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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백규 인터뷰] 이주호 "교육개혁, 모두를 위한 맞춤교육에 초점"

"돌봄 책임·디지털 대전환·대학 벽 허물기 핵심과제로 추진"
"2028대입, 지금 입시와 틀 달라질 것…尹정부 땐 미세조정"

(서울=뉴스1) 대담=이백규 대표, 서한샘 기자, 이승배 기자 | 2023-03-23 05:28 송고 | 2023-03-23 09:08 최종수정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이백규 뉴스1 대표와 대담하고 있다. 2023.3.2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이백규 뉴스1 대표와 대담하고 있다. 2023.3.2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윤석열 정부에서 교육개혁을 하기 위한 핵심정책으로 3가지를 제시했다. 올해 초 교육부가 내놓은 핵심정책은 10개였지만 국민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최근 3개로 압축했다. 

0~11세 교육·돌봄에서는 유보통합·늘봄학교로 국가 책임을 강화한다. 교실 수업에서는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하는 등 디지털 대전환을 꾀한다. 소멸 위기를 맞닥뜨린 지역대학을 살리기 위해서는 과감하게 벽을 허물허야 한다는 처방을 내렸다.
교육개혁을 위한 3대 핵심정책은 가장 시급한 국가 어젠다와도 연결된다. "교육과 돌봄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하겠다는 것은 저출생에 대한 대응방안이 된다. 대학 벽을 허물겠다는 것은 지역 소멸, 지역 발전의 핵심전략이다. 디지털 대전환을 교육 분야에서 먼저 하겠다는 것은 4차 산업혁명, 디지털 전환에 교육이 앞장서겠다는 것이다."

이 부총리는 지난 21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진행한 이백규 <뉴스1> 대표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여러 갈등이 있을 수 있지만 교육개혁만큼은 갈등을 최소화하고 함께 가야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교육부 장관으로는 MB정부 당시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이후 '재수'를 하는 셈이다. 재임기간 꼭 해야겠다는 게 있나.
▶가장 중요한 건 아이들이 행복하게 학교에서 교육받을 수 있는 토양을 만드는 것이다. 행복하고 즐거워야 또 열심히 공부할 수 있지 않겠나. 그래서 이번 정부에서 내세운 교육 분야 슬로건이 '모두를 위한 맞춤 교육'이다. 이는 유엔 지속가능목표(SDGs)를 통해 20~30년 전부터 추구해온 것이기도 하다. 국가마다 그에 대한 처방이 다를 텐데, 윤석열 정부는 '맞춤'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이백규 뉴스1 대표와 대담하고 있다. 2023.3.2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이백규 뉴스1 대표와 대담하고 있다. 2023.3.2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 "어떤 가정에 태어나도 질 좋은 교육·돌봄 받아야…유보통합·늘봄학교로 구현"


-0~11세 교육·돌봄에 대해 국가 책임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어떤 가정에 태어나더라도 세계 최고 수준의 돌봄과 교육을 하겠다. 영유아 시기에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으로 양분돼 있고 초등학교에 올라가면 학원 '뺑뺑이'를 돌리는 경우가 많다. 모든 아이가 교육과 돌봄을 받으려면 유보통합도 돼야 하고 초등학교에서는 늘봄학교를 통해 오후 6~7시까지 질 좋은 돌봄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재원은 어떻게.

▶초·중등교육 예산은 국고의 20.79%로 정해져 있으니 재원은 충분하다. 학교 안에 주민도 쓸 수 있는 수영장, 예술공연장 등을 짓는 '교육시설 복합화'는 지자체 예산을 쓸 수 있는 만큼 훨씬 더 좋은 시설을 많이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가르칠 사람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방과후 학교에서 제일 좋은 건 스포츠를 많이 하는 것이다. 그래서 축구협회나 야구협회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해서 전문가를 데려오려 한다. 인공지능(AI)이나 소프트웨어 교육도 예비교사나 발령대기 교사가 들어와서 해도 된다. 유연하게 운영하면 자원은 충분하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이백규 뉴스1 대표와 대담하고 있다. 2023.3.2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이백규 뉴스1 대표와 대담하고 있다. 2023.3.2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 "정해진 답 내는 건 챗GPT가 더 잘해…좋은 질문할 수 있는 교육으로 전환"


-디지털 대전환은 무슨 의민가.

▶디지털 기술로 일의 성격이나 사람의 역할이 완전히 바뀌는 것을 '대전환'이라고 말한다. 이것을 해내는 나라가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되는 건데, 대한민국의 가능성이 많이 거론되고 있다. 지금까지 교육은 아이들에게 '좋은 답'을 쓰라고 요구해왔다. 그런 것은 챗GPT가 더 잘한다. 이제는 '좋은 질문'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학교현장에서 어떻게 구현될 수 있나.

