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강태우 기자 = 메모리반도체 선두 주자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과거 투박했던 외장 메모리 저장장치에 다양한 색깔과 차별화된 디자인을 입히며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소비자용 포터블(휴대용) SSD(솔리드스테이브드라이브) 'T7 실드(Shield)'는 최근 독일 디자인협회 주관의 '레드닷 어워드 2023'에서 '제품 디자인상'을 수상했다. 성능뿐 아니라 탄창 모양의 견고한 디자인을 인정받았다.
SK하이닉스도 이달 초 '비틀 X31(Beetle X31)'을 출시하며 처음으로 포터블 SSD 시장에 뛰어들었다. 딱정벌레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으로 출시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현재는 아마존닷컴 등으로 판매처를 확대하며 해외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는 중이다.
보통 반도체는 PC, 스마트폰, 데이터센터 등에 내장돼 있어 소비자가 눈으로 확인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포터블 SSD, SD카드, USB 플래시 드라이브 등은 일반 소비자가 실생활에서 직접 만지거나 볼 수 있는 반도체다.
업체들은 소비자들이 제품 구매 단계에서 디자인을 중요시한다는 점을 고려해 SSD 성능뿐 아니라 디자인 개선에도 힘을 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품에서 디자인이 차지하는 중요도가 점점 커지고 있다. SSD와 같은 외장 메모리에도 이같은 트렌드가 반영되는 모습"이라며 "업체 간 포터블 SSD 성능이 확연히 다르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도 제품 차별화를 위해 디자인 부분을 강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당 시장 역시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소비자용 SSD가 포함된 클라이언트 SSD 시장 규모는 올해 87억9700만달러에서 2024년 115억8200만달러, 2025년 145억7500만달러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이 시장에서 지난해 기준 삼성전자는 31.4%로 1위를 차지했으며 SK하이닉스는 솔리다임을 포함해 15.5% 점유율(3위)을 기록했다.

T7 실드는 삼성 포터블 SSD 최초로 IP65 등급의 방수·방진 기능을 갖췄다. 또 탄성이 있는 소재를 적용했으며 최대 3m 높이의 낙하 충격에도 견딜 수 있도록 내구성이 강화된 제품이다. 안정적 그립감을 위한 굴곡 디자인도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SSD와 같은 생활 속의 반도체 '외관'을 디자인하는 업무가 별도로 있다. 디자인을 통해 소비자의 가치를 극대화한다는 설명이다.
심형섭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브랜드제품마케팅그룹 디자이너는 반도체 디자인 업무에 대해 "물리적으로 만질 수 있는 외관·패키지를 디자인함으로써 소비자가 제품을 접하는 터치포인트에서 기억에 남을 첫인상을 남기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의 비틀X31은 금속 알루미늄 외관 케이스를 채택해 기기 내부의 방열 효과와 내구성을 갖췄다. 2m 높이 낙하 테스트도 완료했다. 특히 53g의 초경량 무게와 초소형 크기로 휴대성을 높였다.
SK하이닉스는 "X31은 개발 단계에서부터 초경량, 초소형 사이즈로 설계된 제품"이라며 "제품을 사용할 때마다 소비자가 제품을 보고, 만지기 때문에 표면 색깔을 비롯해 눈에 보이는 요소들을 매끄럽게 구현하는 데 많은 시간을 들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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