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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다노 창시자 "한국, 루나 트라우마 극복해야…혁신 멈춰선 안돼"

[웹서밋 2022]찰스 호스킨슨 카르다노(에이다) 창시자 인터뷰
"카르다노는 3세대 블록체인 대표주자…한국 기업과 제휴 적극 고려"

(포르투갈 리스본=뉴스1) 박현영 기자 | 2022-11-03 07:00 송고 | 2022-11-03 07:03 최종수정
찰스 호스킨슨 카르다노(에이다) 창시자. 사진=박현영 기자
찰스 호스킨슨 카르다노(에이다) 창시자. 사진=박현영 기자

"루나가 무너지기 전 한국인 투자자들은 한국인이 만든 가상자산 프로젝트에 40조원이 몰렸다는 자부심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루나가 무너졌을 때 ‘트라우마’가 생긴 것입니다. 하지만 한국은 그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다시 가상자산 분야에서 혁신을 거듭해야 합니다."

찰스 호스킨슨(Charles Hoskinson) 카르다노(에이다) 창시자는 2일(현지시간) 포르투갈 리스본 '웹서밋 2022' 현장에서 진행한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테라‧루나 사태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를 밝히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은 '루나 사태'를 온전히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것 같다. 루나 사태가 한국 가상자산 시장의 발전 속도를 떨어뜨릴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한국 가상자산 시장은 혁신을 거듭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호스킨슨 창시자는 "일본이 마운트곡스 해킹 사례를 극복하고 규제를 잘 마련한 것처럼, 한국도 가상자산 분야에 있어 혁신을 멈춰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루나는 불마켓만을 위한 프로젝트"…의견 밝힌 '크립토 1세대' 
호스킨슨 창시자는 오랜 가상자산 투자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업계 1세대이자 '크립토 인플루언서'다. 비탈릭 부테린과 함께 이더리움의 첫 구조를 설계한 인물로, 지난 2014년 이더리움 재단을 나와 카르다노 개발사인 IOHK(현 IOG)를 창업했다.

2017~18년 국내에서 에이다(ADA) 코인이 인기를 끌었을 땐 각종 커뮤니티에서 끊임없이 언급되던 인물이기도 하다. 유럽 최대 규모 기술 행사인 '웹서밋 2022'에서는 오는 3일부터 4일까지 연사로서 가상자산 및 웹3.0의 미래를 공유한다. 

그는 평소 다른 가상자산 프로젝트에 대한 의견도 가감 없이 밝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날 인터뷰에서도 그는 지난 5월 전 세계 가상자산 시장을 뒤흔든 '테라‧루나 사태'에 대해 솔직한 의견을 밝혔다.

호스킨슨 창시자는 "스테이블코인 자체는 가상자산 생태계에서 꼭 필요한 존재다. 나 역시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에 몸 담았던 적이 있다"면서 "테라가 무너진 건 스테이블코인이라서가 아니라, 불마켓(상승장)을 위해 디자인된 프로젝트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테라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들은 수조원이 끊임없이 몰려야만 지속 가능한 구조였다고 비판했다. 가상자산 시장에 돈이 몰리는 불마켓에선 이런 구조가 가능하지만, 시장이 베어마켓(하락장)으로 접어들면 지속될 수 없는 모델이라는 지적이다.

일례로 테라 기반 탈중앙화금융(디파이) 서비스인 앵커프로토콜은 루나(LUNA) 가격이 99% 이상 하락하게 한 주범이 됐다. 앵커프로토콜은 루나를 스테이킹(예치)하고 테라 스테이블코인 UST를 대출하는 서비스로, 스테이킹한 자산에는 20% 가까운 이자를 지급했다. 고이율 탓에 앵커프로토콜의 준비금은 빠르게 동나기 시작했고, UST 가격이 1달러 미만으로 무너졌을 땐 앵커프로토콜에서 자금이 빠르게 빠져나가면서 테라 생태계 전체가 무너졌다. 호스킨슨 창시자 역시 이 같은 점을 지적한 것이다.

호스킨슨 창시자는 "불마켓에서는 프로젝트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을지 몰라도, 베어마켓에 접어들기 시작하면서 '뱅크런'을 버텨낼 수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한국 시장은 루나 사태를 극복하고 더 발전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호스킨슨 창시자는 "한국은 루나 사태를 '마이너한(중요하지 않은)' 이벤트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그렇게 할 경우) 수조원 규모 가상자산 생태계를 설계하는 한국 기업들이 더 많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카르다노, 마케팅 없이도 성장할 것"…호스킨슨의 자신감

카르다노 로고.
카르다노 로고.

