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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코인 새해전략]페이코인, 실명계좌에 사활…가맹점·해외 진출 달렸다

새해 첫 계획은 '계좌 확보'…FIU에 기한 연장 요청
실명계좌 따면 확보해둔 가맹점 공개…해외 진출도 본격화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2023-01-04 07:00 송고
편집자주 지난 2022년은 가상자산 업계의 수난시대였다. 가상자산 프로젝트 대부분이 가격 하락의 쓴 맛을 봤고, 테라 사태 및 FTX 사태 등을 거치며 시장 전체의 신뢰도도 떨어졌다. 그럼에도 살아남은 프로젝트들은 하락장에서도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강화된 규제에 고군분투 중인 국내 프로젝트들은 더욱 그렇다. 이에 <뉴스1>은 국내 가상자산 프로젝트, 이른바 'K-코인'들의 새해 전략을 살펴보며 2023년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분위기를 점쳐본다.
페이코인 제공.
페이코인 제공.

가상자산 결제 서비스 페이코인이 지난해 말까지 실명확인 입출금계좌(실명계좌) 발급 확인서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새해부터 중대한 분수령을 맞았다.

은행으로부터 실명계좌를 확보할 경우, 지난해부터 준비해왔으나 공개하지 못했던 서비스들을 모두 선보일 수 있게 된다. 페이코인은 그간 확보해둔 결제 가맹점들을 공개하고, 해외 진출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금융당국이 허용한 기한까지 계좌를 확보하지 못하면 페이코인 서비스 자체를 중단해야 한다. 

◇첫 걸음은 '계좌 확보'부터…FIU·전북은행에 걸린 운명

페이코인의 새해 첫 사업 계획은 계좌 확보다. 실명계좌 확보에 사업 전체가 달려있기 때문에 페이코인은 전북은행으로부터 실명계좌를 얻는 데 사활을 걸어야 한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페이코인은 지난달 29일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실명계좌 확보 기한을 늦춰달라고 요청했다. FIU는 현재 페이코인의 요청을 검토 중이다. 

당초 페이코인은 지난 2021년 9월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기한에 맞춰 '지갑 서비스업자'로 FIU에 신고를 마쳤다. 이에 FIU는 2022년 4월 페이코인에 신고수리증을 뒤늦게 전달했으나, 이후 2022년 말까지 실명계좌를 갖춰 거래업자로 변경신고할 것을 요구했다.

FIU가 이 같은 요구를 한 것은 페이코인의 사업구조에 원화와 가상자산(페이코인) 간 교환이 있어 지갑업자보다는 거래업자에 가깝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페이코인 서비스에는 고객이 페이코인으로 결제하면 모회사인 다날이 법정화폐로 전환해 가맹점에 정산해주는 과정이 포함돼 있다.

요구에 따라 페이코인은 전북은행과 실명계좌 협상을 지속해왔다. 특히 지난달에는 협상이 막바지에 이르는 등 상당한 진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FIU가 제시한 기한까지 실명계좌 발급 확인서를 받지 못하면서 결국 페이코인은 기한 연장을 요청하게 됐다. 

전북은행은 실명계좌 발급을 긍정적으로 고려해왔으나, 최근 FTX 사태 등으로 가상자산 시장의 신뢰도가 하락하면서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페이코인은 FIU가 기한을 늦춰주고, 전북은행이 실명계좌를 발급해줘야만 올 한 해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된다.

이 경우 가상자산 프로젝트 중에선 처음으로 실명계좌를 확보해 원화와 코인 간 교환을 지원하는 사례가 된다. 현재까지는 업비트, 빗썸 등 기존 가상자산 거래소 5곳만 실명계좌를 확보했다. 페이코인처럼 서비스를 운영하는 가상자산 프로젝트가 계좌를 확보한 사례는 없었다. 페이코인이 계좌와 함께 사업적 정당성을 확보할 것이란 평가다. 

◇계좌 확보하면? 가맹점 공개·해외 진출에 방점

실명계좌를 확보한다는 가정 하에 페이코인은 가맹점 공개, 해외 진출 두 가지에 방점을 두고 올해 사업을 추진한다. 

그동안 페이코인은 '가상자산 결제'라는 콘셉트에 맞게 유통 업계를 중심으로 결제 가맹점을 확보해왔다. GS25, CU 등 편의점과 BBQ, 할리스커피 등 주요 프랜차이즈까지 결제처로 확보한 덕에 현재 페이코인의 국내 가맹점 수는 15만개에 달한다. 

페이코인은 지난해에도 다수의 결제처를 새로 확보했다. 그러나 실명계좌를 확보하기 전까지는 마케팅을 잠정 중단하라는 금융당국에 요구에 따라 새로 제휴한 결제처들을 공개하지 못했다. 

실명계좌를 확보할 경우 페이코인은 그간 확보한 결제 가맹점들을 순차적으로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가맹점 공개가 곧 새해 사업 전략인 셈이다. 페이코인 관계자는 "지난해 실명계좌 이슈로 로드맵을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에 제휴처 공개, 해외결제 등 로드맵을 단계적으로 달성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새해 전략은 해외 시장 진출이다. 페이코인은 지난 2021년 유니온페이와 제휴를 맺으며 해외 시장 진출을 선언했으나, 지난해에는 실명계좌 이슈로 큰 힘을 쓰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 지난해 페이코인 발행사 페이프로토콜은 싱가포르 소재 가상자산 결제 서비스 기업 '트리플에이(Triple A)'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트리플에이는 싱가포르 규제당국으로부터 정식 라이선스를 취득한 가상자산 결제 사업자다. 싱가포르 시장 진출에 있어 법적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미리 조치해해둔 셈이다. 해외 사업에서는 국내 사업 때처럼 제도권 편입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모든 것은 실명계좌를 확보했다는 가정 하에 추진할 수 있는 전략이다. 계좌를 확보하지 못하면 서비스 자체를 중단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한다. 페이코인 사업에는 가상자산을 법정화폐로 전환해 가맹점에 정산해주는 과정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실명계좌를 확보해 거래업자로 변경신고해야만 이 같은 정산 과정을 포함한 사업을 이어갈 수 있다. 

페이코인 관계자는 "은행과의 협상에서 진정은 있으나 확인서를 발급받지 못한 상태"라며 계좌 확보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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