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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호 이사장 "한국영화 주목해온 칸, 세계화에 큰 기여" [칸 현장]①

[N인터뷰] 김동호 강릉국제영화제 이사장
"프랑스 CNC 초청으로 칸 찾아…아카데미 고문 역임"

(칸=뉴스1) 고승아 기자 | 2023-05-21 06:00 송고 | 2023-05-21 08:48 최종수정
김동호 강릉국제영화제 이사장이 제76회 칸 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남부 소도시 칸 ‘팔레 데 페스티발(Palais des Festival) 영화진흥위원회 부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5.20/뉴스1 © News1 이준성 기자
김동호 강릉국제영화제 이사장이 제76회 칸 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남부 소도시 칸 ‘팔레 데 페스티발(Palais des Festival) 영화진흥위원회 부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5.20/뉴스1 © News1 이준성 기자
김동호 강릉국제영화제 이사장(86)은 오랜 공직 생활 뒤 1988년 영화진흥공사 사장으로 임명되면서 영화계와 본견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한국 영화계의 대부'로 꼽히는 그는 1996년 부산에서 한국 최초의 국제영화제인 부산국제영화제를 탄생시키고 아시아 대표 영화제로 키워내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2010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에서 물러난 김 이사장은 2019년 강릉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에 취임, 현재 이사장을 역임하고 있다.
올해 김 이사장은 프랑스 남부 칸에서 열리는 칸 국제영화제(76회)를 4년 만에 찾았다. 프랑스 CNC(프랑스 국립영화영상센터)의 초청으로 오게 된 그는 이번에 CNC와 영화진흥위원회는 한·프 영화 아카데미를 설립하고 고문 역할을 맡는 등 여전히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칸에서 20일(현지시간) 뉴스1과 만난 김 이사장은 한국과 프랑스 영화인들을 오랜만에 만나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다. 한국영화의 성장사를 함께 써내려 온 김 이사장은 달라진 위상을 실감한다면서도 최근 한국영화 산업에 불어닥친 위기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드러냈다. 동시에 영화에 대한 여전한 애정을 드러낸 김 이사장은 한국영화의 현주소와 나아갈 방향성을 진솔하게 전했다.

-칸에서 만나 뵙게 되어 반갑다. 일정을 어떻게 보내고 있나.

▶오늘 아침에는 폴란드 영화('더 존 오브 인터레스트')를 보고 왔는데 좋았다. 새로운 시도라고 볼 수 있는 영화였고, 아우슈비츠 세트장을 만들어서 촬영했는데 괜찮았다.
-4년 만에 칸 영화제를 찾았는데 가장 변화한 지점은 무엇인가.

▶오랜만에 왔는데 영화제 사무실 구조도 일부 바뀌었고,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티켓을 구하는 시스템도 많이 바뀌었다. 우리 같이 나이 많은 세대들은 불편한 점을 느꼈다. 그것 빼놓고는 크게 변한 것은 없는 것 같다. 작년에도 오려고 하다가 배우 고(故) 강수연 장례위원장 맡았고, 그때 칸이 열려서 못 왔다.

-올해 칸 영화제 계획은.

▶우선 첫 번째로 올해 영화진흥위원회와 CNC와 공동으로 아카데미를 설립하고 운영하는 프로젝트를 위해 찾았다. 지난해 5월 칸에서 라운드 테이블로 영화인들끼리 얘기가 있었고, 그해 10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진행한 영화산업포럼에서 구체적으로 이야기가 나와 올해 구체화시키기로 합의했다. 내가 작년에 칸을 못 왔는데, 그해 부산에서 회의가 끝나고 나서 CNC 회장이 서울에 와 한참 이야기할 기회가 생겼었다. 그때 CNC와 한·프 교류 관계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마쳤는데, CNC 회장이 돌아가서 (한·프 영화 아카데미) 고문 역할을 해달라고 서신을 보냈더라. 그래서 올해는 CNC에 초청을 받아 칸에 오게 됐다. 그리고 오랜만에 티에리 프레모(63) 집행위원장도 만날 겸 왔다. 와보니 많은 영화인들도 만나게 됐다.
김동호 강릉국제영화제 이사장이 제76회 칸 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남부 소도시 칸 ‘팔레 데 페스티발(Palais des Festival) 영화진흥위원회 부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5.20/뉴스1 © News1 이준성 기자
김동호 강릉국제영화제 이사장이 제76회 칸 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남부 소도시 칸 ‘팔레 데 페스티발(Palais des Festival) 영화진흥위원회 부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5.20/뉴스1 © News1 이준성 기자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과 인연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프레모가 2001년 취임하자마자 참가한 첫 번째 영화제가 부산국제영화제였다. 당시 칸 사무실에서 만나 부산에 와달라고 했고, 그해 마침 파리에서 임권택 감독 회고전이 열려서 부산에 오는 것을 확정 지었다. 일종의 '삼고초려'한 셈이다. 부산에 와서 너무 좋아하길래 그다음 해인 2002년 로테르담국제영화제에서 나, 프레모 위원장, 당시 로테르담영화제 집행위원장이었던 사이먼 필드, 코로나19 때 타계하신 네덜란드 언론인 피터 반 뷰렌, 허우샤오시엔 대만 감독까지 다섯 명이서 '타이거 클럽'을 만들었다. 그게 인연이 되어서 내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퇴임 전까지는 10년 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부산에) 찾아왔다. '타이거 클럽'의 이름은 내 이름 끝이 '호랑이 호(虎)'이고, 로테르담에서 결성할 때 로고가 호랑이라 '타이거 클럽'으로 정했다.(웃음) 20년 동안 잘 지내고 있다.

-20여년 간 칸 영화제를 방문했는데, 한국영화의 위상은 어떻게 보는가.

▶우선 올해 단편을 포함해 7편이 상영된다. 물론 경쟁 부문에 빠진 것이 아쉽지만 비경쟁, 미드나잇 스크리닝, 감독 주간, 비평가 주간, 주목할 만한 시선, 라 시네프까지 각 부문에 골고루 들어가 있다. 그만큼 칸에서 한국영화를 주목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국제 사회에서 한국영화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한국 영화가 세계에 진출하게 된 계기가 바로 칸에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영화가 칸 영화제 50주년까지 선보인 건 5편밖에 되지 않았다.('여인잔혹사 물레야 물레야',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증발', '유리', '내 안에 부는 바람') 이후 1998년 총 네 편이 초청받으면서 칸에서 본격적으로 한국영화를 선정하기 시작했다. 1999년 '소풍'이 단편 경쟁 부문 심사위원상을 받았고, 2000년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이 처음으로 경쟁에 오른 뒤 2002년 '취화선'으로 임권택 감독이 감독상을 수상했다. 그렇게 2000년대 수상이 이어지다가 2010년 이후 잠시 주춤했고, 2019년 '기생충'이 황금종려상을 수상하고, 작년에 배우 송강호가 남우주연상, 박찬욱 감독이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받으며 쭉 이어졌다. 이렇게 보면 칸이 한국영어 영화를 세계화 시키는데 굉장히 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한다.

<【N인터뷰】②에 계속>


seung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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