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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안도랠리? 더 큰 하락 온다"…회피 1순위는 '금융株'

[현실투자 고수를 만나다③] 크레스트아시아 송승우 대표
"증시, 올해는 보수적으로 대응해야…자동차株도 파고 클 듯"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2022-08-09 06:00 송고 | 2022-08-09 09:53 최종수정
크레스트아시아자산운용의 송승우 대표(가운데), 임태섭 매크로전략 담당 고문(왼쪽), 박준용 부대표가 4일 서울 강남구 크레스트아시아자산운용 본사에서 뉴스1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8.4/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크레스트아시아자산운용의 송승우 대표(가운데), 임태섭 매크로전략 담당 고문(왼쪽), 박준용 부대표가 4일 서울 강남구 크레스트아시아자산운용 본사에서 뉴스1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8.4/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코스피 시장이 안도랠리라고요? 바닥 다지고 재상승한다고요? 글쎄요. 저희가 보는 관점은 좀 다릅니다. 국내 주식시장은 하반기에 더 큰 하락이 올 수도 있다고 봅니다.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침체가 불가피하고 이로 인해 주식시장의 자금 이탈이 보다 본격적으로 이뤄질 수 있어요. '곧 오른다, 조금만 참아라' 이런 말을 지금 투자자들이 제일 듣고 싶겠죠. 하지만 제대로 된 대응책을 알려드려야지, 성급한 낙관론으로 투자자들을 호도하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듣고 싶지 않은 말이었다. 연초 개장 첫날 2988포인트를 기록하며 '삼천피'(코스피 3000)를 금방이라도 회복할 것 같았던 코스피는 지난 6월까지 2300선마저 무너지며 깊은 침체에 빠졌다. 
그러다 7월 한달 모처럼 코스피가 상승했고 집 나갔던 외국인도 마치 돌아오는 것처럼 보였다. 외국인이 다시 한국 주식을 사들일지, 혼란한 국제 정세 속에서도 국내 증시가 다시 단단하게 바닥을 다지고 반등할 수 있을지 모든 투자자들이 궁금해하는 상황이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에서 20여년을 근무하다 독립해 자산운용사를 차린 크레스트아시아의 송승우 대표와 박준용 부대표, 임태섭 고문(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을 <뉴스1>이 만나자고 청한 것은 외국인들의 동향을 누구보다 민감하게 파악하고 글로벌 시장 동향에 밝아 투자자들의 이같은 궁금증에 답을 주기 적합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은 연말까지 국내 시장을 상당히 어렵게 봤다. 
크레스트아시아에서 매크로전략을 담당하고 있는 임태섭 고문은 "미국의 금리인상이 상반기까지는 기업 실적과 경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았지만 하반기엔 본격적으로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면서 "금리인상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기업의 실적 부진이 하반기부터 구체화되기 시작하면서 주식시장은 또 한번의 하락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는 미국 등 해외시장이나 국내 시장이 모두 동일하게 직면하게 될 현상이지만, 특히 수출산업이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대부분 포진한 한국 증시는 이같은 경기 사이클의 영향을 보다 크게 받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임 고문의 설명이다. 

송승우 대표도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정점을 찍었다고는 하지만, 연말까지는 여전히 6~7% 수준의 높은 인플레이션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면서 "미국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인상 정책을 고수할 것이며 이로 인해 소비침체→기업 실적악화→경기침체가 필연적으로 뒤따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승우 크레스트아시아자산운용 대표가 4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뉴스1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2.8.4/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송승우 크레스트아시아자산운용 대표가 4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뉴스1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2.8.4/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한참 증시가 잘나갈 때는 어느 업종, 어떤 종목이 상승할지가 주요 관심사였다. 그러나 하락이 예상되는 장세에선 어떤 종목을 피해가야 하는지 '방어적' 포트폴리오를 짜는 것이 중요하다 

크레스트아시아의 고수들은 연말까지 '투자회피 1순위'로 은행 등 금융주를 꼽았다.

