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방송가에서 하나의 소재가 히트하면 우후죽순으로 유사한 포맷의 예능이 쏟아지는 것은 새삼스러운 현상은 아니다. 과거 대세 예능의 흐름을 형성했던 건 먹방과 관찰 예능, 여행 예능, 육아 예능, 트로트 예능 등이었다. 최근에는 다수 프로그램들이 일반인 연애 예능으로 제작되면서, 방송가가 또 다시 쏠림 현상과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또 한 번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반인들의 연애를 다룬 예능은 지난해부터 히트 소재로 자리매김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부터 인기를 끌었던 프로그램은 SBS플러스·ENA '나는 솔로'와 티빙 '환승연애'를 비롯해 MBN '돌싱글즈'와 카카오TV '체인지 데이즈', 넷플릭스 '솔로지옥' 등이다. '나는 솔로'는 현재 10기가 방송 중이고, '환승연애'는 시즌2 스트리밍을 시작했다. '돌싱글즈'는 시즌3를, '체인지 데이즈'는 시즌2를 각각 선보이고 있으며, '솔로지옥'은 시즌2 제작이 확정됐다.
해당 프로그램들이 기수와 시즌을 거듭하며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탓인지, 포맷만 달리한 일반인 연애 예능 제작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최근 종영한 SBS '연애는 직진'과 KBS Joy '비밀남녀', IHQ '에덴'을 비롯해 KBS 2TV '이별도 리콜이 되나요?', tvN '각자의 본능대로', MBC에브리원 '다시, 첫사랑'과 MBC드라마넷 '러브마피아2', 채널S '나대지마 심장아'가 방송 중이다. 지난 23일 JTBC '러브인'이 첫 방송을 시작했고, 웨이브는 '썸핑'을 비롯해 일반인 퀴어 예능인 '남의 연애'와 '메리퀴어'도 스트리밍 중이다.
하나의 소재를 각각 다르게 풀어낸 다양한 스펙트럼의 예능을 선보인다는 점은 흥미로우면서도, 유사 장르로 묶인 범주에서 크게 차별점을 드러내지 못한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과거에도 SBS '짝'과 같은 일반인 연애 예능이 큰 인기를 끌었지만, 이처럼 동시기에 많은 일반인 연애 예능이 쏟아진 적은 없었다. 각자 나름의 주목할 만한 차별화 포인트가 있음에도 후발주자들은 선발주자들만큼이나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일반인 연애 예능의 제작 소식은 꾸준히 전해지고 있다. 카카오TV '좋아하면 울리는'과 쿠팡플레이 '체인리액션'과 '사내연애'도 공개를 앞뒀다.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되면서 시청자들도 피로감을 호소한다. TV 채널과 OTT 플랫폼 모두 새롭게 론칭되는 콘텐츠로 일반인 연애 예능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면서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다양한 콘텐츠를 소비하고 시청하고 싶어하는 욕구를 실현할 수 있는 기회도 자연스레 줄어들었다.
이에 대해 한 방송 관계자는 "방송가에서 히트할 만한 새로운 트렌드를 찾는 것도 쉽지 않지만 한창 유행 중인 소재를 쉽게 끌어와 활용하는 방식 또한 성공이 어렵다"며 "유사한 프로그램이 지나치게 과도하게 제작되면 시청자 입장에선 피로감이 누적되고 새로운 매력을 느끼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너무나 많은 유사 소재 예능이 생겨난다면 창작자 및 제작자 입장에서 이 포맷이 반드시 제작돼야 하는지 재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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