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日 장관 청문회인가"…친일 지적에 박보균 '쩔쩔'(종합)

문체부 장관 인사청문회…자료 부실 제출에 회의 지연
일왕 생일잔치 초대장 진실 공방…칼럼 사과요구는 '거부'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권구용 기자 | 2022-05-02 19:43 송고 | 2022-05-03 16:49 최종수정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를 들으며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 있다. (공동취재) 2022.5.2/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를 들으며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 있다. (공동취재) 2022.5.2/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는 2일 인사청문회에서 부실한 자료제출, 과거 칼럼에서 드러난 '친일' 등 역사관 문제와 전문성 부족에 대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집중적인 공세를 받았다. 민주당 의원들은 "국적이 의심된다", "뻔뻔해도 정도가 있다", "아는 척하지 마라"며 박 후보자를 질책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문체위에서 진행된 박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박 후보자의 부실한 자료제출 문제를 먼저 문제 삼았다.

민주당 간사인 박정 의원 등은 박 후보자가 국회의 자료제출 요구에 성실하게 응하지 않아 청문회를 진행할 수 없다고 항의했다.

특히 정청래 의원은 박 후보자가 과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비판한 칼럼을 거론하며 "후보자의 두 딸에게 적용하면 과연 이 자리에 앉아있을 수 있나. 후안무치하고 뻔뻔해도 정도가 있다"면서 "자료를 내면 넘어갈 부분조차 왜 안 내서 의혹을 키우고 매를 버나"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채익 위원장은 오전 11시쯤 청문회를 5분간 정회했다가 여야 협의 후 오전 회의를 속개했다.
하지만 자료 제출이 오후까지도 이뤄지지 않으면서 오후에 이어진 청문회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정 의원은 "자료를 제출하랬더니 '자료 없음'이라고 해놓고 자료를 제출했다고 한다. 이게 말이 되나"라며 "아무리 위원장님이 같은 편이지만 이건 너무한 거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박 후보자가 지난 2013년 12월 일왕 생일 축하연에 참석한 사실을 비롯해 과거 칼럼에서 드러난 역사관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전용기 의원은 "일본 대사관에서 이야기하기를 일왕 생일잔치에는 초대받은 사람만 들어올 수 있다는데 초대받지 않고 어떻게 갔나"라고 물었다.

박 후보자는 "초대받지 않았다. 기자 정신에 충실해서 간 것"이라며 "예외 조항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나"라고 전 의원에게 반문했다.

이와 관련해 정 의원은 오후 질의에서 "일본 대사관 1등 서기관과 주고받은 문자를 공개하겠다. 초대 없이는 입장할 수 없다고 한다"며 "본인은 투명인간인가"라고 꼬집었다.

박 후보자는 "알아보겠다"고 말했고, 정 후보자는 "위증 혐의가 매우 짙다"고 강조했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2022.5.2/뉴스1 © News1 허경 기자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2022.5.2/뉴스1 © News1 허경 기자

박 후보자는 과거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 대해 '전략적 아쉬움이 있다'는 칼럼을 쓴 배경을 묻는 전 의원의 말에는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걸 정치적으로 과시하는 건 전략적으로 다소 문제가 있지 않냐는 말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 의원이 독도는 누구 땅인지, 장관에 취임하면 문체위원들과 독도를 방문할건지 묻자 "독도는 우리 땅이다. 독도에 가겠다"고 답했다.

전 의원은 박 후보자가 지난 2011년 '일본은 있다' 제목의 칼럼에서 동일본 대지진 당시 일본의 시민 의식을 높이 평가한 반면 우리 시민의식을 낮춰 봤다고도 지적했다.

당시 박 후보자는 "어느 때부터 남 탓하기와 떼 법의 억지와 선동의 싸구려 사회 풍토가 득세했다. 일본발 문화 충격은 그 저급함을 퇴출시키는 자극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전 의원은 국민을 폄훼했다며 사과를 요구했지만, 박 후보자는 "글의 맥락을 일방적으로 해석한 것에 대해 어떻게 사과하나"라며 거부했다.

임오경 의원은 박 후보자의 칼럼에 대해 "아시아 침략으로 인해 일본인들의 준법정신이 높다는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 이것만 본다면 국적이 의심스럽다"면서 "일본 내각 문무성 장관의 인사청문회를 하는 느낌을 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박 후보자가 2019년 3월14일 'DJ 집권 시절이 좋았다'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을 '의리의 리더십(지도력)'이라고 치켜세웠다면서 사과를 요구했다.

하지만 박 후보자는 "'수호지 양산박 느낌이 풍긴다'는 것은 양산박은 패거리, 두목과 졸개 패거리, 무조건적인 충성을 조롱조의 비판으로 쓴 것"이라며 "칼럼을 잘못 해석했기 때문에 사과할 이유가 없다"고 일축했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인사청문회가 정회되자 이채익 문체위원장(왼쪽)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2022.5.2/뉴스1 © News1 허경 기자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인사청문회가 정회되자 이채익 문체위원장(왼쪽)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2022.5.2/뉴스1 © News1 허경 기자

박 후보자의 전문성과 답변 태도도 도마 위에 올랐다. 박 후보자는 의원들의 질의 중 발언권을 얻지 않고 답변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에 민주당 의원들이 이의를 제기하자 이채익 위원장이 주의를 줬다.

유정주 의원은 "박 후보자의 개인적인 생각을 묻는 질의에 계속 '추후 살펴보고 대답하겠다'는 말로 일관하고 있다. 그런 말은 누가 못하나"라고 따져물었다.

박 후보자는 '문화의 의미', '문화정책의 기본' 등을 묻는 정 의원 질의에 원론적인 답변을 했고, 이에 정 의원은 "아마추어 같은 이야기하지 말라. 뭘 모르면서 아는 척 하지 말라"고 질책했다.

한편 박 후보자는 징벌적 손해배상 등을 담은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징벌적 손해배상'이 언론 자유를 침해한다고 보냐는 이상헌 의원의 질문에 "네, 많은 언론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이 언론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을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박정 의원이 피해자의 인권을 침해하는 언론사들의 보도 경쟁에 대해 "보도로 인한 트라우마는 치명적"이라며 "그런 관행은 언론 환경에서 퇴출돼야 한다"고 밝혔다.


jupy@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