송 대표는 "현재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뇌관은 부동산 시장의 '거품'과 이 거품에 상당부분 포함된 가계부채"라면서 "이미 부동산 시장의 하락이 시작된 상황에서 부실대출이 급증할 경우 은행은 충당금 적립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수익률이 하락해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경기침체기 본격화되는 상황에선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주는 연말까지 추가하락이 불가피한 만큼 투자에 신중한 것이 좋다고 송 대표는 조언했다. 

여기에 '자동차' 종목도 하반기 투자기피 종목에 포함된다고 송 대표는 설명했다. 

그는 "자동차 업종은 2분기까진 '환율 효과' 즉 원화 약세에 힘입어 실적이 좋았고 공급부족으로 인해 대기 수요도 길다"면서도 "하지만 환율효과가 사라지고 미국이나 유럽에서 경기침체가 보다 본격화되면 실질수요가 감소하면서 실적이 감소하게 될 것"이라고 짚었다. 

상반기까지의 실적이 국내 자동차업체는 '정점'일 것이며 올해 하반기나 내년 초에는 눈에 띄는 실적 하락이 나타날 것이라는 얘기다.

송 대표는 "하반기 증시 대응은 '리스크(위기)관리'에 방점을 두고 수익률에 대한 눈높이를 낮춰 대응하는 것이 좋다"면서 "예를들면 주식 비중이 너무 높을 경우 최근 이어지는 단기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 소폭 상승세)를 이용해 비중을 축소하고 현금을 확보하는 것이 단기 위기대응엔 유리하다"고 말했다.  

크레스트아시아자산운용의 송승우 대표(오른쪽부터), 박준용 부대표, 임태섭 매크로전략 담당 고문이 4일 서울 강남구 크레스트아시아자산운용 본사에서 자료를 살펴보며 의견을 나누고 있다. 2022.8.4/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크레스트아시아자산운용의 송승우 대표(오른쪽부터), 박준용 부대표, 임태섭 매크로전략 담당 고문이 4일 서울 강남구 크레스트아시아자산운용 본사에서 자료를 살펴보며 의견을 나누고 있다. 2022.8.4/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그렇다고 모든 주식을 다 손절하고 현금만 들고 있으라는 얘기는 아니다. '수익률' 눈높이를 철저히 낮추고 보수적으로 대응하라는 의미다. 

박준용 부대표는 "국내 주식중에선 배당성향이 높은 소비재들이 있는데 이런 종목은 하락장을 버텨줄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면서 "이런 종목은 변동폭이 상대적으로 적어 안정적 운용이 가능하고, 하락장에서도 현금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크레스트아시아의 지난해 고객 자산운용 수익률은 13.3%에 달한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3.6% 상승하며 박스권에 그친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수익률이다. 올해는 코스피가 3000선에서 2332선으로 22.8%나 급락하는 동안 손실을 -0.95% 수준으로 최소화 했다. 

1분기 네이버, 카카오 등 성장주가 급락할 때 크레스트아시아는 하락이 심상치 않다고 봤다. 고객이 보유한 성장주를 빠르게 정리해 손실을 최소화하고 오히려 '쇼트포지션'(공매도)을 취해 추가 수익을 올렸다. 

2분기엔 바닥권에 접근한 성장주는 분할매수하면서 금융주의 하락을 예상하고 대응했다. 그 결과 손실을 최소화 할 수 있었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송 대표는 "고객에게 수수료를 받고 '운용'을 하는 전문가라면 상승장이든 하락장이든 수익을 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시장 상황에 따라 수익률 폭에 차이는 있겠지만 하락장에 진입했다 하더라도 시장을 한발 앞서가는 전략을 취한다면 수익을 낼 수 있는 길은 분명히 존재하는 만큼 크레스트아시아는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전략을 제안하는 것을 지상과제로 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크레스트아시아자산운용의 송승우 대표(가운데), 임태섭 매크로전략 담당 고문(왼쪽), 박준용 부대표가 4일 서울 강남구 크레스트아시아자산운용 본사에서 뉴스1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8.4/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크레스트아시아자산운용의 송승우 대표(가운데), 임태섭 매크로전략 담당 고문(왼쪽), 박준용 부대표가 4일 서울 강남구 크레스트아시아자산운용 본사에서 뉴스1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8.4/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esth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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