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백화점 업계가 명품 슈즈 브랜드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 기존 핸드백·주얼리 위주의 명품 매장 매출 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압구정 갤러리아는 웨스트 3층 명품 슈즈존에 샤넬·디올·루이비통 슈즈 단독 매장을 연다. 연내 개점이 목표다.
몇 년새 명품 브랜드 오픈런 현상이 심화되자 가방 이외에 신발이나 주얼리를 구매할 수 있는 별도 매장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일찌감치 신발 특화 매장을 선보였다. 강남점엔 2층 샤넬 매장과 더불어 4층에 샤넬 슈즈 매장이 별도로 마련했다. 구찌 매장 역시 여성 매장부터 남성 매장·주얼리·슈즈 매장을 별도로 운영 중이다. 에르메스의 경우 1층의 벨트·주얼리·스카프 등을 구매할 수 있는 팝업 매장도 별도로 운영 중이다.
롯데백화점 본점 샤넬도 신발 구입을 원하는 고객들은 본 매장과 별도로 지하 1층 입구에서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 된다.
백화점이 명품 신발 매장을 잇따라 출점하는 이유는 신발의 경우 의류·핸드백 대비 가격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이다. 많게는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핸드백이나 의류 등 초고가 카테고리 대비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으로 명품 마니아들의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감)가 높은 상품이다.
에르메스·샤넬 등 고가 명품 브랜드의 베스트셀링 핸드백은 1000만원 안팎을 웃돌지만 인기 명품 신발 모델의 경우 100만원 선에서 구매할 수 있다. 에르메스 인기 모델인 파리로퍼와 로얄로퍼의 가격은 140만원대다. 샤넬의 발렛리나 플랫 슈즈 역시 100만원 초반에 판매하고 있다.
명품 신발은 2010년대 중반 이후부터 주요 제품군이 됐다. 골든구스의 경우 헌 신발을 연상케 하는 빈티지 디자인으로 부정적인 여론을 사면서도 관심을 끌었다.
슈퍼스타 라인의 경우 꾸준히 팔리는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하며 2017년에는 직진출 법인을 세웠다. 이 밖에 발렌시아 스피드러너·구찌 에이스 스니커즈 등이 연달아 히트하며 명품 신발에 대한 인식을 바꿨다.
이같은 추세에 국내 명품 신발 규모도 커지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명품 시장 규모는 141억달러(16조원)로 세계 7위를 차지했다. 품목별로는 명품 의류·신발 시장이 4조8100억원 규모로 가장 컸다.
업계 관계자는 "패션 가방이나 시계뿐 아니라 화장품·주얼리·신발까지 명품 소비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며 "명품 브랜드 역시 핸드백이나 주얼리 중심의 매출 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 특화 매장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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