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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밥줄 찾는다'…대기업들, 자체 벤처캐피탈 세워 M&A 모색

두산그룹·동국홀딩스 지주사 산하 CVC 설립 추진…세아홀딩스도 지난해 설립
2021년 CVC 설립 규제 완화로 분위기 전환…"벤처 생태계 활성화 효과"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2023-07-20 05:28 송고
 
 

국내 대기업들이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설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산분리 규제(지주회사가 금융과 산업 간 상호 소유나 지배를 금지하는 원칙) 완화로 CVC 설립이 허용되면서 미래 신사업을 발굴하는 창구로 CVC를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000150)은 최근 두산인베스트먼트를 자회사로 편입했다. 두산그룹이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로 출자 규모는 3억원이다.
자회사 편입과 동시에 사명도 '두산포트폴리오홀딩스'로'변경했다. 현재 두산포트폴리오홀딩스는 신기술사업금융전문회사로 등록을 위해 라이선스 취득 절차를 밟고 있으며, 연말쯤 공식 출범이 예상된다. 대표이사에는 현재 두산그룹에서 재무를 담당하고 있는 김태식 상무가 맡는다.

두산인베스트먼트는 과거 두산테스나 M&A(인수합병)를 주도한 두산그룹의 특수목적법인(SPC)으로 잘 알려져 있다. 두산테스나는 국내 반도체 테스트 기업으로 지난해 매출 2777억, 영업익 672억원을 올렸다. 2년 만에 영업익이 2배가량 뛰며 그룹 내 성공적인 M&A 사례로 꼽힌다.

두산인베스트먼트를 CVC로 전환하는 것은 미래 유망 벤처기업 투자를 통해 신사업 발굴이 용이하다는 판단에서다. 아울러 벤처투자를 통해 벤처 생태계 활성화에 앞장서며 제2의 두산테스나와 같이 성공 사례를 만들어나간다는 방침이다.
동국제강그룹도 지주사 체제 전환과 함께 CVC 설립을 예고했다. 지난 5월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사업목적에 '창업 지원 및 신기술 관련 투자사업' 등을 추가하며 정관을 변경했다. 현재도 CVC 설립 방안을 검토 중이며 1년 이내에 설립될 가능성이 크다.

장세욱 부회장도 5월 주총 당시 기자들과 만나 "철강업과 관련 있는 소부장 사업을 중심으로 일본·유럽 기업에 대한 투자 또는 M&A를 추진할 것"이라며 "CVC를 1년 내로 설립하거나 이미 설립된 CVC를 인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내 대기업들이 기업형 벤처캐피탈 설립에 나서는 이유는 CVC 설립 규제가 완화됐기 때문이다. 그간 CVC 설립이 자유로운 미국·중국과 달리 우리나라의 경우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일반 지주회사가 벤처캐피탈을 계열사로 두는 것이 어려운 실정이었다.

그러나 2021년 말부터 △일반 지주사가 지분을 100% 보유한 완전 자회사 형태 △자기자본의 200% 이내까지 차입 가능 △펀드 조성시 외부자금은 조성액의 40% 내에서만 조달 등 일부 제한된 조건 하에 CVC를 설립하는 것이 허용됐다.

이 같은 흐름에 세아홀딩스도 지난해 100% 지분 출자로 세아기술투자를 설립했다. 철강업과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미래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포스코홀딩스도 포스코기술투자를 통해 벤처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CVC가 활성화되면 성장이 기대되는 벤처기업 역시 창업 단계부터 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받아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며 "기업들은 신사업을 발굴하고 미래 산업에 대한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대기업들이 CVC 설립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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