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외교부 장관(왼쪽)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 (외교부 제공) 2022.8.9/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박진 외교부 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12일 화상으로 만났다.

우리 외교부에 따르면 박 장관과 왕 부장은 이날 오후 화상으로 진행된 한중외교장관회담을 통해 양국관계 주요 현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한중 양측은 당초 연내 왕 부장 방한을 통해 한중외교장관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우려 등 중국 내 사정 등을 감안해 화상으로 우선 진행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장관과 왕 부장은 지난 8월엔 중국 칭다오(靑島)에서 첫 대면 회담했고, 이후 두 사람은 지난달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계기 한중정상회담에도 배석했다.

이날 회담에선 앞서 한중정상회담에서 논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북한 핵 문제, 역내 공급망 협력 등에 관한 사항이 재차 다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리 측은 제7차 핵실험 준비를 마친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중국 당국의 '건설적 역할'을 요청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 News1 DB

아울러 우리 측은 북한이 핵실험 등 중대 도발을 감행할 경우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공동 대응에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이 동참해 달라고 요구했을 가능성이 있다.

정부 안팎에선 이외에도 한중 양측이 이날 회담을 통해 수교 30주년을 맞은 양국 간 '인적·문화적 교류 확대'에 대해서도 논의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중국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체들이 우리 드라마·영화를 공식 서비스 하는 사례가 늘면서 국내에선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공식 해제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중국 측은 우리 정부가 미국과의 '밀착' 구도를 형성하고 데 대해 내심 경계하고 있어 이날 회담에서도 관련 언급이 있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우리 정부는 지난달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대동소이한 내용을 담은'한국판' 인도·태평양 전략의 기본 방향을 공개했다.

우리 정부는 이 같은 한국판 인도·태평양 전략이 "특정 국가를 겨냥한 건 아니다"는 입장이나, 중국 측은 자국 견제를 목표로 역내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미국과 우리나라 간의 정책 동조화를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15일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당시 "한국과 '진정한 다자주의'를 공동으로 실천할 용의가 있다"는 말로 미국 주도의 동맹·우방국 간 연대 움직임을 견제했다.


n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