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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연기관 퇴출' EU, '이퓨얼'은 봐줬다…"전기차 대세엔 역부족"

공기중 이산화탄소 포집한 '탄소중립' 연료, 2035년 이후에도 내연기관차 사용 가능
독일 가장 앞섰지만 너무 비싼 가격 한계…고가 차량용 머무를 듯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2023-03-30 06:35 송고 | 2023-03-30 09:29 최종수정
포르쉐 칠레 이퓨얼 공장 전경(포르쉐 제공)
포르쉐 칠레 이퓨얼 공장 전경(포르쉐 제공)

2035년부터는 더 이상 유럽에서 내연기관 신차를 볼 수 없을 것 같았는데, 예외가 생겼다. 유럽연합(EU)이 이퓨얼(E-Fuel)을 사용하는 신차 판매는 허용하면서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전환에 대한 속도 지연이 있을 수 있지만, 대세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는 평가다.

지난 28일(현지시간) EU 에너지 장관들은 2035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 신차 판매를 중단하는 법에 최종 승인했다. 다만 독일의 요구로 이퓨얼을 사용하는 신차 판매는 2035년 이후에도 계속될 수 있도록 했다.

앞서 독일은 이탈리아, 폴란드, 불가리아 등과 연대해 내연기관 신차 판매 금지 법안을 반대하는 움직임을 펼쳤다. 내연기관 자동차의 전통 강국인 독일 등은 전기차 전환 속도가 빨라질 경우 고용 감소 등의 타격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전기차 생산에 필요한 부품은 내연기관차 대비 60% 수준으로 신차 생산을 전기차로만 하게 될 경우 인력 감소는 불가피하다.

빠르게 진행되는 전기차 전환 중심에는 유럽 완성차 업체가 아닌 테슬라를 중심으로 한 미국, 거대한 내수시장의 중국 업체, 우리나라의 현대자동차(005380) 등이 서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퓨얼은 물을 전기분해한 수소와 대기 중에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결합해 만든 합성연료다. 차량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양은 동일하지만, 연료 생산 시 탄소가 줄어들기 때문에 탄소중립 연료로 간주된다. 이퓨얼은 기존 내연기관차에 그대로 적용이 가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퓨얼에 가장 첨단에 서 있는 국가는 역시 독일이다. 폭스바겐 산하의 포르쉐는 지난 2020년 2400만달러를 투입해 칠레에 지멘스와 함께 이퓨얼 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2026년까지 연간 5억L 규모의 이퓨얼을 생산한다는 목표다. 이외에도 일본의 도요타, 닛산, 혼다도 공동연구 계획을 밝혔다. 현대차는 지난해부터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 킹 압둘라 과학기술대학과 이퓨얼 공동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다만 이퓨얼은 높은 가격이 문제다. 공기 상태인 이산화탄소와 수소를 억지로 결합하는 만큼 고온·고압이 필요하고 이 과정에서 많은 전기를 사용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이퓨얼 가격은 ㎏당 8000원 수준이다. 휘발유 1L 무게가 약 0.8㎏인 것을 단순 계산하면 이퓨얼은 리터당 6000원 선을 넘는다. 현재 1500원선을 상회하는 주유소 휘발유 가격보다 4~5배가량 비싸다. 2030년 즈음에는 가격이 절반 이하로 내려올 것이라는 전망이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를 두고 고가의 차종에만 이퓨얼이 적용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상용화 차량이 나오는 수소전기차도 아직 가야 할 길이 먼데, 상용화에도 거리가 먼 이퓨얼이 시장 변화에서 큰 역할을 하긴 어렵다는 본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각국 정부가 자국 산업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다보니 내연기관 퇴출을 딜레이하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이퓨얼은 만드는 비용이 비싸다. 전기차가 유럽 시장의 대세가 되는 것을 지연시킬 수 있을지언정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h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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