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를린=뉴스1) 문창석 기자 = 지난 2일(현지시간)부터 5일간의 일정으로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2'에선 대기업의 최첨단 제품이 쏟아졌지만 이색 아이템도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상당수는 스타트업·중소기업 제품이지만 커다란 대기업 사이에서도 튀는 제품을 내놓으면서 흥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내 기업인 매크로액트는 자율형 인공지능(AI) 로봇 '마이캣'을 선보였다. 이 고양이 모양의 로봇은 처음 다가오는 관람객들에게는 '하악질'을 하는 등 경계하다가 일정 시간 동안 머물면서 기억하게 하고 머리를 만져주는 등 교감하자 이내 애교를 부리는 모습을 보였다. 눈에 달린 카메라로 사람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AI를 통해 저장된 정보를 분석해 사람들을 식별한 것이다.

스웨덴의 헤드폰 제조사 어바니스타(Urbanista)는 세계 최초의 자가 충전 방식 무선 태양광 헤드폰인 '로스앤젤레스(Los Angeles)'를 공개했다.
헤드폰에는 태양광 패널이 있어 실내와 실외의 빛에 노출되면 자동으로 충전된다. 가동 시간이 사실상 무제한인 셈이다. 혹시 어두운 곳에만 있을 경우를 대비해 80시간의 예비 배터리도 있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헤드폰을 컨트롤할 수 있으며 배경 소음도 없어 쾌적한 음악 감상을 할 수 있었다

독일 바스코(VASCO)의 음성 번역기도 눈길을 끌었다. 스마트폰 정도 크기의 번역기에 대고 말하면 즉시 번역된 문장으로 읽어준다. 음성 번역은 76개 언어를 지원하며 문자 번역은 90개 언어, 사진상 텍스트 인식 번역은 108개 언어를 지원한다. 와이파이가 필요없어 전세계 어디서든지 무료로 쓸 수 있는 점도 특징이다.
대기업도 혁신적인 제품을 전시하면서 흥행을 시도했다. 대만의 노트북 제조업체 에이수스(ASUS)는 세계 최초의 '폴더블 OLED' 노트북을 공개했다. 접었을 땐 12.5인치지만 펴면 17.3인치로 확장된다. 화질 좋은 OLED 디스플레이를 더욱 큰 노트북 화면으로 쓸 수 있어 관람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중국의 TCL도 4K 화질의 QLED TV를 공개했다. 선명도가 높고 흑백의 대비가 뚜렷하며 모션도 부드러운 느낌으로, 삼성전자·LG전자의 고급 TV와 큰 차이가 없었다. 지난 3일 기자간담회에서 백선필 LG전자 상무는 "과거에는 소니가 LCD를 제일 잘 했지만 LG·삼성이 투자를 늘리면서 지금은 OLED까지 주도하고 있다"며 "지금은 TCL이 딱 당시의 LG·삼성의 모습"이라며 경계한 바 있다.

일본의 가전업체인 파나소닉은 디지털 카메라를 전시하면서 발레 무용수도 함께 배치해 눈길을 끌었다. 관람객들이 춤추는 무용수의 사진을 직접 찍으면서 움직이는 인물이 얼마나 잘 찍히는지 강조하기 위한 의도라고 했다.
한 참가업체 관계자는 "IFA 전시장에는 전세계 많은 관람객들이 모인 자리"라며 "신기한 기술이나 전시가 없다면 눈에 띄지 않기에 여러 이색적인 아이디어로 차별화를 시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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