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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하의 러시아 리포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뿌리깊은 앙숙’

(서울=뉴스1) 유준하 법무법인 바른 러시아 변호사 | 2022-11-04 11:00 송고
유준하 법무법인 바른 러시아 변호사

사실상 러시아의 시작점은 882년 올례그가 세운 키이우 루스 공국에서부터 시작한다. 러시아의 이름은 키이우 루스의 루스에서 시작되었다. 물론 몽골의 침략 이후에 모스크바 공국이 세력을 키워 러시아를 거의 장악하였지만 지금 러시아인들에게는 키이우 공국이 러시아의 시발점이라고 교육하고 있다.

사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그렇게 사이가 좋은 나라는 아니었다. 유럽과 아시아를 이어주는 허브 지역에서 항상 침략당하는 국가였다. 1922년 소련 강제 합병 전까지 러시아 제국과 양분하여 오스트리아-헝가리 통제 아래에 있었던 국가였고, 터키와 중동으로 이어진 흑해와 관련하여 주변국들의 주의를 끌었다. 1923년에 이르러서야 우크라이나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이라는 이름으로 구성국이 되었다.
구 소련시절 우크라이나 출신인 흐루시쵸프가 세금 및 국경 문제로 크림반도를 러시아에서 당시 소련연방 소속인 우크라이나에 포함시켰다. 사실상 러시아의 뿌리는 우크라이나에 있는 것이다. 구소련 시절 크림반도에 거주하던 주민의 95%가 러시아 국적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크림 합병에 그리 놀랄 일도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소련 붕괴 이후 우크라이나가 독립한 상황에서 엄연한 국경 침범이 이루어졌고 강제적인 병합이 이루어졌다는 것은 국제 사회의 문제로 회부될 것이 분명하다.

러시아는 자국민이 있는 도시의 병합은 합리적이고 합법적이며 원래 흐루시쵸프만 아니었으면 자국 국토라고 주장한다. 우크라이나는 이에 반해 정당한 자국 국토이며 자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 곳이라고 말한다. 병합된 크림반도는 구소련 국가의 러시아 사람들이 거주하던 곳이기 때문에 법안이 통과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러시아의 이번 우크라이나 침범 사태는 과거와 격이 다르다. 물론 극동지방의 몇 도시가 친러시아 성향을 보여 크림반도 병합 이후에 자경단을 꾸려 러시아에 병합될 계획을 세웠지만 러시아는 바로 병합하는 대신 독립국으로 인정한 후 독립국에 대한 침범으로 우크라이나에 전쟁한 것이다. 러시아는 침략이나 침공이 아닌 독립국에 대한 지원 특수 작전으로 명명하였다.
같은 언어를 쓰는 민족이라는 부분에서 남북한 상황이 생각된다. 어느 한 쪽이 침범하게 되면 같은 언어를 쓰며 대립하게 되는 그 상황이 너무 처절하다. 필자는 러시아 유학 생활 덕분에 러시아어가 편하다. 그런데 서방 언론의 우크라이나 난민 인터뷰를 볼 때마다 감정이 복잡해진다. 이들이 유창한 러시아어로 인터뷰하기 때문이다. 화합과 존중의 시대가 붉고 서글피 흘러간다.


younm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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