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내년 총선을 10개월 앞두고 이재명 당대표의 사법리스크와 당 내홍 등 불안 요소가 해소되지 않는 더불어민주당이 대표의 불체포특권 포기와 혁신위원회 가동 등 승부수를 띄웠다.
당 쇄신의 발판이 될 것이란 긍정적 평가가 상당수 나오고 있지만 일각에선 이들 대책이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에 따라 오히려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 대표는 지난 19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저의 정치 수사에 대한 불체포권리를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자신의 불구속을 위해 다수 의석을 활용한다는 여당의 '방탄' 주장에 정면 대응하고, 책임있는 자세를 요구하는 당내 비판 목소리도 수용한 것이다.
당내에선 이 대표의 결정이 앞으로 당 화합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그동안 대립각을 세웠던 비명(비이재명)계 조차도 "매우 잘한 결정(19일 이상민 의원)"이라며 환영하고 있다.
다만 아직은 당 지지율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그동안 비명계가 이 대표의 불체포특권 포기를 촉구한 이유는 그의 사법리스크가 당과 연결되는 것을 차단해, 궁극적으로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한 것이다.
이 때문에 총선이 다가올수록 당 지지율이 반등하지 못하거나 오히려 떨어지는 모습을 보인다면, 사법리스크와 관계없이 최후의 수단으로 이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면서 내홍이 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이번 선택으로 이 대표 구속에 대한 길이 열리면서 수사 결과에 따라 자충수가 될 수도 있다. 측근들도 만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0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 직전) 비공개 회의에서 최고위원들은 '그렇게 하실 필요 없다'고 했지만 오히려 저희가 설득을 당했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닻을 올린 혁신위원회도 변수가 될 수 있다. 현재 1차 위원단 인선을 마친 혁신위는 당내 혁신 방향과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기구다. 당 지도부도 전권을 주는 등 고강도 혁신이 예고된 상황이다.
다만 혁신의 정도가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오히려 당내 충돌이 심화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당 일각에선 혁신위원 인선이 친명(친이재명)계에 편중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는 동시에 혁신의 대상에 이 대표 등 당 핵심 인사들도 포함되는지에 관심이 모이는 상황이다.
이에 향후 혁신위의 활동 결과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비명계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우리 당의 문제가 방탄만은 아닌 만큼 앞으로 혁신위가 어떻게 굴러가는지, 어떤 혁신을 실행하는지 등을 통해 혁신에 대한 진정성을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대선에서 당내에서 이 대표와 마지막까지 경쟁했던 이낙연 전 당대표도 앞으로 어떤 정치적 행보를 보이느냐에 따라 태풍의 눈이 될 수 있다. 그동안 해외에 머물렀던 이 전 대표는 오는 24일 귀국을 앞두고 있다.
이 전 대표는 내년 총선에 불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현재 이 대표 체제에서 계파 갈등이 격화되는 상황인 만큼 정치권에선 당내 영향력이 큰 이 전 대표가 비명계의 구심점이 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4일 SNS를 통해 "국가를 위한 저의 책임을 깊이 생각하겠다. 대한민국의 생존과 국민의 생활을 위해 제가 할 바를 하겠다"며 향후 정치 활동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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