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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육상연맹, 성전환자 선수 여자부 출전 금지…31일부터 시행

호르몬 규정도 강화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2023-03-24 14:15 송고
남아공의 육상선수 세메냐. © AFP=뉴스1
남아공의 육상선수 세메냐. © AFP=뉴스1

세계육상연맹이 성전환 수술을 받은 선수의 여자부 경기 출전을 금지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계속 뒷말이 나왔던 캐스터 세메냐(32·남아프리카공화국)와 같은 논란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세계육상연맹은 24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남성으로 사춘기를 보낸 성전환 선수(트랜스젠더)가 이달 31일부터 여자부 국제대회에 출전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연맹은 "여성 범주를 보호하는 가장 중요한 원칙에 따른 것"이라면서 "성전환 수술을 받은 선수들에 대한 추가 연구를 수행하기 위한 실무 그룹을 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발표는 이른바 'DSD(Differences of Sexual Development·성적 발달의 차이)'라 불리는 선수들에 대한 출전 기준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연맹의 결정에 따라 31일부터는 육상 모든 여자부 종목에서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리터 당 2.5n㏖ 이하로 24개월간 유지한 경우에만 출전이 허락된다.
다만 현재 400m 미만이나 1마일(약 1.61㎞) 초과 종목에 출전하는 DSD 선수들은 테스토스테론을 2.5n㏖/L 이하로 유지하는 기간을 6개월로 줄여 적용하는 유예 조치를 적용받는다.

세계육상연맹은 2015년부터 400m, 400m 허들, 800m, 1500m, 1마일 여자부 경기 출전 기준을 '1ℓ당 테스토스테론 5n㏖ 이하'로 정했다.

성인 남성의 테스토스테론 정상 수치가 리터당 10~35n㏖로, 국제대회에서 여성으로 출전하려면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일반인 남성보다 낮게 맞춰야 했다. 해당 수치를 넘는 선수는 호르몬 억제제 복용 등으로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낮추거나 출전이 제한됐다.

이 규정은 일명 '세메냐 룰'로 불렸다. 세메냐는 여자 800m 레이스에서 2012 런던 대회와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총 3개의 금메달을 따냈다. 하지만 그의 남다른 신체 능력이 의심을 받았고 체내에 자궁과 난소가 없고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일반 여성보다 3배 이상 높다는 것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신체능력을 겨루는 육상 대회에서 공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고 결국 세계육상연맹은 이 부분에 대한 규정을 더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BBC에 따르면 현재 육상계에서 DSD 선수들은 13명이다. 이들은 이번 규정 적용에 따라 8월 부다페스트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세바스티안 코 세계육상연맹 회장은 "DSD 선수들의 올해 세계육상선수권 출전은 어렵겠으나 테스토스테론을 필요한 수준으로 유지한다면 2024년 파리 올림픽 등 대회에 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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