으로 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7월말 8개 카드사의 카드론 잔액은 35조3982억원으로 전달(34조8468억원)보다 5514억원 증가했다. 카드론 잔액은 6월말 잠시 줄었다가 한달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현금서비스와 리볼빙 이월 잔액도 증가했다. 현금서비스 잔액은 6조4083억원으로 전달(6조3306억원)보다 777억원 증가했다. 리볼빙은 전달(7조2698억원)보다 402억원 증가한 7조3100억원을 기록했다.
카드론과 현금서비스를 비롯한 카드사 대출은 대표적인 서민급전창구로 꼽힌다. 연 15%에 육박하는 고금리에도 카드사 연체율이 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대출을 바로 갚지 못할 만큼 상황이 어려운 차주들이 늘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같은 2금융권인 저축은행에서 대출 받지 못한 저신용자가 일부 유입되면서 대출 잔액도 함께 오른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적자 전환한 저축은행 업권은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저신용자에 대한 대출 영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보통 카드사 차주의 신용도가 저축은행보다 상대적으로 높지만 일부 신용도가 겹치는 차주들이 유입된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카드사 대출 금리가 계속 오를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는 점이다. 예적금 등 수신기능이 없는 카드사는 주로 여전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다. 시장 금리가 오르면서 3%대 후반까지 떨어졌던 여전채 금리가 4%대 중반을 넘어 5%대에 육박하고 있다.
조달비용이 커지면 카드사들은 그만큼 대출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 카드사 대출을 이용하던 저신용자들의 대출 수급은 더 팍팍해질 전망이다. 카드사 대출을 '빚 돌려막기' 수단으로 이용하는 다중채무자를 고려하면 2금융권 전반의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여전채 금리가 이렇게 높이 오른 것은 거의 유례없는 수준"이라며 "조달금리와 건전성지표가 같이 악화하면 업황이 하반기까진 계속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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