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명' 방통위원장에 이진숙…野, 3번째 '탄핵 카드' 만지작

공백 최소화·공영방송 이사진 교체 매듭 포석
7분 작심 발언 선전포고…방통위 파행 野 책임론

이진숙 신임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4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인사브리핑에서 지명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24.7.4/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이진숙 신임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4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인사브리핑에서 지명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24.7.4/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김홍일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자리에서 물러난 지 이틀 만인 4일 후임자로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을 내세웠다.

방통위 업무 공백을 최소화해 공영방송 이사진 교체 작업을 빠르게 매듭짓겠다는 의도로 풀이되지만 야당은 지명 철회를 요구하며 즉각 반발했다.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방통위원장 후보자로 이 전 사장이 지명됐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곧바로 이어진 소감 발표에서 이례적으로 긴 시간 발언을 이어갔다.

이 후보자와 함께 금융위원회 후보자로 지명된 김병환 기획재정부 제1차관과 환경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김완섭 전 기재부 제2차관이 1분 내외로 짧게 각오를 밝힌 것과 대조적으로 이 후보자는 약 7분간 준비한 원고를 읽었다.

이 후보자는 더불어민주당을 정조준했다.

이 후보자는 민주당이 탄핵을 추진하며 자진 사퇴한 이동관 전 위원장과 김 전 위원장을 거론하며 "업무 수행에 있어서 어떤 불법적 행위에 가담하지 않았다"며 "정치적인 탄핵을 앞두고 기관 업무가 중단되는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 자리를 떠난 분들"이라고 했다.

두 전직 위원장이 각각 3개월, 6개월 만에 직에서 물러난 유례 없는 사태를 야당 책임으로 돌린 셈이다.

윤 대통령이 이 후보자를 발탁한 것은 상임위원 '2인 체제'로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방통위를 본궤도에 올리고 거대 야당에 맞설 인물로 전투력이 뒷받침되는 인물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자는 김재철 MBC 사장이 재임 시절 노조원들과 대립각을 세울 때 홍보국장과 기획홍보본부장 등을 역임하며 최전선에 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후보자는 이날도 "공영방송, 공영언론 다수 구성원이 민노총 조직원"이라며 "정치 권력, 상업 권력의 압력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먼저 공영방송들이 노동 권력으로부터 스스로를 독립시켜야 한다"고 했다.

여권에서는 방통위를 담당하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인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맞설 인물로는 이 후보자만큼 적임자가 없다는 말도 나온다.

최 위원장은 KBS와 MBC, EBS 이사진 교체가 공영방송 장악 시도라며 대정부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는 중이다.

이 같은 점을 의식한 듯 이 후보자는 "국민 여러분께 호소한다"며 "임기가 끝난 공영방송 이사들을 그대로 유지해야 하는 이유는 없다"고 했다.

동시에 이 후보자는 "민주당이 비난, 비판하는 이른바 방통위 2인 체제는 민주당이 만든 것"이라며 "하루빨리 방통위가 5명의 상임위원을 구성할 수 있게 민주당 몫 위원을 추천해 달라"고 밝혔다.

다만 이 후보자가 자진 사퇴한 두 전임 위원장과 다른 길을 걸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회 청문 과정에서 야당이 자유한국당 입당과 윤석열 대선캠프 언론특보 이력을 문제 삼으며 공세를 퍼부을 것으로 예상된다. 방통위원장으로 임명된다 해도 탄핵이 다시 추진될 것이란 관측이 높다.

당장 민주당은 "이진숙 내정자는 MBC 민영화를 논의한 당사자로 김재철 MBC 사장 시절 노조 탄압의 전면에 섰던 인물"이라며 "결국 임명한다면 탄핵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의원들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지명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7.3/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의원들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지명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7.3/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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