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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전 우려로 주저했는데…美는 왜 F-16 지원 쪽으로 맘을 바꿨나

러 반발 및 확전 우려에 제공 부인해왔던 입장 변화
백악관 "전쟁 장기화 전망…美는 단계별 무기 지원"

(서울=뉴스1) 이유진 기자 | 2023-05-21 17:31 송고
F-16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경 기자
F-16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경 기자

미국이 F-16 전투기 조종사 훈련 지원 방침을 밝히는 등, 러시아의 반발과 확전 우려 등으로 전투기 지원에 대한 신중한 입장을 견지해 왔던 미국과 서방이 최근 지원 방침으로 분위기가 바뀌고 있는 배경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과 주요 외신 등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에서 F-16 등 4세대 전투기에 대한 조종사 훈련 지원을 발표했다면서, 서방을 통한 F-16 전투기 지원 방침에 대한 미국 측 분위기에 변화가 일고 있다는 점을 집중 조명했다.
그간 젤렌스키 대통령은 서방을 향해 F-16 등 전투기 지원을 거듭 호소해왔는데, 유럽 등 동맹국들은 전투기 지원에 나설 경우 러시아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하고 전쟁에 더욱 깊이 관여하게 되는 만큼 미국 역시 신중한 입장을 유지해왔다.

특히 F16 전투기엔 미국의 기밀 기술이 포함돼 있어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전투기를 제공하기 위해선 미 당국의 정식 승인이 필요했던 만큼, 바이든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F-16 조종사 훈련 지원 방침을 발표하자 실제 우크라이나에 전투기가 지원될 수 있단 가능성이 거듭 제기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처럼 입장을 다소 바꾼 배경에 대해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할 것이란 믿음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1일 히로시마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나 회담을 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종일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1일 히로시마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나 회담을 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종일 기자

◇ "전쟁 장기화 전망 따라 F-16 지원 단계 이르렀단 판단" 

설리번 보좌관은 "이제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자위를 위한 장기적인 노력의 일환으로 우크라이나 공군력 향상에 대한 논의로 전환했다"면서 "따라서 향후 몇 달간 훈련이 진행됨에 따라 동맹국과 협력해 비행기를 언제, 누가, 몇 대를 인도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예상보다 장기화할 것이란 분석에 기반해, 현재까지 우크라이나에 제공됐던 무기의 단계를 넘어선 F-16 전투기 지원 방침을 굳힌 것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설리번 보좌관은 "F-16은 그간 우크라이나의 가장 필요한 물품(무가) 목록엔 없었다"면서 전투기는 우크라이나에 있어 제공 우선 순위가 아니었음을 설명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방식은 전쟁의 단계별로 진행됐다고 부연했다. 러시아가 수도 키이우 등에 대한 공격을 감행할 땐, 우크라이나는 지대공미사일인 스팅어 등이 우선으로 필요했고 전쟁의 ‘2단계’인 돈바스 지상전에선 우크라이나는 대포와 탄약 등이 우선적으로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이후 우크라이나의 여름철 반격을 위해 브래들리와 하이마스, 포병 탄약 등을 미국은 공급했다고 부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리시 수낵 영국 총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21일 (현지시간)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실무 세션 중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리시 수낵 영국 총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21일 (현지시간)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실무 세션 중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전쟁 단계별 무기 지원해와…서방, '국제 연합' 통한 지원 움직임

이처럼 미국은 단계별로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수 있는 무기를 지원해왔다면서, 러시아와의 장기전이 전망되면서 이제는 F-16 전투기를 지원하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판단해 미국이 이 같은 방침으로 분위기를 바꾸게 됐다고 보도했다.

조종사 훈련은 조만간 유럽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높으며 미국 역시 유럽 동맹국들과 함께 훈련에 참가할 계획이라고 미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그는 "앞으로 훈련이 진행되는 몇달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용할 전투기를 누가, 언제, 얼만큼 제공할지에 대해 동맹국들과 함께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종사 훈련에 다소 오랜 기간이 걸릴 것이란 점도 미국이 신중한 입장을 견지해온 이유 중 하나로 꼽혔는데, F-16 조종의 전설로 꼽히는 댄 햄튼은 서방 민간 조종사들이 우크라이나에서 훈련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안하면서 이에 대한 해결법도 제시된 것으로 보인다.

서방 국가들은 최근 들어 국제 연합을 통한 지원 방침을 밝히고 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의 총리 역시 우크라이나에 전투기 지원을 제공하기 위한 '국제 연합'(international coalition) 구축에 합의하는 등 적극적인 전투기 지원 행보에 나서는 등 분위기가 점차 변화하고 있다.

현재까지 영국과 네덜란드, 프랑스, 벨기에, 포르투갈, 덴마크 등 국가들이 조종사 훈련 프로그램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F-16 전투기는 수백마일 떨어진 표적을 탐지하는 레이더와 최신 미사일을 갖춘 미국산 전투기다. 500마일(860㎞)의 항속거리를 갖춘 고성능 전략 자산으로, '게임 체인저'로 불리며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이를 제공하면 군사력이 크게 향상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rea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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