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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 군용기 '카디즈·자디즈' 동시 진입…한미일 안보협력 반발?

주한미군·미 중부사령부 우주군 부대 창설 발표 후 돌발 행동
한미일 대 북중러 구도 긴장 및 견제 행보 지속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2022-11-30 16:42 송고
러시아 TU-95 폭격기(위에서부터 시계방향)와 중국 H-6 폭격기, 독도 영공을 두 차례 침범한 러시아 A-50 공중조기경보통제기. © 로이터=뉴스1
러시아 TU-95 폭격기(위에서부터 시계방향)와 중국 H-6 폭격기, 독도 영공을 두 차례 침범한 러시아 A-50 공중조기경보통제기. © 로이터=뉴스1

중국·러시아의 전투기 및 폭격기 등 군용기가 30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과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자디즈)을 동시 진입했다가 이탈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를 놓고 북한 뿐만 아니라 중국·러시아에 대한 견제로 읽힐 수 있는 한미일 3국의 안보협력에 대한 시위성 연합훈련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48분쯤 중국 군용기 2대(H-6 폭격기)가 이어도 서북방 126㎞에서 카디즈 진입 후 동쪽으로 이동해 6시13분쯤 카디즈를 이탈했다. 또 6시44분쯤 포항 동북방 카디즈 재진입 후 북쪽으로 비행해 7시7분쯤 카디즈를 빠져나갔다.

이후 낮 12시18분쯤 중국 군용기 2대(H-6 폭격기)와 러시아 군용기 6대(TU-95 폭격기 4대·SU-35 전투기 2대)가 울릉도 동북방 200㎞에서 카디즈 진입 후 독도 동남쪽으로 비행해 12시36분쯤 카디즈를 이탈했다. 이들 8대 중 중국 군용기 2대와 러시아 군용기 2대(TU-95 폭격기) 등 4대는 동해 카디즈 외곽을 따라 남서방향으로 비행했고, 나머지 4대(TU-95 폭격기 2대, SU-35 전투기 2대)는 카디즈 외곽에서 북쪽으로 빠져나갔다.

이날 중국·러시아 군용기 중 일부는 자디즈를 진입했다 이탈하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러시아 군용기의 우리 영공 침범은 없었다. 중국 당국은 직통망을 통해 우리 군에 '통상적인 훈련'이라고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군은 중국·러시아 군용기가 카디즈에 진입하기 이전부터 관련 상황을 감지하고 F-15K 등 공군 전투기를 투입해 우발상황을 대비한 전술조치를 실시했다. 일본도 전투기 등을 동원해 중국·러시아 군용기의 자디즈 진입에 대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러시아 군용기의 카디즈 동시 진입은 2019년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매년 1차례씩 발생했다. 올해의 경우 5월24일에 중국 군용기 2대와 러시아 군용기 4대가 독도 인근 카디즈에 진입했다가 이탈한 일이 있었다.

지난 5월24일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4박5일 간에 걸친 우리나라와 일본 순방을 마치고 일본을 떠나는 날이었다. 이 때문에 러시아·중국 군용기의 카디즈 등 진입은 특정 정치 이벤트에 대한 무력 시위 성격을 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9일 충남 계룡시 계룡대에서 열린 제74주년 국군의날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F-15K 편대가 기동시범을 보이고 있다. 2022.10.1/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29일 충남 계룡시 계룡대에서 열린 제74주년 국군의날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F-15K 편대가 기동시범을 보이고 있다. 2022.10.1/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큰 틀에서 미중 패권 경쟁이 지속되고 있고, 우크라이나를 놓고 미국과 러시아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면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미국의 우주군 부대가 인도·태평양 지역에 처음 생기는 상황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도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미 인도태평양사령부에 우주군사령부 부대를 창설한 미국은 주한미군과 미 중부사령부에도 각각 우주군 구성군사령부를 설립할 예정이다.

미국 본토를 제외한 지역사령부에 우주군 예하부대가 창설되는 것은 인태사령부가 처음이다. 이어 주한미군에 우주군 부대가 만들어진다면 2번째 사례가 될 전망이다.

주한미군에 우주군 부대가 만들어진다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탐지하는 역량이 제고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미국이 북한 뿐만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 주한미군에 우주군 부대를 창설하려는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중국·러시아 군용기의 카디즈·자디즈 동시 진입은 한미일 3국의 안보협력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로도 읽힌다.

한미일 3국 정상은 지난 13일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의 실시간 공유'를 추진하기로 합의하는 등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공조 수위를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28일엔 일본 오키나와 캠프 코트니에서 임성근 해병대 제1사단장과 제이 버저론 미 해병대 제3사단장이 만나 내년 3월 실시 예정인 쌍룡훈련 등 주요 작전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아울러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공개된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우방국' 중국을 향해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할 능력이 있고 그 과정에 관여할 책임이 있다"며 평화와 안정을 위해 영향력을 행사할지 여부를 중국이 결정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는 중국이 북한의 무력도발 등 강경 행보를 '자제시켜야 한다'라는 입장을 표한 것으로, 최근 한미일 정상이 중국에 요청한 사안과 같은 맥락의 발언이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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