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신민경 기자 = 프리미엄 쌀 품종으로 불리는 '고시히카리'가 대형 전기밥솥으로 들어간다. 금세 수증기를 폴폴 피워내며 완성된 밥은 '라이스 믹서기'로 들어가 단촛물과 버무려진다. 동시에 기기는 바람으로 온기를 식히며 7분 만에 초밥 만들기에 적합한 밥 594인분을 완성한다. 초밥 공장을 연상하게 하는 이곳은 이마트(139480) 청계천점에 위치한 '센트럴 키친'(CK)이다.
CK란 조리 혹은 반조리를 끝난 식품 재료를 계열 점포에 공급하기 위한 조리 시설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11월 서울 중구 황학동의 이마트 청계천점에 약 200㎡ 규모 CK를 열었다. 일선 점포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한창 바쁜 오전 10시 이마트 청계천점 지하 2층 육로코너 옆 스테인리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마트 매장보다 더 바삐 움직이는 조리사들을 만날 수 있었다. 청계천점 인근 자양점·왕십리점·명일점·상봉점 등 4개 점포로 운송할 델리 상품을 만드느라 분주해보였다.
이마트 청계천점에서 인근 4개 점포는 45% 물량을 자체 생산하고 나머지(55%)를 CK에서 납품받는다. 이마트 CK 조직은 총 17명이다. 조리 경력 10~17년 차 직원들로 구성해 생산 효율도 높였다.

본격적으로 CK 조리시설을 둘러보기 전 '위생전실'을 방문해야 한다. 이마트 CK는 위생복·위생모·장화를 착용한 뒤 손을 깨끗하게 씻은 뒤 입장할 수 있다. 이마트 CK는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HACCP) 인증을 받고 가이드라인에 따라 운영하고 있다.
김보기 피코크델리 담당 CK청계천 대리는 "조리 시설에 들어가기 전 항상 입퇴실 절차를 거친다"며 "잠깐 조리시설에 나왔다가 들어갈 때도 꼼꼼히 위생절차를 거친 뒤 조리시설로 복귀한다"고 설명했다.

처음 들어간 곳은 초밥 조리 시설이다. 초밥 모양을 한입 크기로 빚고 있는 건 사람이 아닌 스시로봇이다. 1초에 1개 밥을 빚은 뒤 알맞은 양의 고추냉이를 올리고 있었다.
김 대리는 "평일 530~600팩, 주말 800~1000팩 정도 스시를 제조한다"며 "다량의 초밥을 균일한 맛으로 제조할 수 있던 이유는 첨단 기기의 도움이 컸다"고 말했다.
균일한 맛 덕분에 CK 델리 상품을 판매하는 청계천점을 포함한 5개 점포 델리 매출은 전년 대비 15.8% 늘었다. 이마트 전점 델리 매출 신장률이 10.7%인 것을 감안하면 우수한 성적이다.

대형 튀김기에선 기름 온도·조리 시간에 알맞게 다양한 튀김류를 자동 조리한다.
CK 론칭 준비를 했던 신중호 이마트 피코크 델리팀 CK-TF 부장은 "기기가 튀김을 제조하는 동안 직원들은 다른 조리 과정을 준비할 수 있다"며 "좁은 공간에서 적은 인력으로 효율을 내기 위한 이마트 CK 전략"이라고 말했다.

튀김기 바로 옆 대형 오븐에서는 통삼겹 외 다양한 바비큐 음식이 조리된다. 오븐기도 재료에 따라 적정 온도·조리 시간을 조정해 조리한다.
김 대리는 "최적의 조리 시간으로 최상의 맛을 낼 수 있도록 수없이 조리 테스트를 거쳤다"며 "맛에는 큰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CK에서 완성된 식품들은 CK에서만 사용하는 냉장고·온장고에 담아 인근 매장으로 배송한다. 냉장고·온장고를 통째로 실어 나르기 위해 한진과 협력해 3.5톤 배송 차량을 개발했다. 차량에는 5키로와트 발전기 두 대가 설치돼 있다.
이마트는 CK 2호점 출점을 노리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당초 인근 3개 점포에만 델리상품을 배송했지만 효율을 높인 결과 1곳을 더 늘릴 수 있었다"며 "수도권 용인 등 경기 남부 권역으로 2호점 출점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smk503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