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하윤경/ 사진제공=호두앤유

지난 18일 ENA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극본 문지원/ 연출 유인식)이 16회 방송을 마지막으로 종영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는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동시에 가진 신입 변호사 우영우(박은빈 분)의 대형 로펌 성장기를 그린 드라마. 종영 당시 전국 유료 가구 기준 17.5%(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큰 사랑을 받았다.

배우 하윤경은 극 중 우영우의 로스쿨 동기이자, 현실과 본성 사이에서 갈등하는 법무법인 한바다의 신입 변호사 최수연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로스쿨 시절부터 자신보다 높은 성적을 받아왔던 우영우에 대한 질투심이 있지만, 누구보다 우영우를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인물. 하윤경은 이러한 최수연의 모습을 현실적인 따뜻함으로 그려내면서 많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최근 '우영우' 종영을 맞아 취재진을 만난 하윤경. 그녀는 '우영우' 속 최수연을 그려내면서 느낀 점과 함께 드라마의 남다른 흥행에 대한 소감을 밝히는 시간을 가졌다. '우영우' 속 최수연을 위해 스스로 '착한 사람'에 대한 기준을 고민했다는 하윤경. 그녀가 '우영우'를 위해 쏟았던 고민에 대해 들어봤다.

배우 하윤경/ 사진제공=호두앤유

<【N인터뷰】①에 이어>

-최수연에게 우영우는 어떤 의미를 가지는 인물이라고 생각하나.

▶초반에는 애증의 관계로 시작한다고 생각했다. 로스쿨 시절 때부터 밀리는 느낌도 들고 질투도 느꼈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최수연도 사회생활 하면서 성숙해졌을 거고 그 시절 영우에게 그런 걸 느꼈다는 것에 후회도 했을 거라 생각한다. 로펌에서 우당탕탕하면서 수연도 성장하고 영우에게도 동지 의식을 느끼게 된 것 같다. 후반부에서는 진정한 친구로 거듭난 것 같다. 성장을 하게 도와준 좋은 친구라고 여기지 않을까 싶다.-캐릭터를 분석하면서 어떤 부분을 부각하고 싶었나.

▶처음에는 초반부만 가지고 분석을 해야했다. 어떤 캐릭터인가 궁금했다. 그래서 작가님과 감독님에게 여쭤봤는데 '한바다에서 가장 평범한 사람일 수 있다, 가장 주변에서 잘 볼 수 있는 인물이다, 여러가지 마음을 가지는 인물이다, 정의롭고자 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해서 열심히 정의롭고자 하는 인물일수도 있다'라고 말씀해주시더라. 봄날의 햇살이라는 문구도 원래 인물소개에 있었다. 그래서 봄날의 햇살은 어떻게 연기해야하지 싶었다. '따뜻한 사람인가요?'라고 여쭤봤는데 감독님과 작가님은 그런 것에서 벗어나라고 하시더라. '수연은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고 말씀하시는데 의미하는 바가 입체적인 부분인 것 같았다.

-'우영우' 속 최수연이 성장한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수연이와 영우도 분명히 성장을 했고 저도 연기하면서 신경을 썼다. 법정 신은 후반부로 갈 수록 능숙하게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신경을 썼다. 인간으로서도 영우와 가까워지는 걸 살리고 싶었다. 예전에는 좀 더 틱틱 댔다면 친근한 말로 틱틱거린다든지 '김밥 사다줄까?'도 너무 다정해지면 오그라드니깐 최수연의 라인에서 벗어나지 않게 친근해보일 수 있도록 신경을 썼다. 실제로 영우도 디테일이 들어가 있었다. 수연이와 관계가 편안해지는 지점들의 디테일이 있었다. 사건을 맡아가면서 변호사의 자질에 대해 생각하면서 분명히 둘 다 성장했을 것 같다.

배우 하윤경/ 사진제공=호두앤유

-배우 하윤경이 '우영우'를 통해 성장한 부분이 있다면.

