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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컨 방중 끝나자 남중국해 훈련 예고한 中… 한중관계도 다시 '안갯속'?

미중 외교장관 '소통' 물꼬 텄지만… 갈등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2023-06-22 08:13 송고 | 2023-06-22 08:18 최종수정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2023.6.20 © AFP=뉴스1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2023.6.20 © AFP=뉴스1

미국 국무장관이 5년 만에 중국을 방문하면서 미중 간 전략경쟁으로 높아진 양국 간 갈등이 완화될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그러나 그 직후 중국 측이 남중국해에서 군사훈련을 예고하면서 그에 따른 긴장이 채 가시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게다가 외교가에선 '미중관계가 개선되면 최근 경색 국면을 이어가고 있는 한중관계에도 변화가 올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돼왔으나, 이 역시 현재로선 '희망사항'에 불과하단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국 당국은 오는 23~24일 이틀간 남중국해 일대에서 군사훈련을 진행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런 가운데 중국 해군 항공모함 산둥(山東)함 전단이 대만해협을 통과했단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일대의 군사적 긴장이 재차 고조됐다.

중국 축의 이번 군사훈련 발표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미중 외교장관회담 등을 위해 지난 18~19일 중국을 방문한 지 이틀 만에 나왔다. 미중 양측은 이번 회담에서 친 부장의 방미를 포함한 고위급 교류·소통을 확대하고 양국 관계를 안정화하기로 합의했다.
아울러 블링컨 장관은 이번 방중 과정에서 대만해협 및 남중국해 일대에 대한 중국의 '도발적 행동'에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으나. 곧바로 중국 측이 군사훈련 계획을 발표하면서 미중 양측이 관련 문제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했음을 보여줬다.

특히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기금 모금 행사에 참석했을 당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독재자'라고 칭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 외교부는 "매우 터무니없고 중국의 정치적 존엄성에 대한 심각한 침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대통령실 제공) 2022.11.16/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대통령실 제공) 2022.11.16/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우리 정부는 작년 5월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일본 등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의 협력 강화에 집중하면서 중국과의 관계는 상대적으로 소원해졌다. 특히 싱하이밍(邢海明) 주한중국대사의 최근 '베팅' 발언은 그간 누적돼온 한중 간 갈등 요소를 폭발시키는 단초가 됐다.

싱 대사가 이달 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회동 당시 "미국이 전력으로 중국을 압박하는 상황 속에 일각에선 '미국이 승리하고 중국이 패배할 것'이라는 데 베팅하는 것 같은데, 이는 분명히 잘못된 판단"이라며 우리 정부의 '한미동맹 강화·발전' 외교 기조를 정면으로 비판해 파장이 일었던 것이다.

이와 관련 미 정부도 이번 블링컨 장관 방중 과정에서 최근 한중 갈등에 대한 우려를 중국 측에 전달할 것임을 시사, 외교가의 관심이 모아졌던 상황이다. 특히 일각에선 "그간 전략적 패권경쟁을 벌여온 미중 양측이 블링컨 장관 방중을 계기로 '상황 관리'에 나서기로 한다면 한중 관계 개선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블링컨 장관 방중 뒤에도 외견상 미중관계에 이렇다 할 변화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데다, 중국 측은 리창(李强) 총리의 독일 방문 등을 통해 오히려 유럽 국가들과의 외교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한중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 또한 다시 가라앉는 듯한 분위기다.

이에 대해 제임스 김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블링컨 장관의 방중 이유는 미중 간 전략경쟁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가드레일'을 만드는 데 있었다"며 "실제로 '가드레일'이 나오진 않았으나 양국의 의도는 어느 정도 확인된 것 같다"고 전했다.

다만 김 위원은 "중국이 계속 부상하고 있고, 미국이 중국을 안보 위협으로 보는 근본적인 이유도 아직 해소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현재로선 그 '갈등'이 완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21일 우리 외교 당국자들을 만나 블링컨 장관의 이번 방중 결과를 설명하면서 "자유롭고 개방된, 규범 기반의 국제질서를 수호하기 위해 한국을 비롯한 동맹·우방국과 계속 긴밀히 협력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yellowapoll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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