이날 호스킨슨 창시자는 블록체인 플랫폼 '카르다노'의 경쟁력과 비전에 대해서도 공유했다. 카르다노는 이더리움과 자주 비교되는 대표적인 레이어1 플랫폼이다. 블록체인 업계 태동기 때부터 개발을 시작한 플랫폼인 만큼 이더리움의 부족한 확장성을 해결할 대안으로도 불렸다.

그러나 스마트컨트랙트 기능 도입이 늦어지면서 후발주자인 솔라나, 폴카닷 등 다른 레이어1 플랫폼들이 부상하기 시작했다. 스마트컨트랙트 기능이 있어야 해당 블록체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데, 카르다노는 지난해 말이 되어서야 스마트컨트랙트를 지원한 것이다.

그럼에도 호스킨슨 창시자는 카르다노가 '3세대 블록체인'의 대표주자인 점은 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1세대는 비트코인, 2세대는 이더리움이라면 3세대는 역시 카르다노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1세대 블록체인인 비트코인은 프로그래밍이 불가능해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를 만들 수 없었고, 2세대인 이더리움은 프로그래밍을 가능하게 했지만 확장성이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더리움이 PoW(Proof of Work, 작업증명) 기반에서 PoS(Proof of Stake, 지분증명)으로 전환되는 데 7년이다 걸렸다"면서 "이미 PoS 기반인 카르다노는 최초의 3세대 블록체인 플랫폼"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카르다노가 최초로 '온체인(블록체인 상) 거버넌스'를 구현했기 때문에 솔라나 같은 후발주자보다 뛰어나다고 자신했다.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거버넌스는 생태계 발전이나 주요 개발에 관한 의사결정을 토큰 보유자들이 투표로 결정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카르다노는 토큰 보유자들이 직접 제안할 수 있는 '펀딩제안(FP)'과 개발 관련 제안을 의미하는 '카르다노발전제안(CIP)' 등 두 가지로 제안 시스템을 분류하고, 토큰 보유자들의 투표로 생태계가 굴러갈 수 있도록 하는 '온체인 거버넌스'를 구현했다.

호스킨슨 창업자는 "확장성과 더불어 온체인 거버넌스까지 구현한 3세대 블록체인 플랫폼은 카르다노가 최초"라며 "5~10년 후를 생각했을 때 장기적으로 카르다노가 가장 균형을 잘 맞춘 플랫폼"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이유로 카르다노는 한 때 한국에서도 크게 인기를 얻었다. 에이다(ADA)는 글로벌 시가총액 순위가 늘 10위권 이내인 '대형 코인'임에도 2018년 초 70% 이상이 한국 시장에서 거래되기도 했다.

하지만 개발 진척 속도가 느린 탓에 국내에서 카르다노의 존재감은 옅어져갔다. 최근에는 빠른 거래 속도를 자랑하는 솔라나나, 레이어2 플랫폼임에도 다수의 서비스를 유치한 폴리곤이 국내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이에 대해 호스킨슨 창시자는 "솔라나나 폴리곤 같은 프로젝트들은 한국 시장에 수십억원을 쓰고 있고, 각종 콘퍼런스도 개최하고 있다"며 "사람들에게 재정적인 인센티브를 지급하면서 성장할 경우, 인센티브가 없으면 사람들은 떠나게 된다"고 지적했다.

반면 그는 금전적 투자나 마케팅 없이도 성장하는 블록체인 생태계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호스킨슨 창시자는 "마이크로소프트도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데만 수조원을 썼지만 결국 구글의 독점을 이기지 못했다"며 "카르다노는 비트코인처럼 개발자들에 의해 자연히 성장하는 모델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 시장의 잠재력을 인지하고 있는 만큼, 한국 시장을 위한 인력을 채용하거나 한국 지사를 설립할 계획은 있다고 밝혔다.

호스킨슨 창시자는 "굉장히 오랜 시간 동안 서울에 지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고려해왔다"며 "한국은 자본 면에서도 큰 잠재력을 갖춘 시장이기 때문에 한국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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