▶제가 이렇게 입체적이고 분량도 많고 조금 통합된 감정을 표현하는 역할을 처음 해본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많이 부담도 됐다. 오디션을 안 보고 미팅을 통해서 작품에 들어간 게 이번이 처음이어서 부담도 있었다 그런 걸 많이 이겨내고자 현장에서 더 돈독해지려고 했다. 노력하지 않도 자연스럽게 하려고 했다. 겁내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감독님이 잘 편집해서 잘 연출해주시고 수용해주셔서 배우로서도 케미스트리가 중요하고 현장에서의 즐거움 잃지 않아야겠다는 것을 배웠다. 그만큼 나오는구나에 대한 깨달음도 있었다. 연기를 길게 하지 않았지만 제일 마음을 열고 했던 촬영장이다. 이런 것들에도 마음을 여는 게 중요하구나 생각해서 많이 배웠다.

-시즌2가 제작된다면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나.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하게 된다면 수연이는 일적으로도 조금더 성장했을 것 같고 여유가 생겼을 것 같다. 감정적이고 흥분하는 점도 있고 어느 정도는 그런 것들을 더 센스있게 콘트롤 할 수 있는 변호사가 되지 않을까 싶다. 영우도 사실 사회성이 부족하다가 조금씩 감정에 대한 이해도 생긴다. 상황파악도 미묘하게 좋아지고 있다. 한바다 친구들과 더 돈독해질 것 같고 (영우도) 교감을 통해 성장하지 않았을까 싶다. 저도 2년 뒤에 하게 된다면 대사를 잘하고 싶다. 조금 더 능숙한 연기를 하고 있으면 좋겠다.

-'우영우'는 본인이 지칠 때 만난 작품이라고.

▶사실 늘 지치는 것 같은 게 아무래도 보상을 바라고 하는 일은 아니지만 다른 공감들이 있다면 힘을 내서 할 수 있는데 열심히 달려오는데 그만큼 피드백이 없을 때가 있다. 난 여전히 돈 못 버는 백수고, 나이는 들어간다는는 생각이 찾아올 때가 있다. 그런 시기에 온 것이 '우영우'였다. 사실 보상이라는 게 내가 재밌게 할 수 있는 캐릭터였다. 그런 게 오기가 어렵다. 어쨌든 계속해서 기능적인 역할을 많이 할 수밖에 없다. 저 역시 반경을 넓혀가고 싶었는데 이 작품이 입체적인 캐릭터였고 여러가지 시도해볼 수 있었고 연기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되게 큰 보상이었다.

-이번에 '우영우' 측에서 황금고래를 포상으로 주기도 했는데.

▶지금은 책상 위에 케이스에 담긴 채 그대로 놔뒀는데 받았을 때 엄청 귀엽더라. 책상 잘보이는데 놓아뒀다. 순금 24k다. 깨물어봤어야 했나 싶다.(웃음)

-제작진, 배우들이 모두 발리로 휴가를 다녀오기도 했는데.

▶사실 휴양하고 싶었는데 거의 패키지 여행이었다. 일정이 빡빡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진 스폿도 갔다가 정통 식당도 간다더라. 거기서 전통 춤을 추고 환영식으로 해주시더라. 너무 열렬하게 환영해주시니깐 놀랐다. 입국할 때도 사람들이 사진 찍고 어딜가도 사진을 찍으시더라. 재밌었던 건 경호원 분들이 계셨는데 열심히 일을 해주셨는데 너무 열심히 해주시니깐 더 주목 받았던 것 같기도 하다.(웃음)

-하윤경으로서 최수연과 우영우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

▶수연이는 본인이 스스로에게 엄격할 것 같다. 자기가 했던 감정적인 행동들이나 일적으로도 부족했던 부분도 후회 많이 하면서 '안 그래야지'라고 후회할 것 같기도 하다. 마음들에 대한 부채의식도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저는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다. 수연이는 '너는 네가 완벽하지 않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래서 더 아름답고 좋은 사람인 것 같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노력하고 성장하는 모습 자체가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되고 힘이 되어준다는 걸 말하고 싶다. 일에서든 사람 관계에서든 건강함을 잃지 않는다면 더욱 좋은 사람이 되지 않을까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영우는 이상하지만 이상하지 않은 사람이다. 저희는 이상하지 않을 것 같지만 사실 이상한 사람들이지 않나. 자신의 변호사 자질을 의심하는 모습도 보였는데 스스로에게 한계를 두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다. 충분히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존재라고 말하고 싶다.


taeh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