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뉴스1) 강남주 기자 = 인천 영종도 미단시티에 외국인전용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1단계)를 건설하고 있는 중국계 회사가 2·3단계 사업부지를 매각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우리 정부엔 2·3단계 투자를 약속한 후 카지노 허가를 득하고도 지키지 않은 것인데, 1단계 사업기한 연장에 걸림돌이 될지 주목된다.
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복합리조트 사업자 알에프케이알(RFKR·중국 푸리그룹 자회사)은 미단시티 내 2~3단계 사업부지를 매각했다.
2단계 부지(5만800㎡)는 주상복합시설·상업시설·주차장 용지 등 4개 필지로 지난 8월 1176억원에, 아파트 용지인 3단계 부지(8만9585㎡)는 지난해 10월 1560억원에 각각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부지를 매입한 회사는 지난해 4월 산업통상자원부에 캐나다 자본이 들어간 외국인투자기업으로 등록한 A사다.
RFKR 측은 부지를 매각한 배경에 대해 “필요 인력운영, 자금조달, 운영사 선정, 공동투자사 선정, 재착공 등 1단계 사업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서”라고 해명했다.
자금난으로 2년 9개월째 멈춰 있는 1단계 사업의 정상화를 위해 부지를 매각했다는 의미다.
이 사업은 2017년 착공됐으나 추가 자본금을 확보하지 못해 2020년 2월부터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시공사 기성금 약 300억원을 주지 못했기 때문인데, 기성금이 밀리자 시공사는 공사를 중단하고 유치권 행사에 들어갔다. 현재 공정률은 25%에 머물러 있다.
RFKR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와의 약속을 어긴데 대한 비난은 불가피 할 전망이다.
이 사업은 정부가 2012년 9월 관련볍을 개정해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인전용 카지노업 허가 사전심사제도를 도입한 이후 2014년 3월 국내 1호로 허가받았다.
애초 중국계 인도네시아 부동산개발회사 ‘리포’와 카지노운영 그룹인 미국 ‘시저스’가 합작회사(LOCZ)를 설립해 추진했으나 2016년 리포가 지분을 매각했고 2021년 시저스마저 철수했다. 현재는 2016년 리포 지분을 매입한 RFKR가 시저스 지분까지 사들여 단독사업자가 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 사업 심사과정에서 ‘먹튀 논란’이 일자 언론브리핑을 통해 “LOCZ가 2·3단계도 투자한다고 약속했다”며 “투자를 안한다고 정부가 어떻게 할 수는 없지만 투자자가 굉장한 의욕을 갖고 있고 기본적으로 약속을 지킨다고 확약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사업자가 변경되는 과정에서도 이 약속은 바뀌지 않았다.
RFKR은 또 지난해 1단계 사업기한 연장 조건인 ‘공사재개’ 약속도 이행하지 않고 있다. 문체부는 지난해 3월이었던 사업기한을 올해 3월로 연장해 주면서 ‘공사재개’를 조건으로 걸었다.
문체부 관계자는 “LOCZ가 2·3단계 투자를 약속한 건 맞다”면서 “또 사업기한 1년 연장 조건인 공사재개도 현재까지 지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RFKR은 내년 3월까지인 공사기한을 1년 더 연장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이번 연장이 받아들여지면 2021년 3월, 2022년 3월, 2023년 3월에 이어 네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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