▶2025년에 영어·수학·정보과목에 AI 디지털 교과서를 보급하려고 한다. 디지털 교과서로는 아이들 수준을 파악하고 그에 따른 교육이 가능하다. 이미 사교육 시장에는 도입돼 있고 선진국에서도 지방정부에서 많이 하고 있다. 국가 차원에서 디지털 검인정 교과서 형태로 3과목에 도입하게 된다면 우리나라가 최초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디지털교과서가 들어오면 수업 환경은 어떻게 변할까.

▶디지털교과서가 들어오면 교사 역할이 완전히 바뀔 것이다. 교과서는 지식의 전달을 담당하고 교사는 코치를 해줄 수도, 사회정서적인 역량을 키워줄 수도, 멘토·학습 디자이너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이백규 뉴스1 대표와 대담하고 있다. 2023.3.2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이백규 뉴스1 대표와 대담하고 있다. 2023.3.2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 "지역대학 다 무너진다…지역사회와 벽 허물어야 살아날 것"


-대학 쪽에선 어떤 개혁을 구상하고 있나.

▶학령인구가 계속 줄어 곧 대학 신입생 수가 현재 서울 소재 대학의 정원 규모까지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론적으로는 지역 소재 대학이 다 무너진다는 소리다. 대학을 살리기 위한 핵심은 과감하게 벽을 허무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벽을 허문다는 의미는.

▶가장 작게는 전공 간 벽을 허무는 것이 있다. 학문 발전은 벽이 허물어져야 가능하다. 대학과 전문대, 사이버대 간 벽을 허무는 것도 있다. 별도로 마련된 법체계를 모두 허물어 한 대학기관이 이들 과정을 모두 운영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 소재 대학이 지역사회와의 벽을 허무는 것이다. 지역대학이 성공하려면 지역사회와 동반 성장해야 한다.

-지역혁신 중심 대학지원체계(RISE·라이즈)와 연계해 글로컬 대학 30곳을 키운다고 밝혔다.

▶지역대학과 지역사회의 동반 성장을 위해 지자체에 정부 권한을 넘겨주는 것이다. 중앙정부가 지역대학으로 내리는 프로젝트성 사업 예산이 4조원인데 2025년까지 그 절반인 2조원을 라이즈 시스템을 통해 떼주려고 한다. 글로컬 대학은 지역의 동반성장을 이끌어나가는 동시에 글로벌 추세에 맞추는 대학이다. 윤석열 정부 동안 30곳만 만들어도 성공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선정은 어떻게 하나.

▶대학이 중앙정부가 내세우는 기준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중앙정부가 지역대학의 비전을 보고 거기에 맞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핵심 비전을 5쪽 보고서에 담도록 했다. 현재 혁신을 가로막는 규제·정책까지 담겨 있다면 교육부도 변화할 것이다.

-어떤 형태면 선정이 되나.

▶예를 들어 정부출연연구기관과 통합해 연구역량을 높이겠다는 대학이 나올 수 있다. 혹은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시스템(UC버클리·UC어바인 등)처럼 지역 내 국립대를 하나의 거버넌스로 통합해서 시스템을 구축할 수도 있다.

-학생·학부모는 대입제도에 관심이 많다. 어떻게 변하나.

▶다음 정부 임기인 2028학년도 대입은 고교학점제 교육과정에 맞춰야 하는 만큼 지금 입시와는 틀이 달라질 것이다. 물론 예측가능성이나 안정성에 방점을 두고자 한다. 또 교육부보다도 사회적 합의기구인 국가교육위원회에서 심의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윤석열 정부 동안 입시는 미세 조정한다는 얘기를 수차례 했다. 입시를 흔들 수 있는 여건이 안 되기 때문이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디지털 대전환을 통해 교사 역할과 교과서, 수업이 바뀌면 입시도 많이 바뀔 수 있다고 본다. 그동안 입시변화가 실패했던 이유는 학교 흡수를 못했기 때문이다. 좋은 시험은 수업과 평가가 결합되는 것이다.

-교육개혁도 노동개혁처럼 이견이 생길 수도 있을 것 같다.

▶핵심 과제 중 교육·돌봄 책임은 큰 방향에서 공감대가 있다. 디지털 대전환도 17개 시·도 교육감의 공약과 방향성이 같다. 지역대학 벽을 허무는 것도 반대가 있을 수 있지만 지역을 살리는 유일한 방법이다. 여러 갈등이 있을 수 있지만 교육개혁만은 갈등을 최소화하고 함께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 대담=이백규 대표, 정리=서한샘 기자


sae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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