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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서 역대 가장 따뜻한 1월…우크라 "날씨도 우리 편"

이상 고온 덕분에 푸틴의 '에너지 무기화' 무력화 평가도
스위스 20도…유럽 8개국 역대 최고 기온 경신

(서울=뉴스1) 이유진 기자 | 2023-01-04 10:18 송고
지난 5월부터 계속되고 있는 폭염으로 인해 유럽 곳곳에서 가뭄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이유진 기자
지난 5월부터 계속되고 있는 폭염으로 인해 유럽 곳곳에서 가뭄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이유진 기자

유럽의 겨울이 이상하다. 지난해 극심한 폭염 등 이상 기후로 고통을 받았던 유럽은 2023년 새해 첫날부터 각국이 연달아 이상 고온을 기록하는 등 '심상치 않은' 따뜻한 겨울을 나고 있다. 

3일(현지시간) CNN과 현지 보도 등에 따르면 체코와 폴란드, 네덜란드, 벨라루스 리투아니아, 덴마크, 라트비아, 리히텐슈타인 등 유럽의 8개국이 새해 첫날인 1일 역대 최고 기온을 갈아치운 것을 시작으로 유럽이 가장 따뜻한 겨울을 지내고 있다. 

스위스 서북부 쥐라 자치주(칸톤) 일부 지역은 지난 1일 기온이 한때 20.2도로 관측되며 1월 역대 최고 기온을 경신했고, 프랑스 알프스 지역의 스키장은 눈이 녹아내려 운영이 불가능할 정도라고 한다. 

지난해 여름, 섭씨 40도를 훌쩍 넘긴 '공포의 폭염'으로 고통을 받았던 유럽에선 당시 가뭄과 산불 등으로 인명 피해도 잇따랐는데, 이러한 이상 기후가 이번 겨울에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세계적인 기후학자 막시밀리아노 에레라는 지난해 유럽을 덮친 폭염에 대해 "유럽 역사상 가장 극심한 폭염"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이상 기후는 지난 12월31일부터 1월1일에도 이어졌다고 말했다. 

실제 유럽의 중부에 있는 오스트리아와 스위스 사이에 있는 나라인 리히텐슈타의 수도 파두츠도 지난 1일 기온이 섭씨 20도에 달했고, 체코와 폴란드의 일부 지역의 기온이 섭씨 19도를 넘는 등 심상치 않은 따뜻한 겨울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에레라는 "유럽이 미지의 영역에 진입했다"며 수 세기에 걸쳐서 기록했던 기후 관련 기록들을, 미세한 차이도 아닌 5도 이상 등 큰 폭으로 경신하는 데엔 분명히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우려헀다. 

평년 기온과 비교했을 때, 현재 유럽에서 이어지고 있는 이상 고온 현상은 지난해 여름의 폭염보다도 더욱 심각한 현상이라고 그는 경고했다.

유럽 대륙에 섭씨 40도를 웃도는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1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에펠탑 샤요궁 앞 분수대에 들어가 더위를 식히고 있다. 프랑스 기상청은 이날 오후 수도 파리의 낮 최고기온이 섭씨 40.1도를 가리켜 2019년 6월 28일 46도, 2003년 8월 12일 44.1도 다음으로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세 번째로 더운 날로 기록되는 한편, 프랑스 전역 63개 지역에서 최고 온도 기록을 경신했다고 밝혔다. © News1 이준성 프리랜서기자
유럽 대륙에 섭씨 40도를 웃도는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1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에펠탑 샤요궁 앞 분수대에 들어가 더위를 식히고 있다. 프랑스 기상청은 이날 오후 수도 파리의 낮 최고기온이 섭씨 40.1도를 가리켜 2019년 6월 28일 46도, 2003년 8월 12일 44.1도 다음으로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세 번째로 더운 날로 기록되는 한편, 프랑스 전역 63개 지역에서 최고 온도 기록을 경신했다고 밝혔다. © News1 이준성 프리랜서기자

◇ 우크라이나도 따뜻한 겨울…고온 덕에 푸틴 '에너지 무기화' 위협 줄어

영국 기상 당국은 이러한 이상 기후의 원인으로 아프리카에서 건너온 뜨거운 고기압이 유럽 상공에 머문 데 큰 영향이 있다고 봤다. 아울러 북반구에 위치한 5개 고기압도 고온의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폭염과 이상 고온 현상과 같은 기후 변화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이처럼 이례적인 따뜻한 겨울이 유럽에 부정적인 영향만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이례적으로 따뜻한 겨울 날씨를 보이고 있는 덕분에, 극심한 에너지난에 시달리고 있던 유럽의 에너지 소비량에 대한 우려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유럽 각 동맹국들에 천연가스 수출을 제한하는 등 '에너지 무기화'로 위협을 가해왔다. 

안톤 게라센코 우크라이나 내무부 장관 보좌관은 새해 첫날인 1일 "푸틴은 우크라이나 동맹국들을 (에너지 위협으로) 동결하고 우크라이나를 물리치려 했지만 날씨 조차도 우리 편“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의 국영 전력회사 우크레네르고는 이날 "따뜻한 날씨 덕에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소비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현재 크림반도(크름반도)가 역대 1월 중 최고 기온을 연이어 기록하는 등 우크라이나에도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한편 이처럼 이상 고온으로 따뜻한 겨울을 나고 있는 유럽이 단기적으론 에너지 소비량을 줄이는 등 장점이 있을 수 있지만, 기상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기후 변화로 인한 미래가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rea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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