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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때 극단적 생각" '대화의 희열2' 백종원이 밝힌 17억 빚→재기(종합)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2019-03-03 00:11 송고 | 2019-03-03 00:13 최종수정
KBS 2TV © 뉴스1
KBS 2TV © 뉴스1
요리연구가 백종원이 대학 1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던 자신의 장사 인생에 대해 이야기했다. 실패와 상처를 거듭한 끝에 재기하기까지 과정에 대해 진솔하게 털어놨다. 
먼저 백종원은 2일 오후 10시45분 처음 방송된 KBS 2TV '대화의 희열2'의 '꿈의 맛' 편에서 "홍탁집과 연락하시냐"는 질문에 "오늘 아침에도 했다"며 여전히 모든 업무를 보고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장사하면서 제일 힘든 게 외로움이다. 뭐든 나 혼자 결정을 해야 한다. 누가 옆에서 지켜봐 준다는 게 힘이 된다"며 "업무 보고, 그걸 손님한테 얘기할 수 없지 않나. 누군가에게 자랑하는 걸 받아줄 사람이 있다는 게 좋다. 그걸 아니까 그렇다. 나도 그 사람 같았던 때가 있었다. 이러다 죽을 때 까지 할지도 모른다"고 했다. 

백종원은 어린 시절부터 사업가 기질이 있었다. 사과 재배보다 손이 많이 가지 않는 표고버섯 장사를 생각하는 등 돈의 흐름에서 최고의 효율점을 찾아내는 재능을 보였던 그는 첫 아르바이트를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시작했다. 첫 아르바이트는 중고차 판매였다. 2주 만에 중고차 6대를 팔았지만 운행 거리가 조작된 차량인 줄 모르고 판매했다는 이유로 고객에게 뺨을 맞았고 충격을 받게 됐다. 그는 "장사에 대한 책임, 소비자에 대한 책임, 제품에 대한 자신감, 소비자 신뢰 회복, 장사 철학이 처음 생겼다"고 회상했다. 

이후 대학교에 진학하고 서울 압구정에서 할머니가 운영하는 한 호프집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백종원은 당시에도 상권을 파악하는 눈썰미가 남달랐다. 그는 당시에 포장 배달이 갓 생겨났을 때라며, 그곳이 불루오션이었다면서 전단지를 직접 손으로 작성해서 아파트에 돌렸고, 200장 전단을 돌리고 주문이 폭주했다고 돌이켰다. 백종원은 "내가 떠올린 전략이 반응이 온 게 쿵쾅거리더라. 그런게 장사의 매력"이라고 회상했다. 이후 할머니가 백종원에게 가게를 맡겼고, 호프집 운영 수익으로 가게를 인수해 장사를 성공시켰다. 

그러다 백종원은 지난 1993년 인테리어 사업과 쌈밥집 사업을 동시에 운영했다고 했다. 쌈장 개발부터 대패 삼겹살, 볶음밥까지 개발하면서 자리를 잡았다. 그러다 지인으로부터 목조주택 건축자재 독점으로 수입건을 제안받았다. 백종원은 "처음엔 잘 됐다. 목조 주택 붐이 일어나서 건설회사까지 개업했다"며 "잘 됐는데 IMF가 왔다. 집 짓는 계약할 때 정확한 견적이 아닌 평당으로 계약한다. 자재비가 올라가면서 짓는 족족 적자가 발생해서 내가 물어내야 하는 돈이 늘어났고 빚도 늘어났다. 차마 도망은 못 갔다"고 말했다. 
이어 "어음으로 인건비를 지급했고 은행 대출로 해결하려 했는데 불가했다. 약속 날짜는 다가오는데 도저히 돈이 나올 구멍이 없었다. 이 어음이 기업 상대였으면 부도 고민했는데 개인한테 가는 거 아니냐"며 "채권자들 놓고 쌈밥집에서 무릎 꿇고 '이 식당 하나 남았는데 나눠 가져도 얼마 안 된다'며 '기회를 준다며 이 식당으로 일어나서 꼭 갚겠다. 꼭 일어날 자신 있다'고 했다. 만장일치로 어음을 연장했다. 급한 건 일수로 막았고 빚이 17억이 됐다. 그때 일은 못 잊는다. 제일 창피했다. 상상도 못했던 일이고 낙폭이 정말 컸다"고 털어놨다. 

백종원은 "극단적 생각을 했다던데"라는 유희열의 말에 "하면 안 되지만 했었다. 금전적으로 힘든 것보다 자존심이 상처를 입었다"며 "직원들을 잘 챙겼다고 생각했는데 아끼는 친구들이 와서 얼굴 바꿀 때 모멸감 많이 느꼈다. 물론 내가 잘못했지만 하지만 그때 모멸감이 정말 많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집안의 도움을 받지 않았냐는 질문에는 "많은 분들이 오해하신다. 집의 도움을 받았을 거라고 하는데 집에서 외식업을 너무 반대했다. 아버지는 내가 망한 줄도 몰랐다. 사업한 것도 독립하고 싶어서 그랬다. 자존심이 세서 빌릴 생각도 안 했다. 고생 정말 많이 했다"고 회상했다. 

이후 백종원이 시작한 사업은 포장마차 사업이었다. 서빙부터 장보기, 요리까지 혼자 다 해내야 했다. 새벽 4시에 가락시장에서 장을 본 뒤 오전 6시에 재료를 다듬고 음식을 준비한 뒤 오전 10시에 퇴근해 오후 4시에 다시 출근하는 하루가 반복됐다. 하루에 평균 4시간을 자면서 2년의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백종원은 "지금 트라우마가 잠을 잘 수 없다. 전화가 지금도 잘 때는 꺼둔다. 그래서 옛날 사진을 보면 (얼굴 상태가) 굉장히 안 좋다"며 "그런데 사업이 내 생각대로 돌아가니까 재미있는 거다. 그 이후 이자를 감당하기 시작했다. 부를 누려서 행복한 게 아니라 이자 감당하기 시작하니까 행복했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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