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삼성전자가 8년만의 최저 영업이익을 기록한 가운데 '반도체 감산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3%대 하락 마감했다.
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투자심리도 위축되며 성장주인 네이버와 카카오도 하락했다.
31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2300원(3.63%) 하락한 6만10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아치운 종목은 삼성전자로 집계됐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4868억원을 순매도 했는데 삼성전자 순매도 규모만 4216억원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8.95% 감소한 4조3061억원으로 집계됐다고 이날 밝혔다. 특히 DS(Device Solutions) 부문 영업이익이 96.95% 줄어든 2700억원으로 나타나면서 시장 기대치(약 1조원)를 크게 밑돌았다.
실적발표 후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김재준 삼성전자 DS(반도체) 부문 부사장이 '감산은 없을 것'이란 입장을 고수해 주가 하락폭이 더 커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현재 반도체 시장은 공급 과잉으로 기존 대비 3배 이상의 재고가 급증한 상태다.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 등 경쟁 업체들이 감산을 공식화한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감산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은 '치킨게임'에 따른 실적 우려를 키우고 있다.

미국의 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경계 심리가 유입되면서 국내 대표 성장주 네이버와 카카오도 하락 마감했다.
이날 카카오는 전 거래일보다 2100원(3.31%) 하락한 6만1400원에 장을 마쳤다. 네이버 역시 2.17% 하락했다.
두 종목 모두 기관과 외국인의 동반 매도가 주가를 끌어내렸다. 외국인은 네이버와 카카오를 각각 199억원, 245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이날 성장주가 약세를 보인 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2월 FOMC에서 매파적(통화긴축선호) 기조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 영향으로 보인다.
연준은 이번 FOMC에서 금리인상을 기본 폭인 '베이비스텝'(한번에 금리를 0.25%포인트만 인상하는 것)만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시장이 금리인상 속도조절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을 보이면서 1월 증시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 문제다. 연준은 아직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억제가 더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FOMC에서 매파적 발언을 통해 시장에 '경고'를 할 것이란 전망이 월가에서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번주에는 FOMC 외에도 유럽중앙은행(ECB), 영란은행(BOE) 등 주요국 통화정책회의와 주요 대형 기술주 실적 발표 등이 대기하고 있어 투자 경계 심리가 높아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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