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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차관 "수능·학업성취도 데이터 개방, 에듀테크 기반 될 것"

에듀테크 기업 간담회에서…기업들 "공교육 데이터 접근" 요구
장상윤 차관, 거버넌스 구축 약속…테스트베드 제공 활성화도

(런던=뉴스1) 서한샘 기자 | 2023-03-31 09:02 송고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30일(현지시간) 영국 노보텔 런던 엑셀 세미나룸에서 열린 '국내 에듀테크 기업 간담회'에 참석했다. (교육부 제공) © News1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30일(현지시간) 영국 노보텔 런던 엑셀 세미나룸에서 열린 '국내 에듀테크 기업 간담회'에 참석했다. (교육부 제공) © News1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에듀테크 박람회를 방문 중인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30일(현지시간) 공교육 데이터 활용에 대한 에듀테크 기업들의 요구에 공감의 뜻을 내비쳤다.
장 차관은 영국 노보텔 런던 엑셀 세미나룸에서 열린 국내 에듀테크 기업과의 간담회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국가수준 학업 성취도평가 데이터 등이 축적·누적되면 에듀테크가 발전하는 데 엄청난 기반이 될 수 있다"며 "이제는 교육부도 변화할 때가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에듀테크 산업 종사자들의 건의·애로사항 등을 청취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간담회에는 교육부 관계자와 이형세 한국디지털교육협회장, 이길호 한국에듀테크산업협회장, 'Bett UK 2023' 참가 국내 기업 등 에듀테크 관계자 26명이 참여했다.

간담회에서 장 차관은 '한국형 에듀테크 거버넌스'를 구축하기 위한 세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우선 교육기관 전자조달시스템인 '학교장터'에 에듀테크 카테고리를 별도 신설해 현장 교사들이 편리하게 에듀테크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영국 모델에서 착안한 아이디어로도 읽힌다. 영국은 개별 학교의 교사·교장이 직접 에듀테크를 구매한다. 교육부·교육청이 에듀테크 도입의 주체가 되는 우리나라와는 차이가 있다.

실제로 이번 Bett 행사에서는 학교장이 본인이 원하는 에듀테크 수요를 입력하면 BESA(영국교육기자재협회)가 그에 맞는 업체를 매칭해 직접 구매 계약을 연계해주는 부스가 마련되기도 했다.

또 교육부는 에듀테크 기업이 교육현장을 잘 알 수 있도록 교육과 연수를 제공한다. 기업이 알기 어려운 교육과정, 교수학습 방식, 학교 운영 등 현장의 모습을 공유하고 교육당국의 정책방향도 공유하는 것이다.

에듀테크를 실증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testbed·시험대)'도 활성화한다. 에듀테크 소프트랩의 실증 프로그램을 통해 기능을 개선할 뿐 아니라 현장 활용성도 충분히 테스트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에듀테크 소프트랩은 교사·학생이 신규 에듀테크를 검토·테스트하는 실험·실증공간이다.

이와 함께 우수 에듀테크가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마케팅을 강화하고 산업부 등 관계부처와 적극 협력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에듀테크 기업들은 이 가운데 특히 학교장터 개선과 테스트베드 활성화에 호응했다.

신인순 천재교육 전무는 "에듀테크 카테고리 별도 개설, 테스트베드 활성화로 귀가 트였다"며 "정부와 일할 때 을의 입장에서 진행했던 경험이 있었는데 이렇게 (필요한 것들을) 선제적으로 제시해 감사하다"고 말했다.

30일(현지시간) 영국 노보텔 런던 엑셀 세미나룸에서 열린 '국내 에듀테크 기업 간담회'에서 기업 관계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교육부 제공) © News1
30일(현지시간) 영국 노보텔 런던 엑셀 세미나룸에서 열린 '국내 에듀테크 기업 간담회'에서 기업 관계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교육부 제공) © News1

◇ 기업들 '공교육 데이터' 접근 요구…교육 차관 "교육부 변화할 때"


이날 간담회에 참여한 에듀테크 기업 다수는 정부가 보유한 방대한 양의 공교육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기초학력 진단평가 결과나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보유한 데이터 등을 그 예시로 들기도 했다.

장용준 뤼이드 대표는 "공교육에 직접 적용될 수 있는 데이터는 공교육 현장에 있다"며 "데이터가 융통되고 데이터를 통해서 유의미한 결과를, 임팩트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다면 인재들이 교육시장에 참여하게 될 것이고, 이를 통해 만들어질 수 있는 변화는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간담회에서 유일하게 공교육 교사로 참여한 조기성 계성초 교사 역시 "어떤 데이터를 어떻게 쌓아서 분석할 것인가가 중요할 것 같다"며 "데이터 표준을 만들어 기업에게 공개한다면 기업이 공교육에서 데이터를 쌓아 함께 공유하는 풀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제안했다.

조 교사는 이어 "물론 데이터는 안전하게 쓸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보안 논의도 함께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장 차관은 데이터 활용 필요성에 공감하며 변화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장 차관은 "그간 '민감한 개인정보'라는 한 가지 이유 때문에 보건·교육분야 등의 데이터를 활용하지 못했다"며 "개방했을 때 생기는 부작용에 대해 사회부처는 경제부처보다 민감해 한다. 부작용이 생길 때마다 얼마나 힘든지 몸소 경험했기 때문에 개혁되기 굉장히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장 차관은 그러면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데이터 등이 축적·누적되면 에듀테크가 발전하는 데 엄청난 기반이 될 수 있다"며 "이제는 교육부도 변화할 때가 된 것 같다. 변화해야만 하는 상황이라는 마음가짐을 가졌다"고 말했다.

이에 장 차관은 "적은 학령인구를 소중한 인재로 키우는 데 교육의 질을 높이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사회부처로서의 한계 등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여러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자세·원칙을 확고하게 가져간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sae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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